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현안 도전]2.쓰레기 줄이기 원년-②갈길 먼 음식물종량제

[생활현안 도전]2.쓰레기 줄이기 원년-②갈길 먼 음식물종량제
제도 홍보 야단법석… 정착은 난항
유료 음식물 쓰레기 전용봉투 사용 절반 안돼
  • 입력 : 2013. 01.23(수) 00:00
  •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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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음식물쓰레기종량제가 전면 시행됐지만 참여율이 낮아 행정에서는 제도를 이해시키고 참여를 이끌어내느라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있다. 제주시 회천동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시설에 쏟아지는 음식물쓰레기. 강경민기자


쓰레기량도 8% 감소 그쳐… 목표치 한참 밑돌아
가장 작은 봉투 채우는데 며칠이나 걸려 불만도


22일 오전, 제주시 회천동 쓰레기매립장 내 음식물쓰레기자원화시설의 커다란 호퍼에는 수거차량으로 싣고 온 음식물쓰레기가 연신 쏟아진다. 5t 용량의 수거통에서 토해내는 쓰레기들 사이에서 음식물쓰레기 전용인 노란색 봉투들이 눈에 띈다. 간간이 하얀색, 검은색 비닐봉지도 확인된다. 전용봉투를 구입하지 않고 편법으로 일반비닐봉투에 쓰레기를 담아 배출한 것들이다. 근무자에게 노란색 전용봉투에 담긴 쓰레기량을 묻자 "대충 30%쯤 된다"고 한다.

버린만큼 돈을 내는 '음식물쓰레기종량제' 시행 20일을 넘기고 있지만 시행전 홍보 부족에다 주민 관심도 낮아 참여율은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급기야 공무원과 동지역 자생단체에서 가가호호 방문해 제도의 취지와 음식물쓰레기를 담아 버릴 전용봉투 사용을 안내하고, 저녁시간대에는클린하우스를 지켜서는 등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있다. 22일 오후에는 26개 읍면동에서 음식물쓰레기종량제를 알리기 위한 임시반상회까지 열렸다.

▶종량제 실시후 8% 감량=올들어 회천동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시설에 반입된 음식물쓰레기는 하루평균 131t. 음식물종량제가 시행되기 전인 지난해 하루 반입량 143t에 비해 8.4% 감소했다. 제주시의 총 감량 목표치인 20%의 절반에도 못미치지만 조금씩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유료화 참여 여부다. 제주시의 경우 19개 동지역 12만8000세대 중 후불식 무선정보인식전자테그(RFID) 방식의 음식물쓰레기 수거장비가 설치된 2만5000세대를 제외한 10만3000세대에서는 노란색 음식물쓰레기전용봉투를 구입해 쓰레기를 담아 배출해야 한다. 4인가구 기준 하루평균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은 1.2㎏으로, 제주시가 추정한 한달 쓰레기봉투 구입비용은 792원이다. 음식물쓰레기 배출비용 유료화에 대해 "봉투 구입비용이 저렴하고, 봉투째 음식물쓰레기를 버릴 수 있어 편리하다"는 시민들이 있는 반면 한편에선 무료에서 유료로 전환한 데 따른 제도의 취지를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다.

▶2ℓ보다 작은 봉투 보급 고민해야=음식물쓰레기 전용봉투 크기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도 나오고 있다. 1~2인 가구의 경우 더욱 불만이 높다.

현재 보급중인 음식물종량제 봉투크기는 2ℓ(36원), 3ℓ(54원), 5ℓ(90원), 10ℓ(180원), 20ℓ(500원) 등 5가지. 다른지방 지자체에서 보급중인 가장 작은 봉투 크기도 2ℓ다.

문제는 4인가구의 경우 2ℓ짜리 봉투를 채우려면 이틀은 걸린다는 데 있다. 특히 지난해말 기준 도내 전체가구의 52%를 차지하는 1, 2인가구에서 2ℓ크기의 음식물쓰레기 봉투를 가득 채우려면 일주일 이상을 가정에서 보관해야 한다. 지금은 겨울이라 괜찮다지만 음식물이 쉽게 부패하는 여름철엔 악취 문제가 심각할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다.

조모(38·제주시 용담동)씨는 "종전에는 매일 음식물쓰레기를 내다버렸는데 지금은 2ℓ짜리 봉투를 채우는데 3일정도 걸린다"며 "날씨가 따뜻해지면 냄새가 걱정"이라고 불편을 털어놨다.

하지만 행정의 입장은 좀 다르다. 제주시 관계자는 "2ℓ보다 작은 봉투는 쓰레기를 담은 후 묶기가 어렵고, 지금도 일부에선 싱크대의 음식물찌꺼기 거름통을 봉투에 털어내는데 입구가 작아 불편하다는 의견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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