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제주의 미래, 마을에서 찾는다/서귀포시](8)대정읍 상모1리

[특별기획/제주의 미래, 마을에서 찾는다/서귀포시](8)대정읍 상모1리
잠재가치 높은 지역자원 '풍부'
  • 입력 : 2009. 08.12(수)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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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읍 상모1리는 송악산 인근 해송군락지에 산림욕장을 조성해 학습체험장으로 활용하고, 인근에 농수산물 직판장을 건립해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을 판매할 계획이다. /사진=표성준기자

일제전적지 정비 평화교육현장으로
농수산물직판장·해송산림욕장 추진


서귀포시 대정읍 '알뜨르' 평야에 자리잡고 있는 상모1리. 감자와 마늘, 고구마 등 밭작물과 어업을 주생업으로 하는 농어촌이지만 최근에는 관광객이 늘면서 관광업에 의한 소득 비중도 높아지는 추세다. 지역자원으로는 제주사람발자국 및 동물발자국화석 등 국가지정 천연기념물 2건과 일본군전쟁유적 등 국가지정 등록문화재 9건이 산재해 잠재적 자원의 활용가치가 높다. 상모1리를 중심으로 도지정 마라해양도립공원과 지질학적 가치가 높은 송악산 이중화산체와 함께 알뜨르와 송악산해안, 사계리 해안사구지역, 산방산과 용머리해안으로 이어지는 해안절경도 빼어나다.

이처럼 풍부한 자연 및 문화자원과 경관을 지니고 있음에도 상모1리는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한 인프라가 미흡하다. 또한 지역자원을 연계한 탐방과 체험, 휴식과 휴양을 연계한 프로그램이 절대 부족해 지역주민들의 직접적인 소득원으로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에 상모1리는 '생명과 평화의 마을, 알뜨르'를 비전으로 마을장기발전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주민들은 마을만들기 세부 전략으로 생업문화와 자연, 체험과 휴양 등 다양성을 조화롭게 추구하는 '청정바다와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최남단 마을, 상모리 만들기'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다크투어리즘을 통한 평화와 인권교육의 공간으로 삼기 위해 평화대공원조성사업과 연계해 '전쟁유적과 4·3의 아픈 상처를 치유하는 평화마을 만들기' 전략을 세워놨다. 이와 함께 농어촌 1차 생산물의 청정화, 친환경농업기반을 구축하고, 생태문화관광을 통한 지속가능한 마을만들기를 통해 '자연의 풍요와 넉넉함이 살아있는 마을'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첫 사업은 농수산직판장과 해송산림욕장 건립. 베스트마을과 자립육성마을에 선정돼 받은 보조금과 자부담을 합쳐 총 2억800만원으로 도유지를 매입해 직판장을 건설한 뒤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을 판매해 주민 소득을 창출시키기 위한 것이다. 해송산림욕장은 송악산 인근 해송군락지에 관광객과 지역주민 쉼터를 조성해 학습체험장으로 활용하고 아름다운 풍광을 활용한 포토존을 만들어 수익을 낼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에 남아 있는 고난의 역사 현장을 활용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태평양전쟁 당시 알뜨르 일대에 구축된 고사포진지와 격납고, 비행기정비공장 등 일제전적지를 정비해 마을만들기 차원에서 코스를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풍차와 풍력을 이용한 배 등 바람을 소재로 삼아 1월 1일 일출제와 연계한 바람축제를 열기 위해 전문가에게 자문을 의뢰한 상태다.

/고대용·표성준기자

임성우 상모1리장 "지역가치 재조명하는데 앞장"

"대정은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지역입니다. 코스를 개발하고 정비해 과거 어두운 역사를 알리고 산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 데 마을에서 앞장서려고 합니다."

태평양전쟁 당시 일제에 의해 구축돼 60여년간 방치돼온 알뜨르평야 일대 일제전적지. 수십년 전부터 행정당국이 추진하려고 했지만 이룰 수 없던 사업을 지역주민들이 마을만들기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다. "가시넝쿨을 없애고 안내판을 부착하는 등 문화재 원형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소한의 정비를 하겠다"는 임성우 상모1리 이장의 말은 최근의 관광패턴인 '슬로우 트레블(Slow travel)'과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을 겨냥한 것이다. 행정으로부터도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임 이장은 또 '바람코쟁이'로 이름난 송악산의 바람을 소재로 한 축제를 계획하고 있다. 임 이장은 오랜 세월 주민들의 삶과 함께해온 바람과 관련된 모든 것을 망라한 축제를 개최하기 위해 전문가와 협의 중이다. 알뜨르와 마찬가지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종전 도로로 이용되던 곳에 축제장까지 이미 마련해뒀다.

/표성준 기자 sjpyo@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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