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봉석과 함께 하는 포스트독서]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손봉석과 함께 하는 포스트독서]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입력 : 2011. 10.18(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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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관은 자연과의 어울림
규모보다는 천연자원 활용 우선


올 겨울에는 가족들과 함께 미국 서부를 두 달간 돌아보려고 한다. 그 나라 문화를 배우기 위해 편안한 패키지 여행은 버렸다. 모든 일정을 아내와 내가 계획하고 숙소와 렌터카를 직접 예약하고 있다. 그런데 가장 어려운 것이 숙소였다. 두 달간 장기로 가는 것도 문제이지만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가족들과의 여행에 가장 고민할 것은 어디에서 묵을 것인가 였다. 아이들이 많아서 침대를 쓰는 미국 호텔에서는 방을 두 개 예약해만 했다. 하루에 100달러가 넘는데 하루에 200달러 씩 두 달이면 1만2000달러가 되었다. 가격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한 곳에서 두 달 정도 머무르려면 세탁과 취사 등은 불가피한 것인데 호텔은 이것도 안됐다. 게스트하우스나 모텔 등도 알아봤지만 가족여행객에게는 적합하지 않았다. 나는 홈페이지를 방문해보고 현지에서 생활해본 사람들에게 가족과 함께 가는 장기여행객에게 가장 적합한 숙소가 무엇인지 물었지만 확실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나는 우리나라에 흔하게 있는 콘도나 펜션 등을 그리워하며 왜 외국에는 이런 시설들이 없을까 하고 아쉬워했다. 온돌방이면 방 하나만 예약해도 충분하고 한 두달 거주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결국 나는 한인들이 운영하는 숙박시설에서 그나마 만족할 만한 곳을 찾을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우리나라의 구들과 굴뚝의 슬기로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서양의 벽난로는 굴뚝이 바로 붙어 있어서 열이 연기와 함께 밖으로 나간다. 그러나 우리나라 굴뚝은 길게 밖으로 나와 있음으로 해서 열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난방에 아주 유리하다. 난방의 문제는 열을 어떻게 오래 붙잡아두고 연기가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밖으로 잘 빠지느냐에 있다. 우리 조상들은 열기는 오래 잡아두고 연기만 빼내는 방법을 터득했다. 그것이 구들의 슬기이고, 구들의 과학이다."

한편 윤홍준 교수는 경복궁에 대해서 줄곧 듣는 정말로 기분 나쁘고 화나는 말은 "자금성에 비하면 뒷간밖에 안된다"는 식의 자기비하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한다. "그런데 이런 말은 한국인에게서만 들을 뿐 외국인들에 한테선 들어본 적이 없다. 규모는 자금성이 크지만, 경복궁은 위치 설정이 탁월하다. 즉 경복궁은 우리나라 건축의 중요한 특징인 주변환경, 즉 자연과의 어울림이라는 미덕을 지니고 있다.

요즘 중국인들이 한국을 많이 찾는데 왜 우리나라, 또 제주를 찾는가에 대해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관광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규모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중국에 규모로 경쟁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한다. 오히려 제주는 아기자기하면서 한 두시간 내에 산과 바다, 천(川)과 오름 등을 모두 볼 수 있는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뭔가를 계속 만들고 규모를 키우는 하드웨어보다 천연자원을 어떻게 활용할까 하는 소프트웨어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그리고 지금 당장이 아니라 천년 후의 후손들에게 어떻게 물려줄 것인지 장기적인 시각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은 제주가 세계7대 자연경관이 되길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은 반드시 봐야 하는 책이다.

<공인회계사 : @seomcpa, sbse-jejutax.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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