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선희기자의 문화현장]공공미술 사업, 남은 2년

[진선희기자의 문화현장]공공미술 사업, 남은 2년
  • 입력 : 2009. 12.22(화) 00:00
  • 진선희 기자 jin@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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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공공미술 시범사업
다른 지자체보다 앞서 시행
늦기전 공과 냉정히 살펴야


매서운 눈날씨가 이어졌던 지난 주말, 전국의 공공미술 현장을 돌아볼 기회가 있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미술협회가 주관한 2009마을미술 프로젝트를 찾아나선 아트투어에 참여했다. '2009마을미술 현장'이란 이름으로 두 차례에 걸친 기사를 통해 그 여정을 풀어놓았는데 제주지역 공공미술을 또한번 되새기는 시간이 됐다.

아트투어는 10곳에서 이루어졌다. 투어 참가자 대부분은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전국 각지의 작가들이었다. 서울에서 전북 완주까지 전국을 순회하는 빠듯한 일정이었지만 작가들은 지친 기색을 내보이지 않았다.

작가들은 어느 장소를 선택하고, 어떤 재료를 쓰는지 많은 걸 배운 시간이었다는 소감을 털어놨다. 어느 젊은 작가는 여렴풋이 알고 있던 공공미술을 학습할 수 있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마을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부딪히게 되는 지역 주민 등과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하는지 경험을 들려주는 작가도 있었다.

이번 투어에 포함된 마을미술 프로젝트들은 대개 지자체와 지역주민들의 지지를 끌어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2009마을미술 현장'에 소개한 부산시 감천2동, 전북 완주군, 서울 수유1동만이 아니라 '즐거운 소풍길'을 작업한 충북 청주의 참여 단체도 내년 지자체에서 3억원을 지원받는다. 아파트 인근 산책로에서 행해진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지역 주민의 좋은 반응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새해엔 주변 공원에서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벌어질 예정이다.

제주지역은 다른 지자체보다 앞서 2007년부터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2011년까지 5개년 시범사업으로 진행되는데 지금 종반을 향해가고 있다. 거기다 문화부 등에서 시행한 각종 공모 사업을 통해 펼쳐진 공공미술 작업도 적지 않다. 이들 공공미술 사업에 대한 평가는 한달전 '진단-제주섬 공공미술'(상·하) 제하의 기사를 통해 독자들과 만난 적이 있다.

전국 투어에서 새삼 느낀 것은 공공미술의 역할이 한층 강화될 것이란 점이다. 논란속에 지속되어온 건축물 미술장식품 제도를 대체할 방안으로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거론되고 있는 점이 큰 이유다. 이 경우 준비 안된 공공미술 사업은 수차례 지적해온 것처럼 시각공해를 낳는다. 그림이나 조각품을 실내에서 야외로 끌어내면 그만인 것일까. 미술의 영역이 확장되는 이 시대의 공공미술은 작가들에게 더 많은 고민을 던져준다.

올해 처음 실시한 마을미술 프로젝트가 그간 이루어진 아트인시티, 도시갤러리와 어떻게 다르고 얼마나 진화했는지 돌아보는 일과 별개로 제주에서도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 제주도가 공공미술 시범사업을 벌인지 3년째. 더 늦기전에 도내 공공미술의 성과와 과제를 냉정하게 짚어봐야 한다. 지역의 성공 사례를 만들어내고 아낌없이 지원하는 일도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2011년, 얼마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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