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건강보고서 3H](30)맹장염 수술

[제주건강보고서 3H](30)맹장염 수술
회복 빠르고 흉터 적은 '단일공 복강경' 수술 보편화
  • 입력 : 2013. 08.02(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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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장염 수술에 있어 단일공 복강경 수술은 회복이 빠르고, 흉터는 거의 안 보이게 되는 무흉터 수술에 가까워 보편화돼 있다. 사진은 맹장염 수술실 전경.

육식 위주 식단으로 젊은층 늘어
구토·설사 동반에 열이 나기도

임산부도 조기 발견시 수술 가능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단이 서구화되면서 10대를 비롯한 젊은층의 맹장염 발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맹장염으로 치료받은 환자 15만명 가운데 10대가 전체의 24%를 차지했고, 30대와 20대가 뒤를 이어 젊은층이 맹장염에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의들은 육식 위주로 식단이 바뀌면서 식이섬유를 상대적으로 덜 섭취하는 젊은이들이 맹장염에 걸리는 것으로 분석했다. 제주대학교병원 외과 김민정 교수의 도움을 통해 맹장염의 수술을 중심으로 알아본다.

▶급성 충수돌기염

맹장염은 의학용어로 급성 충수돌기염이라고 하는 병이다. 원인은 명확하지 않으나 대개 소장과 대장의 연결부위인 충수돌기의 입구가 막히게 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아에게서는 주로 충수돌기 점막 하에 있는 림프 조직이, 성인은 변이 굳어 생긴 분석이 충수돌기의 개구부를 막는 현상이 주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충수돌기 입구가 막히면 염증이 발생하고, 이 염증이 진행되게 되면 결국 터져 복막염까지 이를 수 있다. 초기 증상은 일반적인 위장염이나 소화불량 때 발생할 수 있는 배꼽 주위 복통, 식욕부진과 메스껍고 소화가 안되는 증상으로 맹장염을 의심하기는 쉽지 않다. 좀 더 진행하면 구토나 설사 등이 동반되기도 하고 열이 날 수도 있다. 통증 부위가 오른쪽 아랫배로 옮겨가거나, 우하복부를 누를 때 압통을 느끼는 등의 증상이 동반될 때에는 급성 충수염을 반드시 의심해봐야 한다. 진단은 초음파나 복부 전산화단층촬영(CT)으로 충수돌기가 염증으로 부어있는 모습을 보고 확진이 가능하다.

▲충수돌기 입구가 분석으로 막혀 있고 충수돌기가 염증으로 부어있다.

▶단일공 복강경 수술

맹장염의 치료는 수술이 필수적이다. 수술외에는 치료 방법이 없으며 충수돌기를 수술적으로 제거해주는 것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기존의 수술은 우측 아랫배 부위를 약 5㎝ 정도 절개하고 시행됐으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부터는 복강경 수술이 일반화 됐다. 최근에는 단순 복강경 수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단일공 복강경 수술이 보편화돼 있다. 배꼽이라는 자연 흉터 하나만을 이용해 수술하는 방법으로 회복이 빠르고, 흉터는 거의 안 보이게 되는 무흉터 수술에 가깝다.

복강경 수술의 가장 큰 장점은 피부에 흉터로 남게 되는 큰 절개를 하지 않고 작은 구멍을 통해 수술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여러 군데 구멍을 뚫어야 하고 절제해야 할 조직 자체가 크다면 상처가 생기는 것을 피할 수가 없다. 그런데 이 단점 마저 극복한 수술이 단일공 복강경 수술이다. 또 단일공 복강경 수술은 기술적으로 다소 어렵지만 맹장염 수술에 가장 적합한 방법이라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수술은 배꼽 부위에 약 1㎝ 정도 절개하고 그 부위로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삽입한 후 이산화탄소 가스를 주입해 복강을 팽창시킨 상태에서 맹장을 절제한다. 눈으로 보이는 상처는 작지만 복강경을 이용할 경우 복강 내의 다른 장기들도 살펴볼 수 있고, 주변 조직이나 장기를 직접 카메라를 통해 확인하면서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주변 장기 손상이나 유착의 우려가 줄어들게 된다. 진단이 의심스러울 경우 다른 장기도 확인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렇게 수술했을 때 미용적으로 우수하고, 출혈이나 통증이 적고 수술부위 합병증의 우려 또한 감소돼 회복이 빠른 장점도 가진다. 천공성 충수염이나 복막염을 동반한 경우가 아닌 단순 충수염의 경우 대개 2~3일 입원치료 후 퇴원이 가능하다.

▶임산부의 수술

임산부 1000명 중 한명 꼴로 충수염이 발생한다. 문제는 임신 중에는 자궁이 커지기 때문에 맹장을 밀어올려 맹장염으로 인한 통증의 위치가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배가 아프다고 생각되면 빨리 병원을 찾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우측 복부가 심하게 아프고 다리를 펼 수 없을 정도라면 맹장염을 확실히 의심할 수 있다. 임신 중 맹장염이 걸린 경우에는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하다. 자칫하면 복막염이나 유산, 조산으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임신 중이라도 치료는 일반 경우와 마찬가지로 수술적 절제가 필요하다. 임산부라 하더라도 조기에 진단과 치료가 이뤄진다면 큰 위험 없이 임신을 유지할 수 있다. 최근에는 마취 역시 태아에 거의 영향 없게 시행이 가능하며, 복강경 수술 또한 임신 유지에 문제가 없다는 결과들이 연이어 보고되고 있는 실정임에도 환자들의 인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이 문제다. 수술만 조기에 잘 시행된다면 진통제나 항생제 사용 없이 퇴원까지 가능하며 임신 유지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게 전문의들의 공통된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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