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투어(Geo-Tour)시대 열린다/제주를 세계지질공원으로](14)대포 지삿개 주상절리대

[지오투어(Geo-Tour)시대 열린다/제주를 세계지질공원으로](14)대포 지삿개 주상절리대
중문단지 해안 육각기둥 '주상절리' 탄성이 저절로
  • 입력 : 2009. 08.12(수)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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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을 추진중인 지삿개 주상절리. 해안을 따라 높이가 다르고 크고 작은 사각형 또는 육각형 돌기둥 바위들로 깎아지른 절벽을 이루고 있다. /사진=한라일보 DB

흐르던 용암이 바다와 만나 냉각·수축 장관 연출
전문가들 "외국 사례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구조"


주상절리는 용암이 흐르다가 바다와 만나면서 냉각·수축되어 굳을 때 주로 육각 기둥모양으로 굳어져 생긴 지형이다. 제주 남부해변에 특히 잘 발달돼 있다. 주상절리(柱狀絶理)는 기둥모양(주상)의 나눠진 금(절리)이란 뜻이다. 절리에는 쪼개지는 방향에 따라서 시루떡 모양의 판상(板狀)절리와 수직의 주상절리가 있는데, 주상절리 모양은 사각형에서 칠각형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육각형이 우세하게 나타난다.

세계지질공원 후보지인 지삿개 주상절리대는 중문관광단지의 서쪽편 대포동 해안가 지삿개에 분포한다. 중문동 '싱거물'에서 대포동 '벵이궤'까지 약 2km에 가까운 해안절벽에 걸쳐 분포하는 현무암지대다. 용암이 굳어질 때 형성된 반듯한 주상절리가 잘 발달한다. 절리대 형성 후에 해식작용에 의한 해안지형 발달과정을 연구·관찰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중요한 지질자원으로서 학술적 가치와 경관이 뛰어난 곳으로 평가돼 1998년 4월 제주도지정문화재 기념물(제50호)로, 2005년 1월에는 천연기념물(제443호)로 지정됐다. 입소문을 타면서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끄는 명소로 부상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의 사례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구조를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일반적으로 현무암 용암에서 발달하는 주상절리는 약 900도 부근에서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삿개 주상절리는 수차례의 용암(대포동 현무암)이 흐르면서 액체상태에서 용암이 900도 부근에서 냉각·수축되어 만들어진 후, 융기에 의해 해수면 밖으로 노출되어 강한 파도에 침식되면서 현재와 같은 장관을 연출하게 된 것이다.

이 대포동 현무암은 중문 북쪽의 녹하지악 분석구에서 분출해 남쪽으로 흘러내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포동 현무암의 형성시기는 K-Ar연대 측정결과, 25만년~14만년전에 분출된 마그마로부터 형성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삿개 주상절리는 옛이름인 '지삿개'를 살려 '지삿개 바위'라고 부른다. 해안을 따라 높이가 다르고 크고 작은 사각형 또는 육각형 돌기둥 바위들이 깎아지른 절벽을 이루고 있다.

높이가 30m나 된다. 대포동 해안가에 육각형의 돌기둥이 켜켜이 쌓여 성처럼 우뚝우뚝 솟아있는 돌기둥(주상절리) 사이로 파도가 부딪쳐 하얀 포말이 부서지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처럼 장관이며 바람이 많은 날 배를 타고 바다에서 바라보면 더욱 아름답고 웅장하다. 파도가 심하게 칠 때는 10m 이상 용솟음친다.

용암의 대표적인 구조인 주상절리를 제주도에서 가장 잘 보여주는 지역으로는 대포동 지삿개 외에도 중문골프장 해안 단애에 위치한 '갯깍'이 손꼽힌다.

북아일랜드 '자이언츠 코즈웨이' 주상절리로 세계자연유산 등재

길이만 8km… 본지, 지삿개와 비교탐사

내셔널트러스트서 기금으로 매입·관리


지구상에서 규모면에서나 경관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주상절리대 중 하나로 영국령 북아일랜드의 '자이언츠 코즈웨이'가 손꼽힌다.

자이언츠 코즈웨이는 해안을 따라 뻗은 100여m 높이의 현무암질의 절벽으로 약 4만여개의 주상절리가 바닷가에 늘어서 있다. 주상절리만을 갖고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곳으로는 세계에서 이곳이 유일하다.

약 6000만년전의 화산활동으로 흘러내린 용암이 식으면서 만들어진 주상절리는 무리를 지어 8km 이상 길게 늘어서 있다. 돌기둥들은 '거인의 부츠' '오르간' 처럼 모양새에 따라 이름들이 붙여져 탐방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영국령 북아일랜드 북부 해안에 위치한 주상절리 '자이언츠 코즈웨이'. 이곳은 내셔널트러스트에서 매입해 관리중이다. /사진=한라일보 DB

빈틈없이 늘어선 수만개의 돌기둥들은 무수한 세월속에 풍화작용을 받아 서로 회색과 푸른색 등 서로 다른 색깔을 내고 있다. 육각형의 돌기둥은 마치 돌길처럼 단단히 연결돼 있다. 옛날부터 이곳 주민들은 규칙적으로 늘어서 있는 수많은 이 돌들을 거인이 만든 것이라고 믿었다.

북아일랜드 자이언츠 코즈웨이와 제주 주상절리대는 경관뿐 아니라 지질학적으로도 매우 특이해 제주세계유산 심사과정에서 핵심 비교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공간들이다. 국제 지질학계는 제주 주상절리대를 답사한 후 규모면에서는 자이언츠 코즈웨이에 못미치지만 지질학적과 가치와 경관적 가치를 높게 평가한 적이 있다.

자이언츠 코즈웨이의 관리방식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곳의 소유는 바로 민간단체인 내셔널트러스트이다. 1960년대초 북아일랜드 내셔널트러스트는 훼손위기에 놓인 주상절리대의 지속가능한 보존을 위해 회원들의 기금으로 이 곳을 사들인 후 주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제주지질연구소 강순석 소장은 "자이언츠 코즈웨이의 주상절리는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에 활발하게 일어났던 과학의 한분야로서의 혹독한 지질학적 논쟁의 중심에 있었던 지역이다. 단지 주상절리의 자연경관 뿐만아니라 지질학적 연구성과가 얼마나 중요한 것이라는 사실을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영국의 자랑인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자이언츠 코즈웨이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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