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화예술재단(이하 재단) 누리집에 들어가면 제주메세나운동본부(이하 본부) 배너가 달려 있다. 이곳을 클릭하면 '본부 홈페이지는 2011년 8월 개통될 예정입니다'라는 문구를 확인할 수 있다. 아직 먹통인데다 6개월이 넘도록 틀린 정보를 바로잡지 않는 이유를 재단 측은 "그동안 본부가 발족되지 않아 구심체가 없었고, 메세나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신청한 예산도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우 도정이 지난해 발표한 '도지사 공약사업 추진상황'에 따르면 재단은 그동안 메세나운동 벤치마킹, 기업인과의 간담회 2회, 1사 1예술단체 자매결연 맺기 운동을 펼쳤다. 벤치마킹과 간담회가 무슨 일을 하는 것인지는 설명할 필요도 없으며, 지난해 말까지 8개 결연을 맺겠다던 자매결연 실적은 전무하다. 그 이유도 재단은 누리집 문제처럼 구심체와 예산의 부재 탓으로 설명한다.
지난 연말에는 기업과 문화예술단체 결연으로 상생 전략을 마련하겠다며 재단에 설치한 본부 발족식이 열렸다. 발족식에는 당초 참석할 예정이던 도지사 대신 부지사와 많은 문화예술인이 참석했지만 기업인으로는 현승탁 제주상공회의소 회장이 유일하게 자리했다. 그래서 양영흠 재단 이사장은 이날 오찬 도중 몇몇 기업인의 실명을 거느리며 "도지사가 참석하려다 갑자기 일정이 변경돼 불참하게 되니까 기업인들이 참석하겠다던 약속을 어겼다"고 볼멘소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단은 지난해 조직을 개편하기 위한 조직진단 용역을 진행하면서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비공개로 일관한 전력을 지니고 있다. 문화예술 현장에서는 이번에 공개된 메세나운동 추진 계획에 대해서도 "다른 지역에서 시행하는 내용을 그대로 베꼈을 뿐 제주 실정에 맞는 사업을 찾아볼 수 없다"고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언제부터인가 선거공신들이 재단 주요 자리를 꿰차면서 예의주시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외부에 비쳐지는 모습이 이런데도 재단은 내부 문제를 외부 탓으로만 돌리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제주도 문화예술 정책에 불만을 표출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다. <표성준 문화체육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