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사람들-나눔이 미래다](17)설문대여성센터 수채화동아리

[따뜻한사람들-나눔이 미래다](17)설문대여성센터 수채화동아리
"나눠주러 갔다 더 많이 받게돼요"
  • 입력 : 2013. 05.16(목) 00:00
  •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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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수채화 강좌를 받은 수강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수채화동아리 회원들은 배운 것을 사회에 돌려주기 위한 방안으로 제광원을 찾아 이른바 미술치료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수채화 강좌 수강생들 자발적으로 모여
매달 노인시설 찾아가 '미술치료' 활동

이소영씨가 그림에 입문한 것은 2011년 설문대여성문화센터 '내가 그리는 수채화' 강좌를 수강하면서부터다. 미술에 소질이 있어서가 아니라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못하는 일이 바로 그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학창시절 미술점수는 최하위권에서 벗어나보질 못했어요. 살면서 그거 하나는 짚어보자는 생각에 시작했는데 이렇게 오래 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뿐만 아니라 그는 수채화동아리 회장을 맡아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그림 전시회에 참여하고 봉사활동에도 매진하고 있다.

수채화동아리의 탄생은 수채화 강좌 수강생들의 열정에서 비롯됐다. 2010년 3기 과정을 이수한 수강생들은 대부분 주부들이었다. 그동안 아이를 키우느라 가정생활 외에 돌아볼 것이 없었던 주부들은 수채화를 그리면서 그야말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됐다. 동아리 총무를 맡고 있는 임영숙씨도 3기 과정에 참여한 인연으로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다. "아줌마들이 살면서 언제 이름을 내걸고 전시회같은 걸 해보겠어요. 과정을 이수한 후에 더는 그릴 데도 없고 배울 데도 없어서 계속 이어보자는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동아리를 만들게 됐지요."

주부들의 열정에 공감한 설문대여성문화센터는 동아리 활동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그림을 그릴 공간을 제공하고, 지난해부터는 동아리 역량강화 차원에서 '수채화동아리 심화교육' 과정을 새로 개설했다.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봉사활동으로 이어갈 수 있게 방향까지 제시해줬다. 결국 월 1회 '제광원'을 찾아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이른바 '미술치료'를 하기에 이르렀다.

처음엔 '과연 효과가 있을까?', '연세도 많은 노인들이 미술을 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다. 평균연령 75세에 달하는 노인들 대부분이 살면서 한번도 미술활동이라는 것을 접해보지 않았으니 그럴 만도 했다. 그러나 회원 20명 정도가 적극 참여한 봉사활동이 이어지면서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임영숙 총무는 봉사활동을 통해 배움의 기회도 얻었다고 말한다. "연세가 많아질수록 다시 아이로 돌아간다는 말이 맞아요.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색상을 이용해 화사한 그림을 완성시켜 놓으신 걸 보면 '아~ 저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 하고 되레 배우게 돼요."

이소영 회장은 동아리 활동이 회원 개개인의 즐거움을 넘어서 타인까지 즐겁게 해준다는 사실에 그림은 물론이고 봉사활동도 이젠 그만 둘 수 없다고 생각한다. "동아리활동을 쉬기라도 하는 날엔 제 인생에서 뭔가 소중한 것이 빠져나가는 것 같아요. 봉사하러 갔는데 봉사가 아니었어요. 가서 보니 우리가 가진 것을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이 받게 되더라고요." 이들은 이제 이 기쁨을 좀 더 많이 나누기 위해 봉사활동의 대상과 기회를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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