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농·귀농인]균형농법 키위농사 김익종·백봉선씨 부부

[부농·귀농인]균형농법 키위농사 김익종·백봉선씨 부부
"최상의 자연상태 유지하는 게 관건"
  • 입력 : 2011. 05.11(수) 00:00
  •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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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종(왼쪽)·백봉선씨 부부는 자신들이 직접 생산한 키위를 학교 유기농 급식으로 공급한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사진=강경민기자

부산서 해기사 양성 교관하다 고향에 귀촌
생산한 키위 유기농 급식 공급에 '자부심'

○… 올해 신년호를 시작으로 연재한 '귀농보고서'의 내용을 창간 22주년을 기점으로 '부농·귀농인의 이야기'로 명칭을 변경, 취재 대상을 귀농·귀촌을 비롯한 특용작물, 부자농업인 등으로 확대한다. 도시민의 삶을 벗어나 고향으로 돌아오거나 또는 제2의 고향인 제주에 정착, 농사를 지으면서 겪은 시행착오와 노하우를 들려주며 농업인으로 성공한 이들의 삶을 통해 귀농·귀촌을 계획하는 예비 새내기 귀농·귀촌인에게 현장감과 함께 희망을 심어주기 위함이다. 제주시와 서귀포지역에서 부농의 꿈을 꾸는 이들의 삶을 격주로 찾아간다. <편집자주>…○

"농사를 잘 짓기 위해서는 균형잡힌 최상의 자연상태를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건강한 사람이 하루 3끼의 밥을 챙겨 먹는 것과 같은 이치로 농사도 작물이나 과수가 잘 자랄 수 있도록 토양과 환경요인(빛, 온도, 물, 공기)의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키위를 생산하기 위해 지난 18년간 친환경 유기농법을 고수하고 묘목을 자체생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10일 제주시 용강동에 자리한 키위농장에서 만난 김익종(58)씨와 백봉선(56)씨 부부. 이들은 자연에 가장 가까운 환경에서 농사를 짓는 '균형농법'에 강한 자부심을 보였다. 농장규모는 비닐하우스 1만3200㎡를 포함해 3만3000㎡에 이른다. 일본의 경우 부부가 2640㎡의 농장을 관리하지만 이들은 4배가 넘어서는 규모를 소화하는 억척농부다. 해가 뜨기전 일을 시작해 저녁무렵 손가락이 안보일 때까지 일을 한다는 이들의 말이 실감난다.

비닐하우스의 내부 모습은 다른 곳과는 사뭇 달랐다. 성인이 곧바로 서도 넉넉하게 다닐 수 있도록 지지대의 키를 높여 쉽게 다니닐 수 있도록 하는 등 일의 효율을 높였다. 땅에는 각종 잡초가 자라고 있고 곤충도 여럿 보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키위의 생육은 좋고 꽃봉오리도 잘 맺혔다.

남편 김씨는 자연의 '순환고리'를 끊는 현대농업에 대해 훈수했다.

"눈에 보이는 풀들이 모두 잡초가 아니다. 풀이 어느정도 있어야 습도가 조절되고 토양이 마르는 것도 막을 수 있다. 연간 두차례 예초작업을 통해 퇴비로 사용하지만 풀과 과수간 유기적인 관계를 균형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바로 농부의 몫이다. 비료와 농약을 쓰지않아도 좋은 농산물을 만드는 데는 지장이 없다. 자연농법이야 말로 앞으로 제주농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전북 군산 출신인 부인 백씨는 "남편은 부산에서 해기사 교관으로 직장생활을 했고 타지생활중에도 항상 고향에서 농사를 짓겠다는 꿈을 꿨다"고 했다.

이들에게 있어 정착초기 고생도 만만치 않았다. 키위 수확이 없어 딸기며 양배추, 쪽파 등을 지으며 '연명'했다. 지난 99년 12월 폭설로 4억원 가량을 손해봤고 하우스 1만3200㎡이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고물상'으로 변하는 역경도 이겨냈다. 부지런함이 맨손으로 시작해 부농으로 일으켜 세웠다.

이들은 "이젠 꽃봉오리만 봐도 어떤 모양의 열매가 열릴지 안다. 올해 딸(동은·31)과 아들(동근·29)도 결혼시켰다. 지금까지 쌓아온 유기농법을 사장시키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자식에게 꼭 전수하고 싶다"고 했다.

농사를 통해 인생을 배운다는 것을 새삼 실감한다는 이들은 직접 생산한 키위를 학교유기농급식으로 공급한다는 것에 강한 자부심을 느낀다. 그 것이 농사의 매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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