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산초등학교 제32회 졸업기념 사진. 맨 앞줄 오른쪽에서 세번째가 양승필 교감이다. 양 교감은 "당시 제자들이 지역사회의 일꾼으로 성장한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1977년 3월 신산초등교 부임 6학년 담임제자들 지역사회 일꾼으로 성장해 뿌듯
"소중한 것의 가치가 인정받는 시대가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1978년 2월 신산초등학교 32회 졸업생들과 찍은 기념사진을 꺼내 보이며 말을 건네는 양승필 세화초등학교 교감. 교사 누구에게나 초임지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양 교감도 당시 정부의 교원수급정책 실패로 제주교육대학을 졸업하면 바로 교사로 임용돼야 했지만 2년이란 시간이 지난 후에야 이뤄졌다.
양 교감은 "1977년 2월 지금의 아내와 결혼을 했고 다음달에 신산초등학교 6학년 담임교사로 발령을 받아 학교 뒷편에 있던 관사에 신혼살림을 꾸리게 됐다"며 "이러다 보니 학생들과의 유대감은 물론 지역의 어른들과 무척이나 가깝게 지냈는데, 아내도 학부모가 일이 있어 아이를 관사에 맡기면 가정교사 역할까지 척척 해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양승필 교감
양 교감도 열정을 가지고 제자들이 애교심과 애향심을 갖도록 가르쳤는데, 조기운동회를 조직해 인근 학교와의 계주시합에서 연거푸 우승하며 마을주민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기도 했다. 양 교감은 "강황금·백금 쌍둥이 자매와 홍성남·오완석 군 등 6학년 학생과 5학년 양재봉 군을 중심으로 계주팀을 꾸려 출전한 대회마다 우승을 차지했다"며 "우승을 할 때마다 교사와 학생은 물론 지역의 공동체까지 기쁨을 같이했던 추억을 더듬어보면 꿈을 꾸는 것같이 행복했던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가난했던 시절 졸업앨범을 만들 돈이 없어 기념사진 한장에 초등학교 6년간의 추억을 담았다는 양 교감. 양 교감은 "앨범 속 제자들의 이름 전부를 기억해내지 못하는 것이 미안하다"면서도 "태호는 적십자 혈액원의 과장으로, 현철이는 경찰관으로, 중서는 공무원, 상면이는 원자력 발전소에, 정인이는 은행에, 용남이는 해양경찰관으로 근무하는 등 지역사회의 일꾼으로 성장했다고 제자들의 자랑을 늘어놓았다.
특히 현재 표선중학교 영어교사로 재직중인 강연심 제자는 35년째 스승의 날이 되면 카네이션을 들고 찾아오는 1등(?)제자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양 교감은 "이 사진 한 장은 지금의 나에게는 너무 소중한 것이 되었다"면서 "하지만 소중한 것이 없어지면서 학생·교사·학부모·지역사회간에 믿음과 신뢰가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소중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 가치 또한 인정해준다면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교감은 "초임지에서 딸 아이(효신)를 얻었는데 이름을 지을 때 신(新)자를 신산초교의 '신'자와 같은 한자로 했을 정도로 각별했다"며 "후배 교사들도 첫 발령받을 때의 마음을 되새겨 제자와 학부모들과 남다른 사랑을 키워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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