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질병 50선](10)수근관증후군

[제주의 질병 50선](10)수근관증후군
손가락 저리거나 감각 둔해지면 질환 의심
  • 입력 : 2011. 03.10(목) 00:00
  • 조상윤기자 sycho@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수근관증후군 증상에 대한 이학적 검사방법으로는 손목굴곡검사, 정중신경압박검사, 신경타진검사(왼쪽부터)가 있다. /사진=제주대학교병원 제공

장시간 컴퓨터 사용 등 원인
심해지면 통증으로 잠 못자
야간에 부목고정으로 효과


평소 건강에 특별한 문제가 없었던 주부 한모(47)씨는 1년 전부터 오른손이 저려 침 치료 및 약물 치료를 받아왔다. 약 1개월 전부터 증세가 심해지며 감각이 떨어지는가 하면 밤에 자다가 손이 따갑고 타는 듯한 통증으로 자주 깨곤했다. 엄지 손가락에 힘이 없어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고 젓가락 사용에도 어려움이 있어 병원을 찾았다.

병원진찰에서 환자는 양쪽의 손등을 맞대고 손목을 구부렸을 때 손바닥과 손가락의 저린 증상을 심하게 호소했고, 무지구근(손바닥의 두툼한 근육)이 위축돼 납작해져 있었다. 신경 전달속도 및 근전도 검사상 손목 부위의 신경 전달 속도의 지연과 무지구근의 근전도 이상이 있었다. 오른쪽 손목의 수근관 증후군 진단에 따라 개방적 방법으로 횡 수근 인대를 절개해 수근관 감압술이 이뤄졌다. 오른손의 감각 저하를 동반한 저린감의 증세는 호전됐고 환자는 현재 경과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수근관 모식도(왼쪽)와 무지구근이 심하게 위축돼 살이 마른 것처럼 보이는 손.

▶수근관증후군=수근관증후군은 손목의 반복된 사용으로 염증이 생기거나 근육이 부어 신경을 압박해서 생기는 질환이며 처음에는 손가락이 저리거나 감각이 없어지고 심하면 통증이 생겨 물건을 집을 수 없거나 주먹을 쥐기조차 힘들어진다.

수근관이란 손목 앞쪽의 피부조직 밑에 손목을 이루는 뼈와 인대들에 의해 형성돼 있는 작은 통로로, 이 곳으로 여러 개의 힘줄과 하나의 신경이 손쪽으로 지나간다. 수근관증후군은 이 통로가 여러 원인으로 좁아지거나 내부 압력이 증가하면, 여기를 지나가는 정중 신경이 압박돼 이 신경의 지배를 받는 손바닥과 손가락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 질환은 30~50대, 특히 여자가 남자보다 5배 더 많이 발생하며 팔에서 발생하는 신경 질환 중 가장 흔하다. 손목 사용이 많은 주부와 컴퓨터 등 IT기기 사용자들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원인 및 증상=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알려진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수근관 내부의 해부학적 구조의 변화 때문이다. 수근관절과 요골 원위부 골절이나 탈구의 후유증, 류마토이드 관절염이나 결핵으로 인한 건막염에 의한 부종, 수근관내에서 발생한 종양 등이 그 예다. 둘째, 혈관 질환이나 신경세포 질환을 야기하는 전신적 질환, 특히 당뇨병이나 알코올 중독,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수근관증후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셋째는 장시간 컴퓨터 사용 등 손목의 반복적인 동작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수근관증후군은 초기에는 약지를 제외한 손가락 끝마디가 저리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으로 시작된다. 손바닥 전체로 증상이 진행될 수도 있고 좀더 심해지면 밤중에 손이 매우 저리고 아파서 잠을 못 자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이같은 감각 증상이 악화되면 엄지 손가락 뿌리 부분에 약간 두툼하게 융기돼 있는 손바닥 근육이 위축돼 살이 마른 것처럼 보이게 된다. 이때 엄지손가락의 힘도 약해지는데 주로 많이 사용하는 오른손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단추를 잠그거나 수저질을 하는 등 손으로 하는 동작에 지장을 받게 된다. 심해지면 저리고 아픈 증상이 팔꿈치나 어깨 및 팔 전체로 확대될 수도 있다.

▶치료=수근관증후군의 치료는 이환 기간이나 증상의 경중, 원인 질환 등에 따라 다르다. 근육의 위축이나 감각의 변화가 없는 질환의 초기 단계에서는 우선 보존적 치료를 시도하게 된다.

