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봉석과 함께 하는 포스트독서]스펜서 존슨이 이야기하는 '행복'

[손봉석과 함께 하는 포스트독서]스펜서 존슨이 이야기하는 '행복'
  • 입력 : 2011. 12.27(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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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는 불평과 불만의 시작
자신이 처한 현재를 더욱 소중히

미국에 온지 한 달이 다 되어 간다. 우리가 머물고 있는 숙소에는 가족 단위의 한국 여행객들이 많다. 여행객들의 대부분은 열흘에서 보름 정도의 일정으로 온다. 그들의 스케줄을 보자면 미국 서부의 주요 관광지이다.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라스베이거스, 그랜드캐니언은 무조건 들어가 있다. 한국에서 준비해온 여행일정표 종이를 손에 들고 동도 트기 전에 나선다. 그리고 녹초가 되어 밤에 들어온다.

그러니 렌터카를 반납할 때 렌터카 회사 직원이 놀란다. 하루에 몇 백 킬로미터씩 운전하는 사람은 한국 여행객들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인에게는 한정된 시간에 많은 일을 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미국에 갔는데 라스베이거스도 안 갔느냐는 말을 듣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식사를 할 때마다 서로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자신들이 들른 곳에 대해 이야기 마당이 벌어진다. 이때 얼마나 많은 곳을 들렀느냐가 주요 논점이 된다. 많이 들른 사람들은 여행을 잘한 것으로 인정받는다.

유명 관광지에는 한국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들은 빨리 빨리 보고 다른 장소로 이동하기에 바쁜 모습들이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너무 여유가 있어 보인다. 다른 일정을 위해 서두르는 것 같지도 않았다. 지금 있는 곳을 즐기는 것이 더 중요해 보였다.

한국 사람들은 여유를 부려도 될 만큼 발전했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이 선진국이라지만 사실 많은 국민들은 우리보다 소득수준도 낮고 지출이 많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사람은 불행해 보인다. 돈이 있어도 더 많은 부자들과 비교하기 시작한다. 그러면 갑자기 돈이 없는 사람으로 전락해서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높은 지위를 얻어도 만족하지 못한다. 더 높은 지위의 사람과 비교하니 자신의 지위는 낮아져 버린다. 반면 미국인들은 행복해 보인다. 주말이면 비싼 돈을 지불하면서도 가족들과 공원과 외곽으로 피크닉을 간다. 그들은 남과 비교하기 위한 삶을 살지 않는 것 같았다. 자신은 자신이고 남은 남이라고 생각한다.

올림픽을 보면 그런 문화가 확연히 구분된다. 우리는 메달 개수를 실시간으로 체크하며 순위를 매긴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메달 개수를 비교하지도 않는다. 미국인들 중에는 많은 사람이 포기하고 산다고 한다. 기대치를 낮추고 살면 의외로 행복하다는 것이다. 여행 중에 누군가 말했다. 한국은 비교하는 것만 고치면 된다고 말이다.

나는 회계사 초년생 시절이 생각났다. 그때 우리 회사는 다른 회계법인보다 상당히 많은 보너스를 받았다. 생각지도 않았던 보너스에 우리 동기들은 너무 기뻐했다. 그런데 다음날 동기들끼리 이야기 하다가 깜짝 놀랐다. 동기들 사이에 보너스가 약간의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절대적으로 많았지만 비교를 하고 나니 모두 불만이 생겼다.

스펜서 존슨은 이렇게 말한다. "내가 행복하면 온 세상이 행복하고, 내가 불행하면 온 세상이 불행해진다. 나를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 일에서도 인생에서도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다." 나와 다른 남의 기준에 나를 비교하지 말아야 한다. 비교하기 시작하면 모든 것을 가져도 행복하지 않는다. <공인회계사 손봉석 : @seomcpa, sbs@e-jejutax.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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