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봉석과 함께 하는 포스트독서]욕망의 덧없음 그린 '낯익은 세상'

[손봉석과 함께 하는 포스트독서]욕망의 덧없음 그린 '낯익은 세상'
  • 입력 : 2011. 08.16(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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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돈을 모아야 하는가?"
가장 빈곤한 것이 가장 풍부하다

소설가 황석영이 문단에 나온 지 햇수로 50년 만에 펴낸 장편소설이다. 누군가 그에게 쓰레기장에 가면 지난 세월을 보낸 욕망의 존재들이 나올 것 같다는 말을 했고, 그리하여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이제 자본주의는 세계의 운명인 것처럼 보인다. 어떻게 벗어나야 할지 서로 다 알면서도, 마치 옛날 민담에 나오는 호랑이 꼬리를 잡고 달리는 소금장수 신세같이 놓을 수도 멈출 수도 없다. 파국의 여러 징조가 보이는데도 꼭 잡고 계속해서 달려야만 한다. 내가 도시 외곽의 쓰레기장에 주목한 것은 지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현재의 삶이 끝없이 만들어서 쓰고 버리는 욕망에 의하여 지탱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보다 더 많은 생산과 소비는 삶의 목적이 되었고 온 세계가 그것을 위하여 모든 역량과 꿈까지도 탕진한다. 그러므로 이 작품에 드러나 있는 풍경은 세계의 어느 도시 외곽에서도 만날 수 있는 매우 낯익은 세상이다. 지옥 또는 천국처럼 낯선 것이 아니라 너무도 일상적으로 낯익게 되어버린 것이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여기까지 달려오면서 만들어낸 세계이기 때문이다."

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면 사람들이 흔히 하는 이야기가 재테크는 '불로소득이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불로소득은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고 얻어지는 소득이라는 것인데 사실 이것은 맞지 않다. 엄청난 경제공부와 통찰이 있어야 재테크라는 것을 통해 겨우 은행이자를 약간 웃도는 소득을 얻는 것이 역사가 말해주는 결과이다. 일반사람들이 10% 이상의 연 수익률을 계속해서 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고, 대부분은 은행이자만도 못한 소득을 얻는다. 이 또한 나름대로 시간을 투자해서 노력한 사람들을 전제로 한 것이다. 세상에 땀을 수분으로 섭취하지 않고 맺은 열매는 없다. 노력 없이 부를 권력을 얻는 사회라면 그런 사회는 건전한 사회라고 할 수 없으며 반드시 바뀌어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나는 지금 이 세상도 완전하지는 않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건전한 사회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노력하지 않고 투자할 거면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얼씬도 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다.

8월에 들어서자 마자 세상은 검은 구름이 잔뜩 끼었고 전문가들도 언제 걷힐 지 예상하지 못하는 두려움의 시대로 가고 있다. 증권사 직원이 자살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하는 기술적인 접근보다, 왜 돈을 왜 모아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먼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의 말을 빌려본다면 그는 '인간의 존엄성을 누릴 수 있는 정도의 돈은 필요하다. 그리고 이것은 성실성과 노력에 의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 이상의 돈을 추구하는 것은 탐욕이며 아무런 의미도 없는 행동이다'고 말한다.

이 책은 '가장 빈곤한 것 속에 가장 풍부한 것이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품어낸다. 그리고 이렇게 결론을 짓는다. '다시, 희망은 우리에게 있다.' <공인회계사 : @seomcpa, sbse-jejutax.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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