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사람들-나눔이 미래다](13)구좌읍기술자원봉사대

[따뜻한사람들-나눔이 미래다](13)구좌읍기술자원봉사대
어려운 이웃을 품은 희망의 집수리
  • 입력 : 2013. 04.18(목) 00:00
  •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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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좌읍 지역의 건축 관련 기술자로 구성된 구좌읍기술자원봉사대는 지역 11개 마을의 저소득 가구를 대상으로 집수리 봉사를 펼쳐 호응을 얻고 있다.

1999년 건축·설비 전문기술자 12명으로 출범
주택신축 3동·집보수 450여건 등 꾸준한 지원

1999년 1월 제주시 구좌읍에 거주하는 건축 관련 기술자 12명이 의기투합했다. 단체 이름은 '구좌읍기술자원봉사대(대장 홍경수)'로 붙였다. 낡은 집이나 화장실, 수도, 가스설비를 고치고 싶어도 형편이 어려워 불편을 견디며 살아가는 이들의 살림살이를 고치는데 십시일반으로 힘을 보태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한 단체는 그 후 10년 넘게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술봉사를 묵묵히 이어오고 있다.

오랜 시간 한결같은 마음가짐을 갖기가 쉽지 않을 터지만 지역사회의 호평에다 사업의 취지에 공감해 재능기부를 희망하는 이들이 합류하면서 현재 활동하는 대원은 18명으로 늘었다.

토목·설비·전기·수도·가스·도배·페인트 등 집을 짓거나 수리하는데 필요한 전문기술을 가진 이들의 손길을 거치면 재래식 화장실이 수세식으로, 낡은 싱크대가 있던 자리엔 새 싱크대가 자리잡는다. 도배를 하고 장판을 교체한 집안은 환해지고, 보일러를 설치한 방에서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게 된다. 비가 새던 지붕도 말끔해진다.

이렇게 대원들이 지금까지 수리해준 구좌읍 관내 11개 마을의 집은 모두 450채가 넘는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저소득층 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가구가 대부분이다. 창고나 다름없는 열악한 공간에서 사는 장애인과 소년소녀가장에게 작지만 어느 곳보다 따뜻한 3채의 보금자리를 지어주기도 했다. 전기·수도시설도 없이 한겨울에도 스티로폼에 의지해 힘겨운 삶을 이어가는 이에게, 여러 자녀와 힘겹게 살아가는 부부에게 지어준 집은 좁지만 주거공간의 의미를 넘어 희망과 같은 존재다.

행정으로부터 집수리 사업비 일부를 지원받긴 하지만 부족한 경비를 회원들의 회비로 충당하면서까지 묵묵히 기술봉사를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대원 모두가 생업이 있어 함께 모여 일하기가 마냥 쉽지만은 않지만 수리한 집을 보고 노년을 편하게 지낼 수 있게 해줘 고맙다는 어르신들이나 자식같은 소년소녀가장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피로가 말끔히 가신다"고 홍경수 대장은 말한다.

봉사대 결성 초반 40대 초반이던 대원들 상당수는 이제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 하지만 기술봉사에 나이는 아무 상관이 없다. 총무를 맡고 있는 송남일씨는 "대원들 모두가 자신들이 가진 재능 기부를 통해 지역의 어려운 이들을 도울 수 있다는 기쁨과 보람이 커 앞으로도 집수리 사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 묵묵히 더불어 함께하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단체가 있으면 연락주세요. 문의 750-2200·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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