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크루즈 관광 '순항'에 가려진 진실

[이슈&분석]크루즈 관광 '순항'에 가려진 진실
돈벌이 안되는데 지역민끼리 마찰
  • 입력 : 2013. 05.05(일) 22:00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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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관광의 첫 관문인 전용부두 앞은 터미널 건립 등을 위한 기초공사로 너저분해 제주의 이미지 실추는 물론 관광객들에게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관광객 모시기 경쟁 여행사·택시·상인회 갈등 여전
터미널·화장실·비가림·승강장 시설 안돼 불편 가중

'해양관광의 꽃'이라 불리는 크루즈관광이 제주에도 활짝 피고 있다. 지난 3일 현재 제주항을 통해 들어온 올해 국제크루즈관광객은 5만7469명(30회 입항). 5개월도 안돼 벌써 2010년 총 관광객(5만5243명)을 넘겼다. 올해말까지 140여회 입항이 더 예정돼 있어 제주특별자치도의 당초 35만명 목표 달성은 '순항'이 예상된다.

하지만 이러한 크루즈관광의 양적 성장을 발판삼아 '동북아 크루즈 허브 도시'를 만들겠다는 제주의 크루즈관광 정책은 걸음마 수준이다. 때문에 지역사회내에는 실질적 경제활성화 효과 및 극대화를 위한 질적 성장 욕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관광객 모시기 경쟁'에 나선 여행사, 택시업계, 상인회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 원인이 되고 있다. 이와함께 선석 주변 터미널·화장실·비가림·승강장 시설 등 인프라 시설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으면서 제주 스스로 제주관광의 첫 인상을 구기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준비안된 인프라=제주가 표방하는 '동북아 크루즈 허브 도시' 육성의 제일 큰 걸림돌은 단연 전용 선석 부족이다. 현재 제주외항에 1개밖에 없는 선석 탓에 크루즈선사들의 입항 요구를 전부 수용하고 있지 못할뿐더러 '시간할당제' 기항으로 관광 시간(평균 8시간) 역시 제한되고 있다.

전용 선석외에도 크루즈관광 활성화를 위한 제주의 인프라는 매우 열악하다. 201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국제여객터미널은 아직 착공 전이며 화장실·비가림·승강장 시설 역시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화장실은 지난 3월 완공됐지만 당초 계획에 없던 신축으로 절차를 제대로 밟지 못해 아직까지도 준공처리를 놓고 행정시와 협의 중이다.

한 시민은 "저녁 늦은 시간 주변에 오면 크루즈를 타기 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완공된 화장실 인근에서 볼 일을 보는 일이 태반이다"며 "쓰지못할 화장실은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도 관계자는 "이번주중 화장실 준공 등을 처리할 예정이며 선사 입구에서 버스·택시 승차대까지 비가림시설도 올 하반기 완료를 목표로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화장실은 준공이 완료되더라도 화장실 관리주체 및 위탁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확립되지 않아 정상가동 시기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잠재돼있는 갈등 불씨=지역사회내 '크루즈 관광객 모시기' 경쟁은 '보이지 않게' 치열하다. 지난해 전통시장상인회의 무료셔틀버스 운행을 놓고 여행사측과 빚었던 갈등이 해결되면서 갈등의 불씨가 사그라든 듯 보이지만 여행사, 택시 업계, 상인회 사이에 잠재된 '보이지 않는' 갈등은 여전했다. 그리고 갈등의 화살은 행정으로 향하고 있었다.

한 전통시장 관계자는 "크루즈관광객들에게 제주 전통시장을 알리고 시장도 활성화하자는 취지에서 무료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여행사와 마찰이, 지금은 택시들과 부딪히는 일이 많다"며 "(크루즈를 놓고)같은 지역민끼리 싸우는 일이 반복되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택시업계 사이에서는 "대부분 단체여행객이라 손님 모시기도 힘든데 택시쪽은 아예 눈길도 주지 않는다"며 "여행사가 배안에서 택시는 바가지를 씌운다고 홍보하는 거 아니냐"는 소문이 돌고 있다. 하지만 여행사들의 선내 홍보는 이뤄지지 않는다. 때문에 제주도정이 직접 나서 갈등 해결·상생을 위한 홍보와 중재를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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