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물맛을 자랑하는 제주 삼다수를 생산하는 공장이 위치해 '삼다수마을'로 불리는 조천읍 교래리에는 고즈넉하게 걷기에 좋은 숲길이 있다. /사진=문미숙기자
천미천 끼고 걷는 좁다란 숲길5.2km-8.2km 두 코스에삼나무숲, 산수국 군락지 일품
제주시 동부 중산간에 위치한 조천읍 교래리는 '삼다수마을'로 통한다. 제주의 명품 브랜드이자 최고의 물맛을 인정받으며 국내 생수시장의 최강자로 떠오른 '제주 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도개발공사의 공장이 위치한 마을은 2008년 삼다수마을로 선포했다.
그 마을에 고즈넉하게 걷기에 적당한 숲길이 있다. '삼다수 숲길'이다.
교래리는 제주시에서 5·16도로를 타고 서귀포 방면으로 달리다 비자림로 입구에서 좌회전해 15분쯤이면 닿는다. 숲길 무료주차장은 교래사거리 바로 남쪽 마을복지회관 마당이다. 차를 세우고 삼다수숲길까지는 제주마(馬)를 키우고 있는 목장지대를 끼고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걸어들어가야 한다.
20분 남짓 걸었을까? 드디어 기다리던 숲길 안내판이 눈에 띈다. 안내판에는 숲길은 2009년 11월부터 2010년 7월까지 제주도개발공사와 교래 삼다수마을에서 과거에 사용되던 임도(林道)를 활용해 만들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또 '제1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천년의 숲 부문에서 아름다운 어울림상을 수상했다는 글도 있다. 안내판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숲길에 대한 설렘과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린다.
1코스는 5.2㎞, 완주코스인 2코스는 8.2㎞다. 어느 코스로 걸을지는 차차 정하기로 하고 중산간 숲속으로 발걸음을 옮겨놓는다. 초입은 빽빽한 삼나무숲이다. 그리고 푹신한 촉감의 흙길에 몸이 가벼워진다. 한 사람이 걷기에 딱인 좁다란 숲의 흙길에 푹 빠져 걷노라니 어느내 숲은 또다른 풍경을 펼쳐내며 눈을 즐겁게 한다.
여름의 절정을 향해 치닫는 숲은 온통 초록세상이다. 바로 오른쪽으로 천미천을 끼고 단풍나무, 박쥐나무, 비목나무, 때죽나무, 가막살나무, 사람주나무, 자귀나무, 새비나무, 참꽃나무가 하늘을 향해 뻗어있다. 또 계절따라 야생화가 피어난다는 숲길엔 제철을 맞은 산수국 군락지가 지천이다.
숲을 걷는 내내 고요가 따라다니고, 그리고 간간이 그 고요 속으로 끼어드는 이름모를 새소리와 나란히 걷는다. 완만한 오르막길이 나타나는가 싶으면 어느새 평지로 이어진다.
잔뜩 여유를 부리며 1시간쯤 걸었을까? 1코스와 1코스 분기점에 닿았다. 잠시 쉬어갈까 싶은 마음이 간절하던 참이었는데 벤치가 눈에 띈다. 탐방객을 위한 배려라 여기며 녹음 우거진 숲속의 벤치에서 피톤치드 샤워를 맘껏 할 생각으로 쉬는동안 탐방객 둘이 스쳐간다.
1, 2코스 분기점에서 1코스를 따라 숲길 종착점까지 1시간 30분정도 걸린다. 2코스는 1코스보다 4.1㎞가 긴 코스로 1시간정도 더 걸리는데, 선녀탕과 측백나무길을 만날 수 있다. 1코스와 2코스는 새봄의 전령이라는 복수초 군락지에서 만나고 숲길이 끝나갈 즈음엔 다시 삼나무숲길이 펼쳐진다.
▲숲길 출발점과 종착점에서는 울창한 삼나무길을 만날 수 있다.
아직까지는 널리 알려지지 않아 고요한 숲길은 여유있게 걷기에도 그만일 뿐더러 한없이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오솔길이다. 곳곳에 이정표가 세워져 있어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가면 초행자도 길을 잃어버릴 염려는 없다. 또 수십미터 간격으로 나뭇가지마다 붉은 리본을 매달아놔 길 안내를 돕는다.
삼다수숲길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남조로행 버스를 타고 교래사거리에서 내리면 된다. 제주시가 7월1일부터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오전 8시부터 하루 8회 운영하는 시티투어버스도 숲길 입구를 경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