[먹거리살거리볼거리 향토시장](4)제주시민속오일시장

[먹거리살거리볼거리 향토시장](4)제주시민속오일시장
100년 역사… 모두를 위한 만물시장 우뚝
  • 입력 : 2009. 04.29(수) 00:00
  • 김기현 기자 ghkim@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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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민속오일시장은 없는게 없을 정도로 남녀노소 누구나 찾는 민속장터로 100여년 동안 제주·제주인과 동거동락해왔다. /사진=강경민기자 gmkang@hallailbo.co.kr

1000 여점포에 하루 수만명 북적대는 민속장터
차량 정체·만성적 주차난·친절도 향상은 과제


제주시민속오일시장은 대형마트의 등장으로 퇴색해 가는 재래시장이 아니라 떠오르는 재래시장이다. 역사와 규모, 내용 등의 면에서 전국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날이 갈수록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는 장터로 더욱 성장하고 있다.

제주시민속오일시장이 이처럼 전국 최대 규모의 장터에다 날이 갈수록 소비자들로 북적대는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상설시장이 아닌 닷새에 한번 서는 오일시장이라는 특수성과 함께 제주시내에 위치한 편리한 접근성, '없는 물건이 없다'는 만물시장으로서의 장점등이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요인들로 꼽힌다.

제주시오일시장이 제주와 제주인의 삶과 역사속에 오롯이 함께 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조선말 보부상의 상거래 장소로 이용해 오던 제주시 관덕정 광장에서 지난 1905년 개장된 것으로 전해오는 이 시장은 100여년 역사속에 제주시내 곳곳으로 옮기면서 제주인들 삶의 희노애락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터다.

제주시오일시장의 규모와 이용인원은 대단하다. 전체 매장면적 4만여㎡(1만4835평)에 점포수만도 1004개에 이른다. 현대화된 장옥시설내에 어물 식당 청과 식기 죽세 약초 식료 신발코너가 있는가 하면 천막시설로 된 노지점포에는 침구 양품 잡화 야채 곡물 화훼 포목 농수산물 철물 가축 등이 총체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주차시설 역시 1400대를 동시에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갖췄는가 하면 최근에는 제주시에서 4900여㎡(1500여평) 부지를 추가 매입해 조만간 주차공간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오일시장 이용고객은 날이 갈수록 늘어가는 인원 못지않게 연령층이 과거 노령층에서 젊은 주부 위주의 30~40대층으로 바뀐다는 점에서 새로운 특징을 보이고 있다.

오일시장 물건 품목은 사실상 '만물상'이다. 1000여개의 점포수가 말해주듯 농수산물, 잡화류, 화훼, 대장간, 약재, 옹기, 가축, 먹거리 등에서부터 '할망장터'에서는 시골장터의 옛맛을 그대로 보여준다.

제주시오일시장은 이처럼 규모와 이용객 등의 면에서 전국 최대를 자랑하지만, 고객입장에선 불편한 점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시장 입·출구가 협소하다보니 매번 장날마다 차량 정체현상으로 짜증을 호소한다. 기분좋은 쇼핑일정이 교통불편으로 망치기 일쑤라는 소비자들의 하소연이 일상화된지 오래다.

거기에다 오일시장은 전체적으로 현대화된 장옥시설을 갖추지 못한 채 아직도 천막시설만을 갖춘 채 장사해 비바람을 맞는 장날엔 소비자와 상인 모두 불편한 점이 많다. 시장용지내 개인사유지 4900여㎡(1500여평)를 매입하지 못해 장옥시설 공사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지만, 어떤 형태로든 조속한 시일내에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일부 상인들의 불친절, 거친 화법 등도 해결 과제다.

유현수 상인회장은 "3~4년전부터 시장 이용객이 늘면서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활기를 띠고 있다. 장이 서는 날 대형마트 매출액이 감소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이 분위기를 살려 시장 진입로 확장, 주차공간 확대, 장옥시설 확장 등의 시장 시설 조기 마무리와 함께 주말시장·야시장 개설, 상인들의 고객서비스 향상에도 혼신의 힘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제주시민속오일시장은…

제주시민속오일시장은 지난 1905년 조선말 보부상의 상거래 장소로 이용해 오던 제주시 관덕정 앞 광장에서 개장되었다고 전해질 만큼 오랜 역사를 지닌다. 역사적으로 100여년의 오랜기간동안 장터를 유지해 오면서 제주인들 삶의 현장이자 훈훈한 정을 나누는 만남의 장소로서 톡톡히 역할을 해 왔다.

또 제주시오일시장은 오랜 역사만큼이나 도시확장과 더불어 수도없이 장소를 옮기면서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해 왔다.

1930년대 건입동 지역으로 이설되었고, 1950년 6·25때는 피난민 막사를 시장터로 내주는 시기도 있었다. 이후 1960년대에도 제주시 삼도동 관덕정과 건입동 탑동주변에 머물던 오일시장은 1969년 현 서사라(농협 제주지역본부앞)로, 1974년 용담1동(현 적십자회관 주변), 1982년 오라동(현 종합경기장 실내수영장 주변), 1984년 제주시 연동(현 신광초등교부지), 1986년 현 제주일보사 동측 등으로 계속 옮겨 다녔다.

이후에는 1993년 제주시 건입동(현 사라봉공원내,옛 충혼묘지)에서 오일장을 해오다 1998년에 현 위치인 제주시 도두1동 부지로 이전,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당초 음력으로 장터를 열어오다 현재는 양력 2일 7일 12일 17일 22일 27일에 장이 선다.

화훼류 판매점 김영철씨 "소비자는 왕처럼 모셔요"

"차가 밀려 시장 오느라 1시간 걸렸다며 깎아달라 농담(?)하면 가다오다 들어주기도 하지요."

13년 경력의 화훼류 판매점 김영철(49·한빛꽃난농원대표)씨는 민속오일시장의 장점과 단점을 이처럼 한 마디로 콕 찍어냈다. 장이 설 때마다 대두되는 진입로의 심각한 차량 정체현상을 지적하면서 물건값을 흥정하는 맛에 사람이 북적대는 민속시장의 특성을 잘 말해주는 대목이다.

김 대표는 최근 시장경기를 묻자 "빈 화분을 들고와 화훼를 심고가는 고객들이 부쩍 늘어난 걸 보면 고객들의 씀씀이가 많이 줄어든 걸 피부로 느낀다. 그래도 젊은 고객층이 많이 늘었고, 실내용 웰빙식물을 많이 찾는 추세를 보면 미래는 밝다고 본다"고 활짝 웃었다.

김 대표는 제주시오일장 운영과 관련 "재래시장 살리기시책은 거창한 구호보다 오일시장이 서는 하루라도 공공근로인력 등을 활용해 시장안내와 주차난 해소 등 소비자와 상인 모두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일에 나서야 한다"고 단언했다.

이어 김 대표는 "우리 상인들도 고객서비스 교육을 정기적으로 받으며 많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불성실하고 짜증내는 경우가 간혹 있다"며 "소비자는 왕이다. 손님들에게 무조건 더 친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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