보존적 치료로는 부목 고정 및 경구 약제 복용, 그리고 스테로이드 국소 주사 등이 있다. 가벼운 수근관증후군에서는 대개 야간에 부목 고정만으로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경구약물은 주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가 사용되며, 비타민 B6이 증상을 감소시키는데 도움이 된다는 보고도 있다. 경구약물로 증상 조절이 안될 경우 스테로이드 국소 주사를 사용할 수 있으며, 증상의 감소와 부종을 조절하는데 효과가 있다.

그러나 보존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를 포함해 증상이 심하거나 10개월 이상 지속된 경우, 무지 및 수지의 지속적인 무감각과 무지구근의 위축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수술적 치료 방법으로는 내시경을 이용한 감압술 및 절개를 통한 감압술이 있다.

[Q&A]

1. 증상이 심하지는 않은데, 수술은 언제 하는 것이 좋은가?

= 증상이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고 젊은 환자라면, 약물 치료나 다른 보존적 요법만으로 증상이 좋아질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에 대한 반응이 없거나, 10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엄지 손가락과 다른 손가락이 계속 무감각하고 손바닥 근육의 위축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2. 수술 받으면 증상이 바로 좋아지나?

= 수술적 치료의 증상의 회복 정도는 수술 전 질환의 진행 정도와 관련이 깊으며 환자마다 느끼는 정도가 달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 대개 손끝의 저린감이나 이상 감각 등은 수술 후 약 1주안에 증상의 호전을 보인다. 하지만 감각의 회복이나 무지구근의 근력의 회복은 즉시 좋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수개월 정도가 걸리며, 신경의 압박이 심하고 오래 경과된 경우에는 12개월 이상 걸릴 수도 있다. 무지구근의 위축이 수년 이상 진행된 경우 어느 정도의 회복은 이뤄지지만 영구히 회복이 되지 않는 사례도 있다.

3.수근관증후군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

= 아직까지 수근관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한 뚜렷한 예방 수칙이나 권고되는 기준은 없다. 다만 손과 손목의 반복적 사용이 수근관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으며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직업군에서는 손목이 불편한 자세로 오래 있는 등 잘못된 자세를 교정하고, 주기적으로 손과 손목에 대해 스트레칭을 실시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전문의 의견/서규범 정형외과학 교실] 주기적 휴식·스트레칭을

최근 많은 환자들이 호소하는 고통 중 하나가 손목 저림 증상이다. 주부들에게서 많이 나타나 '주부병'이라고도 불리는 수근관증후군이다. 예전에는 출산과 가사 등으로 여성들의 손목에 무리를 주게 돼 생기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몇년전 부터는 컴퓨터와 휴대폰을 비롯한 전자기기 등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손목에 무리가 더해져 발생하는 경우를 더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수근관증후군은 손목터널증후군이라고도 불린다. 그런데 손목에서 손가락으로 이르는 신경과 혈관, 힘줄이 한데 모여 있는 손목의 터널 형태의 구조에 여러 원인으로 좁아지거나 내부 압력이 증가해 이곳의 정중신경 손상으로 이어져 손바닥과 손가락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가장 흔한게 신경 압박 질환이다. 원인은 정확하지 않지만 손목의 반복적인 사용과 손목관절 부위의 골절이나 탈구, 수근관내의 종양의 발생 등이 있다. 이중 손목의 잦은 사용은 수근관내에 스트레스로 수근관이 조여지거나 압력이 증가하는 현상을 유발하면서 통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와 함께 비만 노인 당뇨병 환자 등에게서도 나타나고 있다.

증상이 나타나면 경구 약제 복용 등 보존적 치료가 필요한데 이 치료에도 반응이 없으면 수술로 치료할 수가 있다.

수술적 치료 방법으로는 내시경을 이용한 감압술 및 절개를 통한 감압술이 있다. 내시경적 수술법은 손바닥 통증 등 수술후 이환율이 낮고, 회복이 빨라 정상 생활이나 일로 빨리 복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기술적인 합병증의 빈도가 높으며, 수술 후 신경 진탕, 정중 신경 손상, 높은 재발률 등의 단점이 있을 수 있다. 절개 감압술은 피부 절개로 인한 반흔의 형성 및 술 후 악력의 더딘 회복 등의 단점이 있으나 수근관 내부를 직접 볼 수 있어 신경이나 혈관의 손상 위험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최소 절개를 통한 수술법으로 이런 단점을 보완하고 있다.

무엇보다 장기간 반복적으로 손과 손목 관절에 무리를 주는 일을 하는 경우에는 주기적으로 휴식을 취하고 손목 관절에 대해 스트레칭을 실시해 주는 것이 좋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654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