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감동과 예의' 있는 선거되길

[편집국 25시]'감동과 예의' 있는 선거되길
  • 입력 : 2010. 05.04(화) 00:00
  • 김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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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2010 시즌이 시작되기 한달여전 제주유나이티드 선장에 오른 박경훈 감독을 만난적 있다. 도내 언론사 체육부기자들과 얼굴을 익히는 상견례 자리였지만 지난시즌 죽을 쑨 팀의 신임 사령탑에 앉은 그를 놓고 기자들은 무거운 질문을 쏟아냈다. 많은 질문이 있었지만 요지는 좋은 성적(플레이오프 진출 위한 6위내)을 거둘 자신 있는가로 모아졌다.

박경훈 감독이 입에서 나온 말이 명언이었다. 그는 당시 6위 이내 들겠다는 확언보다는 "아름다운 축구를 함으로써 도민들에게 감동을 드리겠다"고 표현했다. 패하더라도 축구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게임을 함으로써 돈을 내고 경기장을 찾은 축구팬들에게 예의를 갖추겠다고 덧붙였다.

그래서일까 제주는 지난해와는 확연히 달라진 축구 색깔로 재미가 있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경훈 감독이 던진 '감동과 예의'는 프로세계의 덕목인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상위권에 이름이 올려지면서 구단 분위기도 한마디로 짱이다.

섬 생활 5년차를 맞고 있는 가운데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는게 제주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리고 박경훈 감독의 인기?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6·2 지방선거가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예비후보 모두 적임자라며 자신을 소개하고 분위기 선점에 나서면서 온 섬이 선거 이야기로 도배되고 있다. 선거 이야기가 빠지면 대화를 나눌 수 없는 2년 주기가 온 것이다.

그러나 선거때마다 이곳저곳서 "잘 뽑자"고 매번 소리쳐도 선거후 잡음 또한 끊이지 않는다. '감동과 예의'가 없기 때문이다.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1등만 기억되는 대한민국 선거판의 생리를 감안한다면 후보자간 '감동과 예의'는 바라지 않는다.

하지만 후보들과 그들을 믿고 귀중한 표를 던지는 유권자와의 관계는 다르다. 선거운동시 유권자들을 찾아 다니며 고개를 숙이는 물리적 예의나 불우시설을 찾아 노인네들의 손을 꼬옥 잡는 그런 인위적인 감동이 아니다. '감동과 예의'는 개인의 영예를 벗어 던져야 가능하다.

이번 선거를 통해 합법적 권력을 얻을 분들에게 바란다. "개인 욕심을 버리십시오. 유권자들이 감동을 받을 것입니다. 약속을 지키십시오. 그것이 유권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입니다." <김성훈 문화체육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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