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되돌린 그때 그 추억](8)오현중 태권도부 김형준 코치

[사진으로 되돌린 그때 그 추억](8)오현중 태권도부 김형준 코치
"즐기면서 하는 그 마음은 변치 않았으면…"
  • 입력 : 2012. 02.23(목) 00:00
  • 문기혁 기자 ghmo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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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 코치가 초등학교 6학년이던 1991년 도내 한 태권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금메달을 목에 걸고 찍은 사진.

선수 활동시절 집합·기합 기억 아직도 선명
운동 환경 많이 개선… 당시 힘들어도 행복


금색 메달을 목에 건 흰 도복 차림의 사진 속 한 소년.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있는 아이치고는 다소 어두운 표정이 궁금중을 유발한다.

사진의 주인공인 김형준(35) 제주 오현중학교 태권도부 코치는 사진을 보며 20여년 전 초등학생 선수 시절을 떠올렸다.

"도내 한 태권도 대회에서 우승하고 찍은 사진이에요. 표정이 좀 안좋죠? 왜 안 기뻤겠어요. 이유가 다 있죠. 그 대회 단체전에서 우리 학교가 우승을 못했거든요."

김 코치는 "당시에는 대회에 나가 개인상을 휩쓸어도 팀 성적이 안좋으면 좋은 표정을 지을 수 없는 분위기였다"며 사진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사진 속 어린 소년이 성큼 자라 중학교 태권도부 코치로 성장할 만큼이나 당시와 지금은 운동하는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제가 선수로 활동할 때는 코치·선배들의 말이 곧 법이고 진리였던 시절었죠. 이유없는 집합이나 기합에도 선배가 시키면 무조건 해야 했죠. 제자나 후배가 먼저 의견을 표시한다는 건 상상도 못하던 시절이죠. 그런데 지금은 달라요. 아이들이 먼저 조언도 구하고 휴대폰을 통해 메시지도 거리낌 없이 보내곤 해요."

그는 운동부 내부의 분위기뿐만 아니라 타 학교 운동부와의 분위기도 많이 변했다며 말을 이어갔다.

"예전에는 다른 학교, 특히 라이벌 학교와는 눈도 안 맞추고 서로 원수처럼 으르렁 거렸죠. 선수들만 그랬던 게 아니고 코치들도 엄청 사이가 좋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제는 많이 변했어요. 같이 밥도 먹고, 컴퓨터 게임도 해요. 전국대회에 같이 나가게 되면 서로가 서로의 응원단이 돼 주기도 하죠"

요즘 아이들의 관점으로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고단했던 선수 시절 얘기가 계속됐지만 김 코치의 표정은 말을 이어갈수록 더욱 즐거워 보였다.

"그 때는 정말 힘들었어요. 운동도 힘들고 선배들도 무서웠어요. 하지만 항상 즐기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다 보니 어느샌가 저도 자연스럽게 즐기면서 운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힘들었지만 그 만큼 소중한 시간들이죠. 이에 반해 요즘 아이들은 예전보다 훨씬 밝은 분위기에서 운동하지만 그 만큼 즐기면서 운동하는 모습은 사라진 것 같아 아쉬워요."

아이들 이야기가 나오자 사뭇 진지해진 그였다.

"공부와 운동 모두 즐기지 못하면 절대 좋은 결과를 낼 수 없어요. 진심으로 즐기면서 해야 좋은 결과로 이어지죠.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것들이 변했지만 즐기면서 하는 그 마음 만큼은 변치 않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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