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현장]취항 3년 '제주항공' 제구실 하나

[이슈&현장]취항 3년 '제주항공' 제구실 하나
국제선 진출 가속… 제주기점은 외면
  • 입력 : 2009. 10.26(월) 00:00
  • 문미숙 기자 msmoon@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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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이 취항 3년을 넘기면서 항공료 인상 견제 등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설립 취지를 잃어가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사진=한라일보 DB

항공료 인상 견제 등 긍정평가 불구
수익성 쫓아 설립 취지 퇴색 우려도


제주자치도와 애경그룹이 합작 설립한 국내 제3민항인 제주항공이 취항 3년을 넘기면서 항공시장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대형항공사의 요금인상을 견제하고 소비자 선택권 확대, 성수기 좌석난 해소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 뒷면엔 당초의 탄생 취지가 퇴색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선의 경우 인천기점 노선에만 주력, 제주기점 노선을 외면하는데다 현재 제주자치도의 지분율이 6.25%로 소액주주가 되면서 공동 설립자로서 영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지 우려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시장 안정적 진입=2006년 6월 취항한 제주항공은 그 해 제주노선 여객수송 분담률이 2.0%에서 2007년 7.4%, 2008년 8.3%, 올해는 10.3%로 확대됐다.

저비용 항공사인 제주항공의 탄생은 저비용 항공사엔 별 관심이 없다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진에어와 에어부산을 출범시키면서 9월말 현재 저비용 항공사의 제주기점 여객수송 분담률은 30.4%에 이르고 있다.

▶제주도 지분율 6.25%로 영향력 약화 우려=현재 제주자치도의 제주항공 지분율은 6.25%다. 설립 당시 제주도와 애경그룹이 각각 50억원과 100억원을 투자하면서 제주도의 지분율은 25.0%였으나 다섯 차례 유상증자로 자본금이 800억원으로 늘어나면서 소액주주 신세가 됐다.

제주항공 설립에 50억원을 출연하고 운항허가 등을 전폭적으로 지원했던 제주자치도의 영향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커지는 이유다.

또 2005년 제주도와 제주항공이 맺은 협약을 보면 '제주항공은 당해 회계연도 재무제표상 이익잉여금 발생시 신설법인 발행주식의 12.5%에 해당하는 주식(액면가 기준으로 50억원)을 제주도에 무상 증여'한다고 돼 있지만 항공기 도입 등 시설투자로 흑자전환이 언제가 될지 현재로선 미지수다.

제주항공 취항 전 사업계획서에는 2009년 손익분기점을 넘어 2010년 흑자를 예상했으나 취항후 고환율과 고유가라는 악재를 만나면서 올 상반기까지 누적적자가 695억원에 이르고 있다.

▶국제선 가속화…제주기점은 외면=제주항공은 올들어 단거리 국제선 진출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저비용 항공사로서는 처음으로 비교적 고수익노선으로 평가되는 김포~오사카, 김포~나고야 운수권도 배분받았다.

이처럼 올해 3월 인천~기타큐슈, 인천~오사카 정기노선에 이어 인천~방콕 등 수익성을 쫓아 인천, 김포노선에 공들이는 반면 제주노선은 외면하면서 협약서상의 '항공요금 변경과 운항노선은 제주도와 협의해야 한다'는 내용을 무색케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민들은 제주항공이 대형 항공사에 견줘 저렴한 요금을 무기로 제주 해외직항노선 인프라 확충을 통한 접근성 개선에 역할을 해줄 것을 제주항공과 제주자치도에 강력 주문하고 있다.

노선 개설시 제주자치도와 도민사회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방안도 함께 요구된다. 탑승률 제고를 통한 안정적인 노선 유지를 위해 해외 취항도시와 제주 두 곳에서 양국의 관광홍보설명회 등의 마케팅과 교포들의 고향 방문과 도민들의 인센티브 여행, 공무원·상공인 출장시 제주항공 취항노선을 적극 이용할 수 있도록 제주자치도의 지원방안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제주기점 해외노선의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경영안정화를 위해 수익노선을 먼저 뛰고 내년쯤 제주기점 일본 정기노선을 검토중에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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