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 조간대에는 다양한 해양문화 유산들이 분포하고 있다. 일출봉과 어우러진 원담의 풍경이 한폭의 그림처럼 다가온다. 강경민기자
선사시대~ 현대사 품은 유적 해안 곳곳에 분포
조하대 해조류 풍성… 대형 벵에돔 유영 장관홍조단괴해빈 유실 원인 명확한 규명 이뤄져야
서귀포시 성산포항에서 북동쪽으로 약 3.8km 떨어져 있는 우도는 도내 62개 부속도서중 추자도에 이어 두번째 큰 섬이다.
신생대 제4기 화산활동으로 생긴 우도 조간대는 굴곡이 적고 완만한 경사를 유지하고 있으며 다양한 해양문화 유산들이 분포돼 있다. 해녀들이 불을 피웠던 불턱과 원시어로장치인 원담, 방사탑은 조간대와 어우러져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1948년 4·3사건 이후 해안을 관찰하기 위해 만든 전흘동 망루와 등대, 남서쪽의 동천진동 포구에 있는 해녀노래비는 현대사의 비극을 들려준다. 해녀노래비는 일제강점기인 1932년 일본인 상인들의 착취에 대항한 우도해녀들의 항일항쟁을 기념해 세웠다.
▲파도와 바람에 의해 독특한 경관을 이루고 있는 우도봉 절벽.
조간대에는 선사시대의 흔적이 남아있다. 우도봉 아래 돌칸이 해변으로 가는 도로가운데 우도지석묘가 있다. 이곳의 지석묘는 판자모양의 돌을 사용해 석실을 만들고 그 위에 현무암을 올려 놓았다. 선사시대의 문화교류와 이동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해안에는 선사시대 주거지인 동굴집 자리 흔적도 남아 있다.
우도 해변은 다양한 색조를 갖고 있다. 하고수동 해수욕장은 에메랄드빛 바다를 자랑하고 남동쪽에 검은모래로 이뤄진 검멀레 해변은 까만 윤기가 흐른다. 홍조단괴해빈(서빈백사)은 눈이 부시도록 하얗다.
조하대 곳곳에는 우뭇가사리(전초)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우뭇가사리는 제주도 전체 생산량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톨칸이' 해안 조하대에는 다년생 해조류인 톳과 감태 등이 서식하고 있다, 그 사이를 유영하고 있는 벵에돔 무리. 조성익 자문위원
우도봉 아래 조하대는 원시의 해양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 우도봉 아래 검은색 현무암의 커다란 자갈이 쌓여있는 '톨칸이' 해안 조하대는 조잡한 암반이 발달되어 있고 해조류가 풍성한 숲을 이루고 있다.
'톨칸이' 해안조하대에서는 제주연안에 확산되고 있는 갯녹음현상은 찾아볼 수 없고 암반위에는 다년생 해조류인 톳과 감태 등이 덮여 있다. 톳과 감태 등 해조군락으로 덮인 암초지역에는 몸길이 30㎝가 넘는 벵에돔 무리를 비롯해 쏨뱅이와 놀래기 등 정착성 어종과 대형게, 성게들이 관찰됐다.
▲돌칸이 해안 조하대 암반에 자라고 있는 게(위). 소라가 먹이를 찾아 이동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하우목동항에서 약 1km 떨어져 있는 홍조단괴해빈(서빈백사)은 개발로 인해 홍역을 앓고 있다. 홍조단괴는 얕은바다에서 자라는 바다풀과 홍조류에 의해서 만들어진 덩어리다. 이 지역에 분포하는 검정색 현무암과 대조적으로 흰색을 띠고 있어 그동안 '산호모래'로 잘못 알려지기도 했다. 홍조류가 돌멩이처럼 딱딱하게 굳어서 형성된 홍조단괴는 돌덩이처럼 보이지만 살아있는 생물이다.
10여년전 까지만 해도 '홍조단괴' 입자가 홍조단괴해빈을 뒤덮고 있었으나 수년동안 유실이 이뤄지면서 홍조단괴에 묻혀있던 바위들이 노출되면서 검정색 자갈 해변으로 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홍조단괴해빈 유실원인을 해빈 중앙부에 설치된 호안벽과 해안도로에서 찾고 있다.
▲매년 유실되고 있는 홍조단괴해빈.
제주대학교 윤정수 교수팀은 지난해 5월부터 지난 3월까지 우도 홍조단괴 해빈 유실 원인에 대한 연구조사를 실시해 유실 원인을 중앙부에 설치된 호안벽과 해안도로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호안벽과 해안도로가 건설된 이후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에 의해 호안벽을 넘어 육지로 이동한 모래가 호안 벽에 막혀 다시 바다 쪽으로 이동하지 못함으로써 해빈 순환구조가 깨져 해빈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홍조단괴해빈의 지속적인 관리와 유지를 위해서는 기존의 호안벽과 도로를 없애는 대신 연안과 멀리 떨어진 곳에 친환경 호안벽과 대체도로를 개설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반해 일부 지질학 관련 전문가들은 홍조단괴해빈의 경우는 보다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홍조단괴는 일반 해변을 뒤덮고 있는 모래입자와는 그 생성과 성장 조건이 전혀 다른 살아있는 생물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홍조단괴해빈 유실에 대한 좀 더 명확한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
/강시영·고대로·강경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