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마을에서 미래를 찾는다](10)시리즈를 끝내며

[유산마을에서 미래를 찾는다](10)시리즈를 끝내며
보존 토대로 활용 방안과 미래비전 제시해 나가야
  • 입력 : 2010. 02.16(화) 00:00
  • /이윤형기자 yhlee@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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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지구 마을 활성화는 긍극적으로는 제주 세계자연유산을 보존하고 이를 토대로 어떻게 활용하면서 미래 비전으로 제시해 나가느냐 하는데 모아져야 한다. 사진은 용천동굴 내부의 작은 호수와 용암석주가 발달한 모습. /사진=한라일보 DB

자연 경관에다 역사·문화 요소 결합 시너지 효과
유산마을로서 공동브랜드·이미지 구축 필요성

'제주화산섬과 용암동굴'이라는 세계자연유산과 유산지구 마을은 상생과 보완의 관계다. 제주세계유산은 용암동굴과 한라산 등 자연자원을 위주로 하고 있다. 여기에다 제주의 역사와 문화적 요소들을 결합시킨 발전전략을 마련, 시너지 효과를 거두기 위한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자연경관 위주의 볼거리에만 치중할 경우 그동안 제주관광이 답습해온 것처럼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 제주 역사문화·지질생태자원의 축소판

세계유산지구 마을은 제주 역사·문화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자원들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자연유산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공간적으로나 지리적으로 공동 생활경제권을 형성하고 있다. 방문객들은 자연 자원 이외에도 세계유산을 무대로 살아온 사람들의 삶과 역사, 민속문화 등을 체험하고 싶어한다. 이를 통해 제주를 알고 세계자연유산을 느끼고 싶어하는 것이다.

동시에 유산지구 마을은 방문객들의 유입을 통해 마을이 활성화되고 제주세계자연유산의 이미지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다양한 자원들을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방문객들의 눈높이를 충족시켜 궁극적으로는 세계자연유산 제주의 미래비전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자면 유산지구 7개 마을을 활용한 전략 마련은 제주 세계자연유산의 지향하는 방향과 밀접한 관련을 가질 수밖에 없다. 다행히도 유산지구 마을에는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 제주인의 삶과 관련된 역사·문화, 민속자원과 훌륭한 지질생태자원들이 있다. 문제는 이들 각각의 요소들을 유기적으로 어떻게 결합시켜 나가느냐 하는데 모아진다.

먼저 유산지구 마을은 세계자연유산지구 마을로서의 공동 브랜드를 살리고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왕관처럼 솟아오른 성산일출봉 /사진=한라일보 DB

# 장기적인 유산마을 관리방향 설정 필요

마을의 소규모 개발 과정은 물론이고 마을 이정표에서부터 주택이나 골목길 경관까지도 정체성을 살리면서 세계자연유산의 브랜드와 결합한 유산지구 마을로서의 이미지를 살려나가는 일이 과제 중의 하나다. 이는 마을 각자가 추진하거나 혹은 어느 한 마을이 주도할 수는 없는 일인 만큼 당국 차원의 정책적 조율과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인 처방 뿐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세계자연유산 자체는 물론이고 유산마을에 대한 관리방향을 설정할 필요성이 있다.

동시에 유산지구 마을의 공통분모를 찾아내면서 각 마을의 특성을 고려한 발전방안을 마련해 가는 과제가 주어지고 있다.

유산지구 7개 마을은 해안가와 중산간지대에 위치하고 있다. 공간적 특성을 고려했을 때 김녕·월정·행원권과 선흘·덕천권, 성산권 등 3개 권역으로 구분이 가능하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권역별로 공통적이면서 차별화된 마을 활성화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 마을별, 3개 권역별 차별화 해나가야

즉 김녕리, 월정리, 행원리는 하나의 권역으로 공동의 발전전략 마련이 요구된다. 김녕리는 만장굴과 김녕굴 등 용암동굴과 역사·민속문화, 해양자원이 풍부하고 월정리는 당처물동굴과 용천동굴 및 깨끗한 바다환경이 강점이다. 행원리는 역사자원과 유배문화, 해녀문화가 잘 남아있으며 국내 최대의 풍력발전단지로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각 마을이 갖고 있는 용암동굴과 역사자원 및 해양·유배·신당문화를 활용해 나가는 동시에 풍력발전 등으로 대변되는 신재생에너지를 감안한 공동 발전방안을 구상해 나가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에 속한 만장굴 제3입구. /사진=한라일보 DB

반면에 선흘1·2리, 덕천리는 중산간지대에 위치하고 있다. 이들 마을은 자연생태 자원에 강점을 보이는 동시에 경관이 빼어난 오름이 많다. 습지 등이 발달해 있는데다 청정 환경을 이용한 특화된 음식문화와 중산간의 원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선흘1리는 선흘곶자왈과 동백동산, 낙선동 4·3성으로 널리 알려진 마을이고 선흘2리는 거문오름이 보여주는 상징성과 생태·지질자원이 부각되는 마을이다. 덕천리는 도내 마을 단위로는 가장 많은 용암동굴이 자리한데다 오름이 많다. 때문에 각각의 자원들을 연결하는 다양한 트레킹 코스를 개발하고 체험마을로 조성할 필요가 있다.

성산리는 지리적으로나 공간적으로 여타 유산지구 마을과는 거리가 있다. 그러면서 세계자연유산 일출봉이라는 걸출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철새도래지로서의 생태환경과 역사문화자원 등은 다양한 발전전략 마련을 가능케 하는 요소들이다. 성산리는 일출봉과 공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되고 있다는 점에서 무분별한 마을 개발보다는 통일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일출봉과 주변경관의 이미지와 조화를 이루는 마을로 특화해 나가면서 방문객들이 체류할 수 있도록 해나갈 필요성이 제기된다.

# 공공의 자산이자 미래가치로 인식할 수 있어야

무엇보다 유산지구 마을 활성화는 긍극적으로는 제주 세계자연유산을 보존하고 이를 토대로 어떻게 활용하면서 미래 비전으로 제시해 나가느냐 하는데 모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물론 유산지구 마을만의 문제가 아니다. 제주사회가 세계자연유산을 누구의 전유물도 아닌 공공의 자산이자 미래가치로 공감하고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행정 당국은 무분별한 개발보다는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계획을 세우고 이를 법적,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나가려는 의지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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