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사람들-나눔이 미래다](29)이도이 두드림 진흥회

[따뜻한사람들-나눔이 미래다](29)이도이 두드림 진흥회
"난타공연 보며 스트레스 날리세요"
  • 입력 : 2013. 08.15(목) 00:00
  •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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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전국주민자치센터 문화프로그램 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이도이 두드림 진흥회는 자신들의 경험을 살려 1년에 40여회의 공연 봉사활동을 펼치면서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이도2동 문화프로그램서 접한 '난타' 시발점
전국경연서 최우수 쾌거… 공연봉사 맹활약

2007년 여름 무렵이었다. 그동안 작은 가게를 운영하면서 집안일에만 매달리던 김순자씨에게는 항상 가족이 우선이었다. 자식들도 결혼해 가정을 꾸리고 시간이나 경제적으로도 어느 정도 여유를 찾게 되자 "하고 싶은 것이나 하면서 편하게 살아야지"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러나 생각과는 달리 전에 없는 증상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갑자기 얼굴이 달아오르고, 땀이 나기도 하며, 잠을 자다가 수시로 깨기도 하는 등 몸이 예전과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괜히 짜증나는 일이 잦아지고 기분 변화가 심해지면서 주변 사람들도 힘들게 했다. 밖에 나가기도 싫고 "내가 왜 사나?"하는 생각에 존재감이 없어져 버리는 느낌도 들었다.

어느 날 동네 친구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던 그는 자신의 상황을 하소연했다. 그랬더니 한결같이 "나도 그래. 아마 갱년기여서 그런 것 아닐까"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즈음 언니를 지켜본 동생이 이도2동 문화프로그램으로 진행 중인 난타를 배워볼 것을 권유했다. 비슷한 또래의 동네 친구 10여명과 그렇게 난타를 배우기 시작했다.

난타를 배우면서 생활에 활기를 되찾았다. 정기적으로 친구들을 만나 수다를 떨고 북을 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니 활기찼던 젊은 시절의 자신으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프로그램 수료자 19명으로 난타동아리팀도 구성했다.

이듬해 가을 당시 강철수 이도2동장의 권유로 제1회 전국주민자치센터 문화프로그램 경연대회에 참가했다. 전국에서 64개팀이 참가해 실력을 겨룬 이 대회에서 난타를 배운 지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최우수상을 거머줬다. 50~60대의 여성이 대부분이었던 난타동아리팀이 작품의 주제 선정과 연기 내용, 창의성, 작품성, 구성원간의 조화, 공연의 협동성 등을 높게 평가받은 것이다.

이제 김순자 회장을 비롯한 이도이두드림진흥회 회원들은 자타가 공인하는 제주도 최고의 난타 전문가로 통한다. 정기적으로 서울에서 교육을 받고, 회원 중 난타 지도사 자격증을 획득한 이도 11명이나 된다. 그중 7명은 학교 방과후 수업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지역아동센터와 문화센터에서 어린이와 다문화가족 등을 상대로 강좌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이 가장 힘을 쏟는 것은 난타 공연 봉사활동이다. 한달에 4회씩, 1년에 40여 회의 공연을 펼치고 있는데, 대부분 찾아가는 공연이나 초청 공연으로 이뤄지고 있다. 처음엔 경로당을 주로 찾았지만 지금은 공연 요청이 쇄도해 제주지역에서 진행되는 각종 축제에서 이들은 만나는 것도 어렵지 않다.

"역전경주대회 때 요청을 받고 이틀간 아침부터 저녁까지 공연을 펼쳤다가 3일을 드러누운 일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경로당 공연에서 어르신들이 북소리를 듣고 가슴에 뭉쳤던 응어리들이 퍼진다는 말을 해줄 때도 큰 보람을 느끼게 되지요."

19명으로 시작해 37명으로 회원이 늘어난 이도이 두드림 진흥회는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주로 북으로만 이뤄지던 난타에 최근 들어 심벌즈 등을 도입해 퓨전으로 변형시키고 있어요. 보는 분들에게 재미를 주려고요." 자신들의 경험을 살려 누구나 난타 공연을 함께 즐기며 스트레스를 날리고 웃음을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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