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愛 빠지다]유재현 빨간어묵 사장

[제주愛 빠지다]유재현 빨간어묵 사장
웬만한 제주사투리도 다 알아들어
  • 입력 : 2013. 08.30(금)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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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제천이 원조인 빨간어묵의 제조비법을 전수받고 제주에서 장사하는 유재현 사장이 직접 요리하고 있다. 강희만기자

젊은 패기로 직장 그만두고 창업
타지방에 사는 어머니 모시고 와

지난 6월 우리나라의 청년층 실업률은 7.9%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0.2%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이런한 분위기속에 오히려 직장을 그만두고 제주에서 창업으로 전환한 사람이 있다. 현재 제주에 정착한 빨간어묵 유재현(37) 사장은 30대 초반 직장을 그만두면서 일한 만큼 벌고 잘 살아보자는 발칙한 구호를 내세웠다. 유 사장은 불황의 그늘속에서 젊은 패기와 빨간 소스 하나로 빨간어묵사업을 하면서 눈코 뜰새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유 사장은 지난 2006년 12월 4일 제주대학교 병원 신축공사 현장에서 일을 하기 위해서 내려왔다. 하지만 공사현장에서 7개월 동안 일을 하다가 그만두었다. 현장일을 하던중 나이가 더 들기 이전에 제주에서 창업을 하고 싶다는 꿈을 꾸었기 때문이다.

이후 먹고 살기 위해 포장마차 등 여러가지 일을 하다가 지난 2010년 11월 제주시 연동 한 마트 옆에서 빨간어묵 장사를 시작했다. 장사를 시작하기 전에 고향인 충청북도 제천으로 올라가 작은어머니로부터 빨간어묵요리 제조비법을 전수 받았다. 오는 11월이면 매일 저녁 5시부터 새벽 3시까지 빨간어묵 장사를 시작한지 만 3년이 된다.

초창기에는 사업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으나 이제는 오묘한 빨간 소스의 맛을 찾기 위한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처음에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가수 전인권씨 같은 레게머리를 했습니다. 멀리서 보아도 내가 누구인지 알 수 있게 한 것이죠. 이제는 맛을 즐기는 단골손님들이 많아 새벽까지 장사를 하는게 즐겁습니다."

유 사장은 충청북도 제천이 원조인 빨간어묵의 맛과 스타일에도 차별화를 했다.

"충북 제천에서 파는 빨간어묵은 넙적하고 얇은 어묵인데 이걸 두 번 접어서 직사각형 모양으로 만들어 나무 젓가락에 꿴다음 우리가 흔히 먹는 어묵 국물에 넣어 익히고 그 다음 양념 소스를 만드는데 대체적으로 보면 떡볶이 양념과 비슷하지만 거기에 어묵 국물을 넣어 걸죽한 국물처럼 만들어요. 마지막으로 익혀둔 어묵을 꺼내서 이 소스 국물 위에 올려놓고 그 어묵위에 다시 잘게 다진 생파를 뿌립니다. 손님들이 먹을 때는 이 소스 국물로 어묵을 골고루 적신 다음 국물을 가볍게 털어내고 먹습니다."

"하지만 저는 충북 제천보다 양념을 옅게 하고 종이컵에다 어묵을 넣고 소스를 뿌립니다. 소스에는 고추장과 야채 등이 들어가는데 일단 컵에다 하니까 누구나 먹기가 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많이 좋아하는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말이면 제주에 정착한지 7년이 되는 유 사장은 제주사람이 다 됐다. 웬만한 사투리는 다 알아듣고 가끔 쓰기도 한다. 유 사장은 제주에 완전히 정착하기 위해 작년에는 다른지방에서 홀로 사시던 어머니를 모시고 왔다.

유 사장은 "제주사람들은 마음씨가 착하고 선하다. 이런 이웃들과 함께 서울에서보다 여유롭게 살아가고 있어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제주공항에 내리면 제주서 빨간어묵을 만드는 사람이 누구인지 모두가 알 수 있게 제주의 마스코크가 되겠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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