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愛 빠지다]수제차 전문가 '효월' 이기영씨

[제주愛 빠지다]수제차 전문가 '효월' 이기영씨
제주야생초 유혹에 넘어간 '제다명인'
  • 입력 : 2013. 08.23(금) 00:00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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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자연환경이 워낙 깨끗해 모든 풀이 차재료로 쓰일 정도로 재료가 풍부하다고 자랑하는 이기영씨. 강경민기자

지리산서 '효월 수제차'로 유명세
제주의 모든 풀 茶로 쓸만큼 풍부
"야생초로 차 만들어 세계 알릴 것"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화전마을에 고즈넉히 자리잡은 '효월'은 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수제차 명가'로 불리운다. '효월'에는 '제다명인'이라 불리는 수제차 전문가 이기영씨가 가족과 함께 새 둥지를 틀고 살고 있다.

'효월'은 이기영(49·경상남도 출신)씨의 법명이다. 이름보다 '효월(선생)'로 더 유명한 이씨는 차 마니아 사이에서는 '제다명인'으로 불릴 정도로 뛰어난 수제차 솜씨를 뽐내며 전국 다인(茶人)들에게 꽤나 이름이 알려져 있다. 특히 '효월'의 수제차는 살아생전 법정스님이 가장 즐겨 마셨다고 한다. 또 그의 수제차는 서울 차병원그룹 청담 '차움'에서 독점 구입하고 있을 정도로 효능을 인정받고 있으며 1000여명이 넘는 그의 팬이 '효월차를 사랑하는 모임' 카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리산에서 '효월 수제차'를 만들며 이렇게 유명세를 누리던 그가 제주에 정착한 것은 지난 2004년. 그를 제주로 유혹한 것은 제주의 '야생초'였다.

그는 제주 야생초의 '치유 기능'을 일찌감치 주목했다. 녹차를 덖던 그는 언제부턴가 암 환자 등에 좋은 기능성 식물에 관심을 갖게 됐고, 그 관심은 자연스레 야생초로 눈을 돌리게 했다. 이씨는 지금까지 약 100여종의 제주산 야생초차를 개발했다.

"제주에는 워낙 깨끗한 자연환경 탓인지 지천에 무한한 자원(야생초)이 존재한다"는 이씨는 "더욱이 사시사철 차나무를 키울만큼 기후조건이 좋은데다 제주의 모든 풀들은 차 재료로 쓰일 정도로 재료가 풍부한 곳이다"며 제주 자랑을 늘어놓았다.

재료를 구하기 위해 누구보다 많이 제주 곳곳을 누볐다고 자신하던 이씨는 또 누구보다 제주 야생초도 아끼고 있었다.

이씨는 "제주사람들은 너무나 풍부한 자원을 갖고 있어서 그런지 자원의 소중함을 잘 모르는 것 같다"며 "몸에 좋다고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풀을 뜯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 뿌리채 뽑다보니 멸종 위기에 처한 풀들이 많은만큼 조금 더 제주의 자산인 자원을 아껴줬음 좋겠다"고 당부했다.

지금은 야생초 차가 '치유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이씨가 제주에 정착한 2000년 초반에만 해도 홀대받고 인기가 없었다고 한다. 이씨는 "당시에는 녹차 외의 차는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였지만 지금은 아니다"며 "다시금 생각해보면 제주에 내려오겠다는 선택을 잘 한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어쩌면 제주에 정착할 무렵 들었던 '왠지 모르게 앞으로 '자연 치유'라는 시대가 올 것 같다'는 예감이 적중했는지도 모르겠다.

'효월'은 최근 서울 청담동 청담찻집 '중원애효월'이 문을 열면서 프랜차이즈 시대를 열고 있다.

이씨는 국내 '효월' 프랜차이즈 성공을 발판 삼아 제주지역에도 확대해 '효월 수제차' 브랜드를 각인시켜 나갈 포부를 갖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제다기술'로 제주 야생초차를 만들어 세계에 널리 보급하려는 목표도 갖고 있다. 여기에는 제주를 세계에 알리는 데 자신이 개발한 제주 야생초차가 일조하길 원하는 그의 바람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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