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기행]최남단 방어축제

[테마기행]최남단 방어축제
"살오른 방어 모슬포에서 맛보세요"
  • 입력 : 2009. 10.31(토) 00:00
  • 표성준기자 sjpyo@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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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제주 바다의 멋과 맛'이라는 주제로 제9회 최남단 방어축제가 오는 5일부터 나흘간 모슬포항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도 가장 인기있는 체험프로그램인 방어 손으로 잡기와 방어 낚시대회, 방어 깜짝경매 등이 마련돼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과 함께 하게 된다. /사진=한라일보 DB

11월5 ~ 8일 제9회 최남단 방어축제
손으로 잡기·낚시·깜짝경매 등 풍성
'질또림소리' 공연도… 맛과 멋 선사


추사 김정희가 다녀간 유배지, 반외세 반봉건을 외친 이재수 난의 진원지, 일제강점기 대규모 군사시설이 구축된 군사기지, 4·3과 한국전쟁의 아픔이 고스란히 남겨진 그곳. 모슬포라 불리는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이다. 그래서 육지에 사는 어느 시인은 '가보지도 않았지만 어디에 있는지 언제부터 그랬는지도 모르지만 나에게 모슬포는 슬프다'고 슬퍼했다. 그러나 이맘때쯤 모슬포는 들썩인다. 매년 잊지도 않고 찾아오는 방어가 반가워서다.

모슬포에서 방어로 생계를 잇는 주민은 1000여명에 달한다. 때문에 모슬포 사람들에게 방어축제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축제가 아니다. 연간 35억원의 지역경제효과를 창출하고 있다는 방어축제는 그래서 올해 신종플루 여파에도 불구하고 종전 9일에서 5일을 도려낸 4일 일정으로 진행된다. 그래도 방어가 제철인지라 축제 8일 전인 28일 현재 참가 예약한 경향 각지의 손님이 3000여명에 이른다.

오는 손님 놓칠세라 모슬포 사람들이 준비한 축제 내용이 알차다. 방어 손으로 잡기와 방어 낚시대회, 방어 깜짝 경매는 남녀노소에게 가장 인기 있는 체험프로그램이다. 제주올레 10코스가 끝나고 11코스가 시작되다보니 속살을 안보여줄 수 없어 올레코스 탐방프로그램도 준비했다. 제주 향토음식점과 특산물 홍보관 및 판매점이 상설 운영되고 무엇보다 방어를 공짜로 맛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축제 기간 매일 오후 1시간씩 주행사장인 모슬포항 일대에서 무료시식회가 진행된다.

모슬포 사람들인지라 위기를 기회로 이용하기로 했다. 지역의 대표적 특산물인 마늘이 신종플루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퍼진 것이 천군만마다. 마늘과 김치, 감귤을 이용한 방어요리를 구상해냈다. 튀김과 구이 등 여러 요리를 시도한 결과 탄생한 방어마늘감귤꼬치가 바로 그것. 지역의 보건소와 협의해 50명으로 신종플루 예방반 및 응급조치반도 편성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제48회 탐라문화제 예술부문 경연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질또림소리'도 구경할 수 있는 기회가 덤으로 주어진다.

이번 축제에서는 지난 9월 제48회 탐라문화제 문화예술부문 경연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질또림소리'도 구경할 수 있다. 이정부 대정읍장과 문대림 도의원을 포함해 지역 유지들이 기수단으로 참가해 이채를 띄웠던 이 공연은 당시 관객들까지 합세해 질퍽한 놀이마당을 연출했다. 모슬포 주민들로 구성된 대정읍민속보존회가 다시 한 번 흥을 돋구기 위해 맹연습 중이다. 그래서 이번 제9회 최남단 방어축제의 주제는 '푸른 제주 바다의 멋과 맛'으로 정해졌다.

김정전 축제위원장 "지역민 숨소리·몸짓 그대로 담아낼 계획"

"지역 축제라는 것이 많은 우여곡절을 거치며 발전하기도 하고 퇴보하기도 합니다. 특히 올해는 여러 여건으로 많은 축제가 취소됐지만 우리에겐 반드시 방어축제를 해야만 하는 절박함이 있습니다."

김정전 방어축제위원장<사진>은 방어잡이 어민들의 생계와 지역발전을 축제 개최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축제를 통해 방어는 물론이고 마늘과 감자 등 지역특산물을 홍보하고 판매할 수 있습니다. 도내외 관광객도 15만명 이상 유치해 지역경제에도 상당한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습니다."

방어축제는 화려함과 세련미보다는 어수선함을 추구한다. "거친 자연과 함께해온 모슬포 사람들 특유의 숨소리와 몸짓을 축제 속에 그대로 담아낼 계획입니다. 우리 삶의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주려는 것입니다." 김 위원장이 생각하는 방어축제의 가장 큰 매력이자 자부심이기도 하다.

"이번 축제는 풍족한 먹을거리와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힘차게 팔딱거리는 방어의 몸짓을 즐길 수 있는 방어잡기와 방어낚시는 관람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제공할 것입니다. 더 많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체험장을 확장하고 축제를 찾는 모든 이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신종플루 대비책과 안전대책을 마련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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