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블루오션 물산업H2O](8)용천수 분포와 이용

[제주의 블루오션 물산업H2O](8)용천수 분포와 이용
생명의 원천이자 독특한 제주향토문화 싹트게 한 모태
  • 입력 : 2012. 05.14(월)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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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애월읍 동귀마을어장에 있는 용천수가 고갈된 채 방치되고 있다. /사진=강경민기자

저지대 용천수 70% 옛 남·북군 지역 분포
도내 701개소 용출량 1일평균 108만3363㎥
주먹구구 복원 이용자 외면…전수조사 해야
道, 용천수 보전·관리 학술조사 진행 예정

▶용천수의 역사 문화적 의미

용천수의 역사는 '제주의 물 이용 역사'라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제주의 수자원 개발·이용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상이다.

척박한 화산토의 땅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 살아가야만 했던 제주도민에게 용천수는 생명의 원천이자, 제주의 독특한 향토문화를 싹트게 한 모태가 되었다.

용천수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마을이라는 집단으로 발전했고 용천수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물허벅', '물구덕', '물팡'과 같은 제주도만의 독특한 물 이용문화가 자연스럽게 뿌리내렸다.

또 용천수를 식수용, 목욕용, 세탁용 등과 같은 용도로 구분해 물을 효율적으로 이용함과 동시에 지역주민 모두가 물 지킴이 역할을 하기도 했다. 아울러 용천수는 만남의 장소 뿐만 아니라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대화의 장소로서 한 몫을 했다. 이른 아침마다 혹은 일터에서 돌아온 후, 부녀자들은 물허벅으로 용천수를 길어다 '물항'을 가득 채워야 했고 이런 까닭에 제주의 여인과 '물허벅'은 제주를 상징하는 생활문화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용천수 분포

도내 용천수는 그 분포위치에 따라 크게 저지대 용천수, 중산간지대 용천수, 그리고 고지대 용천수로 구분한다. 저지대 용천수는 해발 200m 이하의 저지대에 분포하고 있는 것이고 중산간지대 용천수는 해발 200∼600m 사이 지역에 분포하는 것, 고지대 용천수는 해발 600m 이상 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것을 말한다. 저지대 용천수는 전체 용천수의 92.1%에 해당하는 839개소, 중산간 지대에는 전체의 5.6%에 해당하는 51개소가 분포하고 있으며 해발 600m 이상의 고지대에는 21개소(2.3%)가 분포하고 있다.

고지대 용천수는 해발 1862.6m의 백록담 기슭에 위치한 방아샘을 비롯해 모두 21개소이다. 표고별로 보면 해발 600∼1000m 지역에는 관음사물, 천아계곡물, 선녀폭포, 성널샘, Y계곡물 등 8개소가 분포하고 해발 1000∼1500m 지역에는 어승생물, 영실계곡물, 원점비물, 사라악약수, 사제비물 등 6개소가 있다. 해발 1500m 이상 지역에는 용진각물, 영실물, 오름약수, 백록샘, 방아샘 등 7개소가 자리하고 있다.

▲제주시 모 펜션이 동귀마을어장 바다로 버려지고 있는 용천수를 활용하고 있다. /사진=강경민기자

해발 200∼600m중산간 지역에는 모두 51개의 용천수가 분포하고 있다. 표고별로 보면 해발 200∼300m 사이에는 유수암천(애월읍 유수암리)을 비롯해 31개소가 분포하고 있으며 해발 300∼400m에는 산천단물(제주시 아라동) 등 12개소, 해발 400∼600m 사이에는 열안지물(제주시 오라동) 등 8개소가 분포하고 있다. 이들 용천수도 고지대 용천수의 경우처럼 전기전도도, 총고형물질 함량 및 수온이 표고가 높아질수록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해발 200m 이하의 저지대에는 전체 용천수의 92.1%에 해당하는 829개소가 분포하고 있다. 옛 북제주군 지역에 376개소가 위치해 있어 전체의 45%를 차지하고 있으며 옛 남제주군의 경우는 201개소(24%), 옛 제주시와 옛 서귀포시지역이 각각 109개소, 143개소가 분포하고 있어 저지대 용천수의 70%가 옛 북제주군과 남제주군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 용출량 및 수질

제주특별자치도수자원본부가 지난 1998부터 1999년까지 701개소에 대해 용출량을 측정한 결과 평균 108만 3363㎥/일, 최대 160만8342㎥/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993년 한국수자원공사가 조사한 결과(111만129㎥/일)와 비교할 때, 평균 용출량은 2만6766㎥/일이 적은 반면 최대 용출량은 49만8213㎥/일이 많은 것이다. 지역별로는 제주시 지역 내 용천수가 65만5279㎥/일이고, 서귀포시 지역이 42만8084㎥/일이다. 용천수의 용출량 변동량(최대 용출량-평균 용출량)은 52만3570㎥/일로서 평균 용출량의 48%에 해당해 강수량에 따른 용출량의 변동 폭이 매우 큰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도에서 발간한 '제주의 물, 용천수'(1999)에 실린 서귀포시 호근동 해안가 돔베낭골물.

또 389개 용천수에 대한 수질특성을 조사한 결과 대체적으로 해안지역에서 한라산 쪽으로 갈수록 음·양이온 성분들의 농도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염소(Cl-)·황산(SO42-)·나트륨(Na2+)·칼륨(K+)·마그네슘이온(Mg2+)은 해발 10m를 기점으로 농도의 변화가 급격하게 나타나며 질산성질소(NO3-N)·중탄산염(HCO3-)·칼슘(Ca2+)은 해발 300m를 기점으로 농도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중탄산염을 제외한 성분들은 해발 300m 이상 지역에 위치한 용천수에서 강우의 조성에 가까운 농도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지하수의 순환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지층 내에서 물-암석상호반응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염소·황산·나트륨·마그네슘이온 성분들이 해발 10m 이하에 위치한 용천수에서 높게 나타나는 것은 해수와의 혼합 영향인 것으로 보이며, 질산성질소와 칼슘이온의 증가 또한 인위적인 영향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

▶ 용천수 자연환경보전 이용시설 사업

제주자치도와 행정시는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사업비 6억원을 투자해 마을 용천수 37개소를 복원·정비했다. 용천수 수원에 대한 옛 물길 복원과 친환경 친수공간으로 조성한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제주시 26개소( 한림읍 고도물· 조천읍 고도물· 애월읍 하물· 한경면 쇠물 등) 서귀포시 11개소( 대정읍 홍물· 동홍동 가시머리· 대천동 악근천· 안덕면 녹남물 등)이다.

하지만 도내 용천수 복원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져 이용자들이 외면을 하면서 그 활용가치를 상실하고 있으며 일부 조간대 용천수는 고갈된 채 방치되고 있다.

▶향후 계획

제주자치도는 용천수 보전·관리를 위한 학술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전문적인 학술조사와 모니터링을 실시해 용천수에 대한 학술적, 문화·역사적 가치 발굴과 유형별 보전·관리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용천수 보전관리 및 역사적 의미를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홍보 콘텐츠를 개발하고 제주도 물의 역사·문화를 갖고 있는 용천수를 조사해 도지정문화재나 등록문화재 등으로 지정·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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