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글로컬제주기업](8)한기림 백도라지 연구소

[작지만 강한 글로컬제주기업](8)한기림 백도라지 연구소
30여년 외곬 인생… 名人의 반열에
  • 입력 : 2011. 09.28(수) 00:00
  • 김성훈 기자
  • 글자크기
  • 글자크기
30여년의 땀과 노력이 담긴… 

30여년의 땀과 노력이 담긴… 

▲한기림 백도라지 이기승 대표의 부인 임정애(50)씨가 백도라지로 만든 가공식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강희만기자

전국 유일 백도라지 농사… 땅에서 전문지식 키워
재배에서부터 식품 가공·판매 등 홀로 고군분투
전국적 인기 급상승 속 인삼·청도라지 도전 거세

30여년간 한 우물을 판 그에게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몇 개 달려 있다. 하나의 특화상품을 고집한 그에게 대한민국 정부도 "국가나 농업기관이 해야 할 일을 개인이 이뤄냈다"며 극찬하고는 전문가에게 주는 최고 명예를 부여했다.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에서 백도라지 농사와 함께 상품을 제조, 판매하고 있는 한기림 백도라지 연구소 이기승(55·사진) 대표의 얘기다.

이 대표가 현재 상품화하고 있는 백도라지 분야는 한기림이 전국적으로도 유일하다. 현재 이 대표의 농장 외에 제주는 물론 전국적으로 재배되거나 상품으로 제조돼 판매되고 있는 것은 청도라지다. 수 만평에 이르는 땅에 대규모로 백도라지가 재배되고 있는 곳은 이 대표의 농장이 전국적으로 유일하다. 물론 상품으로 제조돼 시판되고 있는 것도 한기림 백도라지 연구소를 거친 상품일 수 밖에 없다.

백도라지와 고락을 같이하면서 터득한 산 지식은 그를 '명인'의 반열에 올렸다. 지난 2009년 농촌진흥청으로부터 특용작물분야 '2009 대한민국 최고 농업기술명인'으로 선정됐다. 제주인으로는 최초다.

이 대표는 "지난 1984년 시험재배후 1987년부터 본격적으로 백도라지에 매달리기 시작했으며 1994년 제대로운 연구를 거친 후 2001년 시장에 처음으로 백도라지를 내놓게 됐다"고 30여년의 과정을 요약했다. 하지만 이 대표의 30여년 백도라지 삶은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사실 저 역시 도라지에 대한 지식은 전무했죠. 선대로부터 백도라지를 물려받아 그냥 시장에 내다파는 정도였지만 백도라지를 매체로 상품을 개발해 판매하려 할 때부터 고난이 시작됐죠"라고 말했다. "전국적으로도 백도라지에 대한 전문가가 없어 스스로 터득할 수 밖에 없었어요. 하루하루 백도라지의 특성을 스스로 연구하고 궁금한 것은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땅에서 배우게 됐습니다"고 말했다. 땅에서 배운 노하우가 그를 명인의 반열에 오르게 하는 원천이 된 셈이다.

하지만 그는 어렵사리 터득한 지식을 전국적으로 백도라지를 재배하고 싶다며 문의를 해오는 농업인들에게는 아낌없이 전수하고 있다.

"백도라지는 특용작물로 충분한 경쟁력이 있지요. 그래서인지 전국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농업인들이 많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저의 능력을 줄 수 있다는 게 오히려 감사한 일이죠"라고 말한다.

이 대표의 노력이 곁들여져 한기림이 내놓는 백도라지 분말 등 가공식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전국적으로 수요가 엄청남에도 공급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때 일본 등에 수출도 했지만 전량 국내 판매로 돌렸다. 이 대표는 "5년 전만 해도 시장에서 흔한 청도라지에 밀려 판로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기관지와 가래·기침·천식 등에 효험이 알려지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죠"라고 말했다. 호사다마라 할까, 백도라지 인기가 급상승하자 다른지방 70여곳의 대규모 청도라지 농가는 물론 인삼농가까지 합세해 한기림을 타깃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불사하고 있는 형국이다.

도라지 분야에서 어느 누구도 범접하지 못하는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이 대표지만 아쉬움이 없지 않단다.

그는 "개인이 재배에서 가공과 판매 등 전분야를 아우르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며 홀로서기에 대한 부담과 고충을 살짝 내비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 대표는 백도라지 농사를 계속할 것이고 땅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는다.

"흙과 함께 살아오면서 땀흘린 만큼 보람을 느끼게 해준 것은 도라지 농사"라며 "이제는 농민 스스로 대체 작물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2887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