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투어(Geo-Tour)시대 열린다/제주를 세계지질공원으로](15)중간보고회

[지오투어(Geo-Tour)시대 열린다/제주를 세계지질공원으로](15)중간보고회
  • 입력 : 2009. 08.26(수)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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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는 최근 제주 세계지질공원 중간보고회와 워크숍을 개최하고 1, 2차에 걸친 예비평가 결과와 외국의 운영사례, 관광문화상품 개발 방안 등에 대해 점검했다. 제주도는 오는 11월에 제3차 예비실사를 거친 뒤 12월 초에 제주 지질유산에 대한 세계지질공원 인증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사진=강경민기자

11월 3차 예비평가까지 가능한 보완대책 서둘러야
제주도정 전문가팀 구성 등 적극 지원책 모색할 때


#예비평가 결과

제주특별자치도는 내년에 한라산, 성산일출봉, 만장굴 지구, 산방산과 용머리해안, 수월봉, 지삿개 주상절리대, 서귀포층과 천지연폭포 등 7곳에 대해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유네스코는 세계지질공원 네트워크에 가입하려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자체 평가서 첨부를 요구한다. 그 근거는 세계지질공원 가입 지침서와 판별기준에 따른 것이다. 제주도가 지난 6월과 8월 두차례에 걸쳐 실시한 예비평가도 이에 근거한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이수재 박사는 "지침에 따르면 예비평가에서 전체 득점비율이 50%를 넘지 못하면 신청서를 낼 수 없다. 따라서 각 분야별 평가를 통해 일정한 점수를 달성해야 한다"고 했다. 예비평가에 의한 자체평가 결과도 인증에 영향을 주는 셈이다.

지질공원 인증을 위한 판별기준(Criteria)은 크게 영역·지질유산 보존·자연문화유산과 같은 지질과 경관, 관리조직, 해설과 환경교육, 지질관광, 환경친화적 지역경제개발, 접근성 등의 분야로 돼 있다. 이 가운데 접근성은 올해 4월 이후 지질관광에서 분리됐다.

예비평가 결과 전반적으로 지질자원 자체는 매우 양호하지만 관리조직, 홍보·교육·지질관광 등 관리 및 운영부문이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유네스코의 지침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혹평이다.

이는 제주가 세계지질공원으로서의 자격을 충분히 갖추고 있지만 세계지질공원 네트워크(망)가 추구하는 핵심요소에 대한 준비가 매우 부족하다는 평가다. 재료는 있지만 이것을 보배로 꿰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가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을 받는데 비상이 걸린 것이다. 이에 따라 도정의 정확한 상황판단과 함께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제주도는 이와 관련 후속 보완대책을 마련, 11월에 제3차 예비실사를 거친 뒤 12월 초에 제주 지질유산에 대한 세계지질공원 인증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신청서 작성과 대한지질학회 발표회, 외국전문가 초빙 등의 과정을 통해 최종 점검을 하게 된다.

#후보지별 활용계획

중간보고회 및 워크숍에서 세계지질공원 인증추진을 위해 생태체험, 역사체험 등 관광문화상품개발 방안이 제시됐다. 이 연구는 제주발전연구원 신동일 박사가 맡았다. 용역팀은 영실, 구린굴, 주상절리, 성산일출봉 등 테마별로 지질체험 트레일을 제시해 관심을 끈다.

영실 트레일은 기존의 영실코스를 활용하는 것으로, 조망권이 좋은 점이 장점이다. 영실분화구, 영실기암, 병풍바위 등 한라산의 다양한 지질구조를 조망하는 걷기 프로그램이다. 관음사코스 중간에 위치한 구린굴 지질체험은 제주의 하천 생성 원인을 생태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주상절리 체험은 중문해수욕장 인근 마리나에서 배를 타고 주상절리를 관람하고 돌아오는 생태체험 프로그램이다. 파도가 높거나 기후가 불량한 경우에는 기존의 육상데크에서 관람토록 하는 지질체험 프로그램이다.

