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이 사는 법](32)웃음강사 김태현씨

[이 사람이 사는 법](32)웃음강사 김태현씨
"돈 들이지 않는 웃음, 최고의 치료약"
  • 입력 : 2009. 09.05(토) 00:00
  • 이현숙 기자 hslee@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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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에게는 숨겨진 웃음요소가 있다"는 웃음강사 김태현씨는 "행복은 웃다보니 생기더라"며 웃음예찬론을 편다. /사진=이승철기자

좌절·실패경험 딛고 웃음치료사로 변신
음악 접목한 '웃음강의' 활발하게 활동


웃음은 최고의 치료약이다. 돈이 들지 않고 효과도 크다. 본인뿐 아니라 주위도 행복하게 한다. 파급력도 엄청나다. 그래서일까. 행복한 삶, 즐거운 삶을 꿈꾸는 이들은 웃음을 배우고, 나아가 웃음치료에 나서기도 한다.

웃음강사 김태현(37)씨는 매일 웃는 남자다. 어려서부터 웃는 얼굴 때문에 주위에 사람이 많았다. 지금은 웃음을 전파하고 웃음으로 마음을 다친 이들을 치료하러 다니고 있지만 그의 인생에 '웃을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젊은 나이에 그는 좌절을 여러차례 겪었다. 서울에서 대기업 식품사업부 소속 요리사로 일하던 그는 집안에 문제가 생기면서 고향 제주로 돌아왔다. 지인의 소개로 보험회사에 들어가 보험설계사를 하다가 이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게 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돈 욕심'이 많았던 그였다. 돈을 벌고 빨리 행복해지고 싶다는 생각에 무리해서 쇠고기 전문 식당을 열고 얼마되지 않아 '광우병'파동으로 큰 빚을 안고 식당은 문을 닫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는 "왜 내게는 이렇게 나쁜 일만 생기나"며 한탄할 수 밖에 없었다.

그에게 한 선배는 "웃을때가 가장 너 답다"는 얘기를 했다. 그 선배 때문이었을까. 때마침 국제웃음치료학회 지도자 과정이 눈에 띄었고 수료하면서 '웃음치료사'라는 명함을 갖게 됐고 다문화가정, 장애인복지관, 아동센터, 도서관 등 웃음이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나선다.

그는 '웃음'과 '음악'을 접목한 '퍼포먼스형 강의'를 위해 대학에 다시 들어가 공부 중이다. 작곡 전공인 그는 최근 동요와 제주색을 담은 노래만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의 웃음강의는 대상마다 다르게 이뤄진다. 제주에 시집온 이주여성과 아이들을 위한 강의는 기타를 치고 노래하면서 강의한다. 노인들을 위해서는 고희를 맞은 어머니의 조언을 통해 공감을 이끌어낸다. 주부들을 위해서는 '유머'와 '레크리에이션'을 버무린다. 그의 웃음 강의에서 음악은 필수다. 제주에서 '웃음강사' '웃음치료사'로 폭넓게 활동할 수 있는 힘은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이다.

지금도 김씨는 빚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젠 예전처럼 돈을 쫓아다니지 않는다. 지금도 돈을 받고 하는 일보다 보상없이 해주는 강의가 더 많아 돈이 들어오지 않지만 너무 행복하다. "돈이 많으면 행복할 줄 알았죠. 그래서 욕심을 부렸고요. 하지만 행복은 웃다보니 생기는 거던데요."

그는 "웃음은 숨쉬는 것과 같아야 하고 사람은 누구에게는 꼭꼭 숨겨진 웃음요소가 있다. 이것을 끌어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웃음강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웃음은 '제2의 목소리'입니다. 또 '웃음'은 천마디 말보다 위력이 크죠. 많이 웃으면 아토피도 줄일 수 있습니다." 그의 웃음 예찬은 끝이 없다.

"제주사람들은 타지역 사람들이 한눈에 반하고 마는 바닷가풍경도 흔해서 그것의 소중함을 잘 모르잖아요. 이처럼 웃음도 흔해서 소중함을 잘 모르지만 가장 가까운 사람들끼리 마주보고 웃어보세요. 특히 가족들과요."

그 방법으로 김씨는 '웃음라인' '웃음버튼'을 제안했다. 가족끼리 일정한 선을 그려 그 선을 넘으면 웃어야 된다는 법칙을 정하거나 신체 일부를 정해 그 곳을 건드리면 웃어야 한다는 일종의 약속을 정하면 아이들이 정말 즐거워하고 그 모습을 보면서 어른들도 웃게 된다는 것이다. 별로 웃을 일이 없다고 하소연하는 요즘. 함께 웃다보면 행복이 따라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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