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농·귀농인의 이야기](9)한우 키우는 이승주씨

[부농·귀농인의 이야기](9)한우 키우는 이승주씨
"우리집 소가 참 좋다는 얘기 들어야죠"
  • 입력 : 2011. 05.25(수)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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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와 함께…

한우와 함께…

▲이승주씨는 "소를 잘 키워 한우업계에서 당당히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이승철기자

사법고시 준비하다 귀향
2006년 소 5마리로 시작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도

최근 산지 한우값이 폭락하면서 축산농가들이 시름이 깊다. 사료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건축비도 고공행진이다. 그런데 한우값은 폭락하니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2009년 당시 700만~800만원에 달했던 한우 값은 현재 400만원에 불과한 수준이다.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앞날을 준비하는 귀농 축산인 이승주(44)씨의 표정은 더없이 밝아 보였다.

최근 찾아간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에 있는 그의 목장 이름은 '상쾌한 아침목장'이다. "새벽 6시면 상쾌한 하루 일과가 시작됩니다. 상쾌한 아침마다 기쁜 마음으로 축사에 가고 싶어 지은 이름입니다."

지금은 907㎡ 규모 축사에 한우 70마리가 더불어 살아가고 있지만 지난 2006년 당시에는 한우 5마리에 불과했다. 이렇게 짧은 기간동안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품질'을 중시했기 때문이었다. 이를 위해 수정란 이식사업을 직접 시도했고 고품질 소를 생산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선지 지금은 고급육 출현율 100%, 혈통등록비율 92%, 2009 가축인공수정사 자격증 취득, 2010년 2월 해썹(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 2010년 5월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 등을 받기도 했다. 특히 무항생제 인증 축산 농가는 1~2%에 불과, 서귀포지역에는 10여개 농가 뿐이다.

늦깎이 대학생으로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고시를 준비하다가 귀농을 결심, 2005년 한우 5마리로 축산업을 시작, 귀농 5년만에 한우 70마리를 사육하는 탄탄한 목장주로 성장한 그는 귀농인으로서는 성공가도를 달려온 것 같지만 집에 재정적 보탬이 됐던 기억은 2009년을 제외하면 별로 없다. "사법고시 준비를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와 귀농을 시작한지 햇수로 7년째인데 올해가 가장 어렵습니다."

그의 귀농준비는 2002년 한라봉 농사로 시작됐다. 이후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한우를 키우는데 전념하고 있다. 농장에서 나오는 분뇨는 부친의 감귤농장에 퇴비로 모두 소화하고 있다.

"귀농은 '낭만'보다는 '재정고민'에 맞닥뜨릴수 밖에 없다"는 그는 귀농후 돈을 아끼기 위해 축사를 짓는데 직접 노동을 하고 지금도 여러가지 손재주를 발휘해 이것저것 만들어 쓰기도 한다. 그는 귀농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일단 적성에 맞는 걸 찾아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도 자신의 꿈을 실현시킬수 있을 거란 생각이 있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어도 꿋꿋이 버텨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를 버티게 만드는 꿈이 '부농'이냐고 물었다. "부농을 꿈꾸진 않습니다. 우리집 소가 참 좋다는 얘기를 듣고, 한우업계에서 당당히 인정받고 싶습니다. 그 결과 부수적으로 부농이 될 수 는 있겠지만 부농을 목표로 한다면 그것에만 끌려가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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