성산일출봉은 지질자원 뿐만 아니라 갱도진지, 해녀문화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공간으로 부상하고 있는 지역이다. 일출봉 남코스는 수마포에서 도지정문화재인 진지동굴을 거쳐 신양리층으로 이어지는 코스로 일출봉 응회구의 내부구조를 관찰할 수 있다. 북코스는 우뭇개, 오정개, 용당, 고무새끼로 이어지는 코스로 지점별 지질자원의 특성이 다르고 일출봉이 생성되기 이전의 지질구조를 관찰할 수 있다. 수월봉을 중심으로 한 생태문화관광 체험코스도 제시됐다.

이 외에도 약천사~영실 존자암을 잇는 불교문화 트레일, 산방산~용머리해안의 전설탐방, 산방산~하멜기념관~송악산~알뜨르비행장을 잇는 역사탐방 트레일이 제주 세계지질공원의 관광문화상품으로 제시됐다.

한편 이번 중간보고회 워크숍에서는 세계지질공원 관리기구를 설치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도청 내부기구인 세계자연유산관리본부 내에 두는 방안과 도청외부 기구로 자연유산관리공단을 두고 세계유산과와 지질공원과로 구분하는 방안 등 2가지 안이다.

용역팀은 이와 함께 주민소득 증대 프로그램으로 해녀활동의 활성화, 숙박업소 및 음식업소와의 파트너십 개발, 전통문화의 공연, 기념품 제작 및 판매에 주민참여, 특산품 판매 주민 참여, 방문객 센터 운영, 교육프로그램에 주민참여 방안 등을 제시했다.

신동일 연구위원은 "제주가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을 받으면 세계자연유산과 더불어 국가이미지를 제고시키고 국제적인 자원으로서 세계인의 관심을 끌게 될 것"이라며 "지역적으로는 제주자연자원의 우수성에 대한 국제적 인증효과와 소득창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일본은 어떻게 추진해 왔나 ]

'이토이가와' 첫 인증 확실시 국가지질공원망 가동·홈페이지 구축

전문가팀 가동·지질공원 활동도 활발


제주가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일본의 사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질공원은 크게 국가지질공원과 세계지질공원으로 구분하는데 국가지질공원은 유네스코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각국의 자율적인 프로그램으로서 세계지질공원과 차이가 있다.

국가지질공원망을 운영하고 있는 국가로는 일본과 대만, 홍콩이 대표적이다. 일본은 아직 세계지질공원망에 가입하지 못한 상태다. 중국이 20개의 세계지질공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비하면 화산열도의 자존심이 상할 만도 하다.

하지만 일본이 세계지질공원에 대한 관심은 결코 중국에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지질공원의 보존관리나 연구, 국제교류, 지속가능한 활용은 세계지질공원망에 가입해 있는 어떤 나라 못지않게 선진화돼 있다.

일본은 '일본지질공원위원회'를 두고 전역에 걸쳐 17개소의 지질공원을 지정하는 등 일본지질공원네트워크(망)를 구축했다.

일본은 지질유산이 매우 다양하며 지자체간 지질공원망의 결성으로 지질공원 활동도 매우 활발하다. 지질박물관이 지역마다 운영되고 있으며, 전문인력과 공무원들은 지질공원이 요구하는 활동을 수행중이다. 2007년에 13개 지역으로 일본 지오파크 연락협의회가 결성된 이후 일본지질공원망으로 명칭을 바꿨다. 2008년 7월에는 일본 지질공원망이 17개 지역으로 확대됐다.

이 가운데 도야, 이토이가와, 시마바라의 운젠화산 등 세곳을 우선적으로 세계지질공원 사이트 인증을 추진중이며 하코네 화산과 온천 등 나머지 지역에 대해서도 단계적으로 인증을 받기 위한 후속절차를 진행중이다. 이 가운데 이토이가와도 일본 최초로 세계지질공원 인증이 확실시되고 있으며 올해안에 인증여부가 결정된다.

이토이가와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위해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일반·전문자료를 발간하는 등 움직임이 매우 활발하다. 인문과 자연요소까지 모두 지질공원의 핵심공간으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지질공원을 지역주민의 경제적 혜택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지질공원은 자원의 보전과 관광증대를 위한 것이며 기존 보호대상 이외에 행위 제한이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토이가와의 사례를 집중 분석한 이수재 박사(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는 "우리나라도 국내 지질공원망 결성이 필요하며 제주도의 주도 하에 각 지자체의 자율적 연대를 모색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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