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이야기](6)호주망고 재배농 김정문씨

[귀농 이야기](6)호주망고 재배농 김정문씨
"흙이 주는 정직함에 삶 배워"
  • 입력 : 2011. 03.23(수) 00:00
  •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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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4년부터 제주에서 제2의 삶을 살고 있는 김정문씨가 자신의 비닐하우스에서 망고예찬론을 펼쳐보이고 있다. /사진=백금탁기자

2006년부터 국내 처음으로 호주망고 재배
적자 누적·시행착오 불구 농촌 생활 만족

"호주망고인 '켄싱턴 프라이드(Kensington Pride) 망고'는 국내에서 재배하고 있는 일반적인 애플망고와는 맛부터 다르다. 애플망고가 아삭하다면 호주망고는 속살이 더 부드러워 어린이나 노인 등 다양한 연령층이 좋아한다. 열매가 커 상품성도 좋고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호주망고를 재배하고 있어 향후 전망이 밝을 것으로 기대한다."

22일 제주시 한경면 조수리에 위치한 고산자연농원에 만난 농장지기 김정문(43)씨가 호주망고에 대한 큰 기대감을 표했다.

전북 남원출신인 김씨는 2004년 10월 제주로 귀농했다. 아내 강순진(37)씨의 고향인 제주를 제2의 고향으로 삼아 그동안의 도시생활을 접고 꿈꾸던 농촌으로 돌아왔다.

그는 지난 생활을 회고했다.

"늦깍이로 대학생활을 마치고 졸업하던 해에 IMF가 터졌고 취직하기도 힘들었다. 당시 친구들과 함께 컴퓨터공학 전공을 살려 '보안'시스템을 개발해 운용하는 회사를 차렸다. 대전 등 충청도 일대의 행정기관의 인터넷 보안 관련 일을 하면서 경제적으로 안정됐지만 줄곧 농사를 짓겠다는 꿈을 키워왔다. 회사도 안정돼 2004년 7월 제주로 내려왔고 처가의 일을 도우면서 농사를 시작했다. 당시 아내가 만류했었는데 이젠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그는 가온시설에서 망고 3960㎡와 한라봉 2640㎡을 비롯한 도농업기술원에서 시험재배중인 왕대추 330㎡ 등을 재배하고 있다. 망고 농사는 호주망고와 일부 애플망고를 곁들여 하고 있다. 수확시기와 가온 등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통해 현장에서 농사를 익히고 있다.

그는 농사는 알아 갈수록 더 어렵다고 했다. 2004년 호주산 망고를 수입해 1년간 검역원에 두면서 하우스를 짓고 2006년 본밭에 묘종을 심었다. 2008년부터 망고가 결실을 맺고 2009년 3톤 가량을 첫 수확하는 기쁨을 만끽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이상저온현상과 일조시간 부족으로 인해 열매가 적고 가온도 많이 해야하는 등 적자를 기록하며 어려움도 많았다.

그는 그래도 희망을 이야기했다.

"귀농은 참 잘한 일이다. 귀농을 하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적극 권장하고 싶다. 도시생활에서 누리지 못했던 자유와 흙이 주는 정직함, 그리고 그동안 소홀했던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귀농에서 얻은 가장 큰 재산이다. 큰 딸 가은(10)를 낳고 제주에 온후 예찬(7)이와 은찬(5)을 얻었다. 경제적 부담으로 도시생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는 작은 소망도 밝혔다.

"노인복지시설이나 어린이 보호시설에 망고를 매년 지원하고 싶다. 쉽게 접할 수 없는 열대과일을 맛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다. 또 아내가 언어치료사를 하고 있는데 망고농사를 잘 지어 제주지역에 언어치료센터를 세워 남을 도울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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