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자치도가 올해 동티모르 국립병원에 의약품을 지원하는데, 도는 이를 국제개발원조 사업의 첫 결실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민간의 다양한 해외 원조 봉사활동뿐만 아니라 지자체간의 국제교류도 ODA(국제개발원조)의 범주에 속하고 있다. 세계 평화의 섬에 걸맞는 국제교류·협력을 위해서는 도민의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홍보활동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명선기자
민·관이 긴밀한 협조체계로 ODA 사업 실시물적지원과 함께 사용시스템 지원 수반돼야수혜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지원방향 설정
○…지난해 제주자치도는 국제개발개발(이하 ODA) 원년의 해로 삼았고 그 첫 결실로 올해 동티모르 국립병원에 의약품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ODA대한 개념
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발언이다. 본보는 최근 제주평화봉사단의 동티모르 로뚜뚜 마을에서 학계전문가와 현장활동가, 봉사단원 등이 참여해 지상토론회를 갖고 제주 ODA
의 현주소를 진단했다. …○
24일 제주자치도가 동티모르 국립병원에 의약품 8종 138점에 6000만원 상당을 지원했다. 제주자치도는 보도자료를 통해 '세계평화의섬 제주가 국제개발협력 첫 사업으로 동
티모르에 의료물품을 기증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관련전문가는 지방자치단체와 타국의 지방자치단체간의 교류뿐만 아니라 도민들이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을 받지 않고 펼치는 해외 봉사활동도 ODA 범주 안에 포함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박종남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 연구원 "지자체 해외 교류도 ODA 사업"
▲박종남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 연구원
2000년이 되면서 전 세계 국가의 대표들이 모여 새로운 1000년을 살아가기 위해 해결해야 하는 8가지(빈곤, 교육, 보건, 환경 등)의 아젠다를 정했다. 이후 2005년
도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OECD회원국의 수장들이 모여 8가지 아젠다를 해결하기 위해 12가지 지표를 마련하고는 오는 2015년까지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2년마다 평가
를 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2011년 한국에서 열린 OECD 고위급 회담에서 처음으로 회원국의 ODA 사업에 대한 평가가 이뤄졌는데 어느 한 나라도 빈곤, 교육, 보건, 환경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노력하지 않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우리나라 정부도 이러한 결과가 나온 원인을 분석한 결과 ODA 사업을 정부가 주도했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했고, 이후 민간에서 하
는 ODA 사업도 포함하게 된다.
그래서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ODA 사업을 펼치는 나라로 알려졌지만, 원조금액은 OECD회원국 중 최하위라는 불명예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정부주도의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을 통한 ODA 사업 외에도 민간과 기업, 지방자치단체 등을 통한 해외 지원도 ODA의 범주 안에 들어가게 된다.
양동하 한국 YMCA전국연맹 간사 "행위·수혜자 평등관계 지속돼야"
▲양동하 한국 YMCA전국연맹 감사
ODA 사업을 기획·실천하는 행위자와 원조를 받는 수혜자간에 평등한 관계가 성립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가령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주자치도가 동티모르에서 ODA 사업을 펼치는 것은 빈곤이란 실체를 접하는게 아니라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도민들이 동티모르를 찾아 헐
벗고 굶주린 이곳의 국민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다. 이들이 평등한 관계에 놓이지 않으면 ODA 사업이 종료된 후 많은 문제점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ODA 사업 펼치면서 수치화된 자료를 통해 정량평가를 실시하면서 사업의 지속 필요성을 따지게 된다. 현장에 있는 동안 과연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통한 국제원조활
동을 수치로 평가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을 많이 갖게 된다. 다양한 평가방법을 통해 사업의 효율성을 평가했으면 한다.
특히 개발도상국에 단순 물적지원은 쓰레기를 선물하는 것일 수도 있다. 지원된 물품이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줘야 한다.
박 연구원은 "제주자치도가 제주시·서귀포시의 교류사업부터 면밀히 확인하고 체계적인 관리를 해야한다. 또 제주평화봉사단의 활동은 지자체에서 최초로 시행된만큼 연구가
치도 있다"며 "제주자치도가 민간의 사업을 적극 지원하다보면 좋은 아이디어가 발굴될 수 있다. 도민의 ODA에 대한 역량을 높이려면 교육·홍보활동이 강하돼야 한다"고 말했
다.
박주희 제주자치도의 의원(평화봉사단원)은 "제주자치도가 ODA 사업을 펼치면서 수혜현장의 목소리가 가장 우선적으로 반영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도민의
역량을 강화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관과 민이 긴밀한 협력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면서 현장 중심의 ODA 사업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의견/강상철 제주평화봉사단장]"평화의 섬 위상 걸맞는 국제교류·협력 지속을"
▲강상철 제주평화봉사단장
지방자치단체에서 공적개발원조를 하는 곳은 극히 미미하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무엇보다도 지방자치단체에서의 공적개발원조에 대한 기본적인 의미와 인식조차 부족하고, 공적개발원조를 추진할 만한 기구나 조직,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는 지역 선거에서 표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국제 원조 문제에 대해서 굳이 관심을 가질 필요를 못 느끼고, 이러한 생소한 사업들은 지역주민들
의 이해와 동의를 받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제주는 '세계평화의 섬'에 걸맞는 전 지구적인 평화논의와 국제교류·협력의 중심지로 발전토록 2007년부터 '세계평화의 섬 범도민실천협의회 산하 평화봉사분과위원회'에 관
련 기구를 구성하여 활동하고 있다. 이전부터 제주도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제주외국인평화공동체에 해외봉사활동을 위탁해(최근 제주평화봉사단 비영리단체로 등록) 현재
까지 몽골, 필리핀, 캄보디아, 최근에는 동티모르까지 연 165명의 단원들이 제주평화봉사단이라는 이름으로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봉사활동 지역주민들의 욕구에 따라 한방팀과 의사와 약사, 간호사 등 의료팀을 꾸리기도하고 교육지원팀, 문화교류팀, 환경개선팀 등을 통해 지역 청소년들과 주민들과의 교
류등 다양한 활동을 하였다. 봉사단 모집은 해마다 도민공모를 통해 대학생들과 일반인들로 구성하여 모집하고 있는데 해마다 지원자가 늘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봉사활동을 해왔던 지역에서는 '제주'라는 이름을 모두가 알고 있다. 아름답고 인심좋은 곳! 제주평화봉사단이 만들어가는 '제주! 평화! 알리기'는 어떠한 것으로도 비
교될 수 없다. 단원들이 해외봉사를 한번 다녀오고 나서는 일년을 행복해진다고 말한다.
앞으로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해마다 줄어드는 예산 등 풀어야할 과제는 우리모두의 과제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