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아픈 청춘에 거는 기대

[편집국 25시]아픈 청춘에 거는 기대
  • 입력 : 2012. 01.19(목) 00:00
  • 김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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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고 노래 부르며/놀던 시대는 지나가고/우리의 앞에는 장래가 걱정되는 내일이 온다." 1980년대 후반 청춘에게도 사회는 녹록치 않았다. 전국 대학가의 낙서를 모아 엮은 시집 '슬픈 우리 젊은날'에는 80년대 학번의 삶의 무게가 담겨있다.

요즘 청춘들이 느끼는 통증은 더 유별나다. 등록금 취업 결혼 출산 어느 하나 쉬운 게 없다. 제주지역 청년들은 먹고살 걱정에 한숨만 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청년취업자(15~29세)수는 4만 3000명이다. 2010년 4만명에서 약간 증가했지만 좋아할 순 없다. 도내 전체 취업자 수는 큰 폭으로 늘었지만 청년취업자수의 증가폭은 미미하다.

상황이 이러하니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기성세대의 위로에도 불구하고 20대가 들고 일어났다. 지난해 불거진 반값 등록금 투쟁의 선봉에는 20대가 있었다. 최근 제주지역에선 대학생을 주축으로 한 '내 삶을 바꾸는 희망학생회'가 꾸려졌다. "아르바이트 등록금 스펙쌓기 등 절망의 트라이앵글에서 벗어나기 위해 함께 힘을 모으자"는 이들의 취지에선 사회문제에 적극 뛰어들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혼자 발버둥 치던 청춘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에 눈을 돌린 것이다.

정치 무관심 세대로 꼽히던 20대의 움직임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기성 정당들은 청년 정치인을 통해 그들을 대변하겠다고 야단이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27세 벤처사업가 이준석씨를 디도스검증위원장으로 추대한 데 이어 민주통합당도 청년대표 국회의원을 내겠다고 나섰다. 20대의 표를 얻기 위한 구색 맞추기라는 비판도 있지만 청년들이 던진 '짱돌'이 일으킨 파장임은 분명하다.

20대의 여의도 정치를 위한 멍석이 깔렸다. 하지만 고도의 정치행위가 필요한 자리에 20대를 세우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논쟁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사회를 향한 분노의 힘은 크지만 그것만으로 새로운 사회를 쌓을 수 없는 까닭이다. 20대가 원하는 사회상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당 정치에 직접 참여하지 않더라도 합리적인 정책제안을 가까이 할 필요가 있다. 총선과 대선이 치러지는 올해, 청춘들이 불러일으킬 바람을 기대한다. <김지은 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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