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문준 늘봄재활요양병원장

[만나고 싶었습니다]문준 늘봄재활요양병원장
"순박한 제주사람 진료하는게 즐거워"
  • 입력 : 2012. 09.21(금) 00:00
  • 김명선 기자 nonamewin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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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준 원장은 "제주에서 환자들과 상담하고 치료하는 과정이 다른 어느 곳보다 즐겁다"고 말한다. /사진=김명선기자

도내 첫 개인재활요양병원 개원
"재활치료는 빠를수록 더 좋아"

장애인구가 증가하면서 재활치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제주에서는 처음으로 개인재활병원을 개원한 문준(40) 늘봄재활요양병원장.

서울 출신으로 학교와 의사생활도 서울에서만 했던 그가 재활치료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제주에 지난 2007년 재활병원을 개원했다. 반대하는 이도 많았지만 함께 원장을 맏고 있는 김영훈 원장만 믿고 무조건 제주에 내려왔다.

문 원장은 "제주에는 늘봄재활요양병원이 개원하기 이전에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춘강재활병원이 유일했다. 하지만 수요가 늘어나고, 환자들의 욕구도 늘어나면서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전문재활병원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김 원장이 도민들의 재활치료의 필요성에 대한 생각을 듣고는 그 마음에 탄복해 재활병원을 개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재활치료라고 하면 예전에는 장애인들이나, 사고 후 간단한 물리치료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장애인뿐만 아니라 각종 사고와 질병으로 인한 신경계 이상으로 신체·언어 등의 장애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고, 장애 인정의 폭이 넓어지면서 재활치료는 광범위한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다.

문 원장은 "몇년동안 손을 떠는 증상이 있었던 50대 후반의 여성환자를 진료한 적이 있었다. '증상이 계속되었는데 왜 이제서야 병원을 찾아냐'라는 질문에 이 여성은 '치매때문에 손을 떠는 것이라고 지레 짐작했고, 자녀들을 시집·장가 보내기 전까지는 이 사실을 숨기고 싶었다'고 답하는 순간 마음이 울컥한 적이 있었다"며 "진료결과 단순 수전증 증세였다. 이 말을 전해듣고는 눈물을 쏟는 환자의 모습에 재활치료에 관해서 더 많이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밝혔다.

제주에서 진료를 이어오는 동안 아파도 병원을 찾지 않다가 병을 키워서 오시는 분이 많다. 힘든 농사·바닷일을 하시는 우리네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행여 누가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병원 가기를 꺼려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재활치료는 빠를수록 좋은만큼 이를 알리는데 적극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문 원장은 "제주에 내려와서 진료를 하면서 느낀 것은 도민들이 참 순박하다는 느낌"이라며 "환자들과 상담을 나누고 치료하는 과정이 다른 어느 곳보다 즐겁다. 직원들도 각자의 위치에서 교감을 많이 나누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늘봄재활요양병원만의 '교감재활치료'가 입소문을 타면서 병원을 찾는 도민의 수도 늘었고, 치료에 대한 만족도도 상당한 수준이다.

문 원장은 "최근 장애인올림픽(이하 패럴림픽)이 막을 내렸다. 패럴림픽 종목 중 일부분은 재활치료를 위해서 시작했던 운동이 정식종목으로까지 채택된 경우도 있다"며 "장애인들이 일반인도 하기 힘든 운동을 세계 최정상에 오르겠다는 신념하나로 고된 훈련을 견뎌내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의 관심은 올림픽때보다 훨씬 떨어지는 것 같은데, 지금의 모습이 장애를 인식하는 현재의 우리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 원장은 "재활치료는 아주 오랜시간이 걸리는 치료"라며 "무엇보다 가족, 주변사람들의 응원이 최고의 치료가 되는만큼 힘든 치료를 이겨내고 있는 환자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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