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섬 박물관 순례Ⅱ](20·끝)국립제주박물관

[제주섬 박물관 순례Ⅱ](20·끝)국립제주박물관
고고학 자료로 꿰어놓은 제주섬 역사
지방 국립박물관의 막내격으로 2001년 6월에 문 열어
  • 입력 : 2009. 10.01(목) 00:00
  • 진선희 기자 jin@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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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들이 삼양동유적 전시물을 둘러보고 있다. 국립제주박물관 상설전시실은 고고학 자료로 제주역사를 선명히 꿰어놓았다. /사진=이승철기자

해양문물교류관 등 건립 제주문화 선명히 부각 계획

"제주도가 이렇게 탄생했구나!" 딸, 아들과 전시실을 둘러보던 아버지가 나지막이 말했다. 바다 한가운데 솟아오른 섬, 제주. 이 땅에 발을 디딘 '이방인'들은 제주섬이 어떻게 생겨났을까 궁금할 법 하다. 제주에 사는 사람들도 예외가 아니다.

국립제주박물관은 그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일부터 시작한다. 지난 7월 새롭게 단장하고 문을 연 상설전시실은 서귀포시 천지동에서 출토된 유물을 통해 2만5000년전 제주사람의 등장을 알린 뒤 선사 시대에서 근대까지 차례로 걸음을 옮긴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을까. 고고학 자료는 그에 답한다.

초기 철기시대의 삼양동식토기. 기원 전후에 사용된 토기로 깊은 바리나 항아리 모양의 민무늬 토기가 주종을 이룬다. 토기가 출토된 삼양동유적은 청동기시대에 이르러 제주 지역에서 처음 대규모 마을이 형성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50㎝가 넘는 것에서 조그만 토기까지 다량 출토돼 당시 삼양동 유적에 살았던 사람들의 생활상이 실감난다.

뿐인가. 제주도는 고립된 존재가 아니었다. 삼양동 유적의 한 집터에서 나온 옥환은 흥미롭다. 제주에서는 옥이 생산되지 않았다. 때문에 한반도와 직접적 교역을 했거나 중국을 기점으로 하는 동방교역로를 통해 들어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박물관에 가면 그렇게 제주의 역사를 찬찬히 꿸 수 있다.

2001년 6월 제주시 사라봉 자락에 문을 연 국립제주박물관은 제주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전시·보존·연구하는 고고·역사박물관이다. 11곳에 이르는 지방의 국립박물관중에서 10번째로 생겨났다.

국립박물관 네트워크를 통한 유무형의 자산을 바탕으로 개관 이래 25회에 걸쳐 다양한 주제의 기획특별전을 열었다. 올해는 한국박물관 개관 100주년을 맞아 국보 특별공개 백자전을 열었고, 지난 10년간의 제주지역 발굴성과를 돌아본 '섬, 흙, 기억의 고리'전을 펼쳤다. 도내 공사립박물관과 연계한 '돌과 문화'특별전을 남겨두고 있다. 학술조사와 발굴도 꾸준하다. 종달리 패총, 제주시 삼화지구 발굴에 이어 용천동굴 조사, 가파도 고인돌 발굴이 진행중이다.

문화예술교육도 도드라지다. 열린 박물관을 표방하며 상설 체험 코너, 체험관 어린이올레가 연중 가동되고 있다. 여러 빛깔의 공연과 영화 상영이 이어지는 토요박물관산책은 주말 박물관 나들이를 기다리는 고정팬을 만들었다.

내년 개관 10년째를 맞는 박물관은 제주문화의 특성을 보다 선명하게 드러내는 일에 무게를 실을 예정이다. 장기적 계획으로 바다를 통해 형성한 제주문화를 담아낼 해양문물교류관 신축 계획을 세웠다. 해양문물교류관은 동아시아적 규모에서 해양교류 자료를 한데 모으고 연구하는 공간으로 조성된다.

손명조 관장은 국립제주박물관이 도민을 위해 건립된 공간이란 점을 강조했다. 그는 "박물관에 대한 도민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그동안 문화행사나 교육을 활발히 운영해왔고 그에 따른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는 섬이라는 특성을 갖춘 제주문화를 알리고 이를 선도해가는 박물관이 되기 위해 학문적 성과를 끌어내는 등 내실을 기하는 일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월요일 휴관). jeju.museum.go.kr. 720-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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