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마을에서 미래를 찾는다](6)선흘2리

[유산마을에서 미래를 찾는다](6)선흘2리
마을 자체를 브랜드화… 미래 발전방안 고민해야
  • 입력 : 2010. 02.05(금) 00:00
  • 이윤형 기자 yhlee@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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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흘2리는 화산지질학적 가치와 생태적 중요성 이외에 제주 근현대사의 아픔이 스며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눈 쌓인 거문오름(사진 왼쪽) 이외에도 습지 등 자연자원이 풍부하다. /사진=강경민기자 kmkang@hallailbo.co.kr

오름·습지 등 자연자원과 관광인프라 풍부
제주 대표하는 트레킹 마을로 명소화 할만


선흘2리는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으로 일약 유명세를 타는 마을이다. 불과 2~3년전까지만 해도 선흘2리는 중산간의 평온하고 한적한 마을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국내외에서 탐방객들이 연중 몰려드는 시끌벅적한 마을로 변했다. 그 이유는 선흘2리가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용암동굴계의 시발점인 거문오름이 자리한 마을로 집중 조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거문오름용암동굴계는 벵뒤굴과 만장굴 김녕사굴 용천동굴 당처물동굴 등 세계자연유산으로 포함된 동굴군을 이른다. 이들은 모두 제주세계자연유산의 핵심으로 학계는 거문오름의 화산지질학적 가치에 주목했다. 거문오름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제주 용암동굴의 모태인 것이다.

오름 내부는 용암함몰구와 용암협곡, 화산탄 등이 곳곳에 분포하고 있어 화산 분출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생생한 체험현장이 되기도 한다. 거문오름은 또한 제주생태계의 보고이자 제주의 허파인 선흘곶자왈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여타 오름과는 차별성을 지닌다.

화산지질학적 가치와 생태적 중요성 이외에 거문오름은 제주 근현대사의 아픔이 스며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오름에는 전쟁의 아픔과 역사의 비극이 스며들어 있다. 태평양전쟁 말기 일본군이 주둔하면서 파놓은 동굴진지 등 전쟁의 상흔과 4·3의 비극을 통해 제주 사람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스런 역사를 들여다 볼 수 있다.

이러한 화산지질학적 가치와 생태적 중요성 및 제주근현대사의 상징공간으로 거문오름이 부각되면서 이곳에서 열리는 국제트레킹은 세계자연유산을 체험하는 대표적인 행사로 자리잡았다. 국제트레킹을 통해 세계자연유산을 알리고 선흘2리 마을도 활성화되는 윈-윈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이 마을에는 거문오름 이외에도 대표적인 미로형 동굴인 벵뒤굴과 지역자원 100선에 뽑힌 벵뒤습지 등 자연자원이 풍부하다. 고고역사 유적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조선시대에는 10소장 중 2소장 지역으로 국영목장이 자리했던 곳이기도 하다.

마을은 또한 도깨비 테마파크와 선녀와 나무꾼, 곶자왈 작은학교, 경덕원, 동물테마파크 등 관광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

선흘2리는 이처럼 다양한 자원을 갖춘 마을로 알려지면서 예술인들이 차츰 입주하는 등 예술인마을로서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해가고 있다. 예술인들은 현재 25가구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마을은 거문오름국제트레킹 등을 통해 나름대로 활기찬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선흘2리 자체를 브랜드화 하는 미래 발전방안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세계자연유산 등재로 인해 선흘2리 주민들은 자연유산해설사로 나서는 등 긍지와 자부심이 높다. 마을을 찾는 탐방객들에게 최대한의 편의와 친절을 베풀려고 애쓴다. 하지만 유산마을로써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연계될 수 있는 장기적인 계획수립과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지금은 거문오름트레킹에 그치고 있지만 이 마을은 분화구에서 샘이 솟아나는 우진제비 등 많은 오름과 습지, 녹차다원 등이 있다. 이들 오름과 습지를 연결한 다양한 트레킹 코스를 개발하여 제주를 속속들이 체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트레킹 마을로써 명소화해 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마을 전체를 통일된 디자인으로 조성해 나간다거나 예술인들과 마을 탐방객들이 소통하면서 체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모색도 필요하다.

이와 관련 김상수 이장도 "세계유산을 널리 알리고 마을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거문오름트레킹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주민소득 향상과 연계될 수 있도록 하는 실현가능한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인터뷰]김상수 선흘2리장

"거문오름 상징 상품개발 당국의 적극적 지원 필요"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을 상징할 수 있는 상품개발이 그 어떤 것 보다도 시급합니다."

선흘2리 김상수(사진) 이장은 "거문오름을 찾는 탐방객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에게 세계자연유산과 마을을 알리고 홍보할 수 있는 상품개발의 절실함을 느끼고 있다"며 마을에서 할 수 있는 일이 한계가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당국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를 요청했다.

김 이장은 세계유산마을인 선흘2리는 거문오름뿐 아니라 분화구에서 샘이 솟아나는 우진제비오름과 미로형 동굴인 뱅뒤굴 및 주변습지 등 자연자원이 풍부하다고 소개했다. 또한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선녀와 나무꾼을 비롯해 도깨비공원, 동물테마파크, 경덕원이 곳곳에 자리하면서 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예년보다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도로가 협소하여 주민이나 탐방객의 통행에 불편을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도로와 인도가 구분되도록 개설이 시급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한 세계자연유산센터가 설립될 경우 탐방객들이 마을을 경유할 수 있도록 산책로 개설과 거문오름과 연계한 상품 출시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이장은 또 농업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작목개발과 1차산업과 3차산업을 연계한 지역특산물을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개발하고, 주변 관광지와 연계한 생태탐방로 개설 등이 마을발전을 위해 해결해야 할 현안들이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지역에 살고 있는 예술인들과 연계해서 특색있는 마을로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유산마을로써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는 만큼 행정에서도 관심을 가져줄 것을 김 이장은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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