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부부식육점 박귀종·엄시옥 부부

[만나고 싶었습니다]부부식육점 박귀종·엄시옥 부부
늘 함께라서 '부부 사랑' 넘쳐나요
제주서문시장서 24년 운영..품질-친절로 손님 끌어
  • 입력 : 2012. 11.22(목) 22:30
  • 문기혁 기자 ghmo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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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문공설시장 내에서 24년동안 부부식육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귀종·엄시옥씨 부부. /사진=이승철기자

비록 피를 나누진 않았지만 '정'을 나눈 이유로 가족이 되어 한평생을 함께하는 부부가 있다. 주인공은 제주서문공설시장 내에서 함께 식육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귀종(53)·엄시옥(51·여) 부부. '부부식육점'이라는 가게 이름 그대로 집 안에서나 밖에서나 '부부'로서 평생을 함께하고 있는 이들은 신선한 고기와 환한 웃음으로 서문시장의 한 귀퉁이를 지키고 있다.

전라남도 장흥 출신인 남편 박씨와 경상북도 안동 출신의 부인 엄씨는 제주도로 내려와 24년 전 서문시장에 조그마한 식육점을 차렸다. 타지사람으로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시장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이들은 함께였기에 어려운 일들을 모두 극복할 수 있었다.

"애들 엄마가 워낙 친절하고 꼼꼼하게 가게 운영을 잘해요. 항상 웃으면서 친절하게 손님을 대하는 이 사람 덕분에 한 번 왔던 손님들은 또 가게를 찾죠." 남편 박씨의 칭찬에 부인 엄씨가 화답했다. "이 사람이 워낙 깔끔하게 고기 손질을 잘해요. 부지런한 사람이라 항상 좋은 품질의 고기를 준비해서 손님들이 좋은 품질의 고기를 다시 찾는 거죠. 남편의 역할이 커요. 성격 급한 것만 빼면 참 좋은데…." 아내는 칭찬 끝에 귀여운 잔소리도 빼놓지 않았다.

대형마트가 제주도내 곳곳에 잠식하면서 재래시장 등 일반식육점에서의 육류 소비는 급하락했고 부부의 가게 운영에도 어려움이 따랐다. 이 때 제주자치도에서 추진한 재래시장활성화 방안은 이들 부부에게 큰 힘이 됐다. 한 곳에서 고기와 밑반찬·찌개 등을 한꺼번에 주문하는 일반적인 식당과 달리 고기 구매는 식육점에서, 밑반찬·찌개 등은 시장상가 내 식당에서 따로 구매하는 방식이 활용된 것이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고기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식육점에서 가격 대비 우수한 품질의 고기를 구매해 근처 식당에서 간편하게 바로 소비할 수 있었고, 자연스레 시장을 찾는 발걸음도 잦아졌다. 시장 내 식육점과 상가식당은 물론 소비자들까지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윈윈효과'였다.

박씨는 "1년 사이 손님들이 부쩍 늘면서 가게 살림이 훨씬 나아졌다"며 "덕분에 과거보다 출근 시간은 앞당겨지고 퇴근시간은 늦춰졌지만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웃으며 대답했다.

명절을 제외하면 쉬는 날도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는 이들 부부지만 틈틈이 시간을 내 박씨가 좋아하는 오름도 가고, 마을 자생단체에서 실시하는 봉사에도 참여하면서 나름대로의 데이트도 즐기고 있다고 아내 엄씨가 옆에서 거들었다.

"아이들에게, 또 남편에게 아내로서 오래도록 버팀목이 되고 싶다"는 아내의 말과 이를 옆에서 흐뭇하게 바라보는 남편의 모습에서 이들 부부의 믿음과 사랑이 절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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