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제대로 느끼게 해주고 싶어요"

"숲을 제대로 느끼게 해주고 싶어요"
사려니 숲길 걷기행사 '숨은 주역' 숲 해설사
  • 입력 : 2010. 06.22(화) 19:00
  • 백금탁 기자 gtbaik@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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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제주산림문화체험 제2회 사려니숲길 걷기 행사의 숨은 주역들이자 '숲 예찬론자'들인 숲 해설사들이 22일 사려니숲길 입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강희만기자

"숲은 알면 알수록 더 새롭고, 또다른 풍성한 숲을 느낄 수 있다. 나무며 풀이며 들꽃이며…. 숲을 이루는 모든 것들은 마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사람들의 군상과 같아 관심을 기울일수록 더 매력적이다."

 전직 교장 출신 숲 해설사의 김봉주(64)씨의 말이다. 2010 제주산림문화체험 제2회 사려니 숲길 걷기의 숨은 주역들은 바로 숲 해설사들이다. 22일 사려니 숲 길목에서 만난 이들은 '숲 예찬론자'들이다. '푸른제주지기' 소속인 이들은 숲 길 어귀에서 탐방객들에게 갖가지 들풀과 나무, 들꽃, 야생조류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린이들에게는 나뭇잎배를 함께 만들고 오카리나로 동요를 불러주는 숲속의 선생님이 되기도 한다. 탐방객들을 위해 길게는 1년, 짧게는 3개월간 오카리나를 연습해 작은 음악회에서 첫 선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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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근 푸른제주지기 회장(63)은 "회원 모두가 세계자연유산 해설사로 구성됐다"며 "탐방객에게 숲속의 식생은 물론 숨겨진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며 숲을 제대로 느끼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물찻오름지기 한 회장은 "회원들은 훌륭한 숲을 후대까지 물려줄 수 있다는데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숲에 대한 관심은 숲을 새롭고 풍성하게 볼 수 있는 여유에서 시작한다"고 했다.

하수용(64)씨는 "숲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완주만을 생각하는 목표 지향형 탐방객들이 너무 많다"며 "라디오며 MP3 등 문명의 소리에서 벗어나 한적한 숲 길을 걸으며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고임선(42)씨는 "떼죽나무의 떨어진 꽃잎으로 왕관과 팔찌를 만들고 조릿대로 나뭇잎배를 만들어 계곡에 띄우면서 어린이들은 쉽게 자연에 동화된다"며 "해설사들은 어린이와 함께 새왓내(숲속의 아이들)에서 맨발로 송이 길도 걷고, 풀피리도 부르고, 올챙이도 감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현재 논란중인 5·16도로~비자림로 확장과 붉은오름~남조로 구간의 숲길에 인공적인 시설을 가미하지 않고 1~2명이 걸을 수 있는 소로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대안"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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