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옥의 식물이야기](33)식물도감에 없는 이름 참나무와 대나무

[문명옥의 식물이야기](33)식물도감에 없는 이름 참나무와 대나무
  • 입력 : 2011. 09.17(토)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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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무는 일반적으로 도토리가 달리는 나무를 칭한다. 사진은 떡갈나무(사진 왼쪽)와 신갈나무.

특정종 칭하는 식물명 아닌 대표명사 이유
도구·일상용품 등 인간역사 맞물리며 인기

뽕나무가 뽕! 방귀를 뀌니, 대나무가 대끼놈! 하며 야단을 치고, 참나무가 참아라 하는 노래가 있다. 나무 이름으로 재미있는 말놀이를 즐기는 전북 부안의 전래동요이다.

이 노래에 등장하는 나무들은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쓰임새가 뛰어나 오랜 역사동안 우리 민족과 함께하며 사랑받고 있는 나무들이다. 그런데 이 나무들 중 참나무와 대나무의 이름에는 재미있는 사실이 한 가지 숨겨져 있다.

식물도감에서 참나무와 대나무를 찾으면 그 이름을 찾을 수 없다. 왜 일까?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이름인데 말이다.

그 이유는 참나무와 대나무가 특정종을 칭하는 식물명이 아니라 대표명사이기 때문이다.

참나무는 일반적으로 도토리가 달리는 나무를 말한다. 간혹 확대해서 참나무과 전체를 칭하기도 하나 이는 너무 비약된 해석이다. 상수리나무, 떡갈나무, 굴참나무, 신갈나무, 졸참나무, 종가시나무 등 가시나무류 모두가 참나무이다. '참'은 '진짜'로 해석될 수가 있는데 이는 참나무류의 다양한 쓰임새에서 비롯되어 칭해졌을 것으로 생각된다. 사실 학술명의 속(屬, 무리)명인 'Quercus'의 의미 또한 '좋은 목재'라는 뜻을 갖고 있다.

대나무는 벼과에 속하는 식물군이다. 단자엽식물이므로 나이테가 없고 비대생장을 하지 않는다. 게다가 줄기는 가운데가 빈 원통형으로, 학술적으로 본다면 '나무'라는 호칭이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 실제로 국내 대나무류의 식물명은 '00대', '00죽(竹)' 등으로 이름 지어져 있다. 어쩌면 대나무는 유사 이래로 인간에게 가장 유용한 식물군일지 모른다. 과거로부터 무기를 비롯한 도구, 일상용품, 가구, 건축 등에 다각적으로 활용되었다. 게다가 우리 민족은 대나무의 푸른 지조와 곧은 절개를 칭송하기도 한다.

과거 사람과 자연의 관계는 매우 우호적이었다. 그러나 이젠 착취, 지배적인 관계로 변화되고 있다. 제주도 마찬가지다. 점점 황폐해져 가는 제주의 자연을 지켜 낼 '대'쪽 같은 '참'사람들이 필요할 듯하다. <이학박사·제주대 기초과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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