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路 떠나다]천지동 '풍경이 있는 오솔길'

[길 路 떠나다]천지동 '풍경이 있는 오솔길'
시간이 멈춘 동네 골목길이 그리우세요?
  • 입력 : 2013. 09.06(금)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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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도심에 '추억의 시간여행'을 즐길 수 있는 향수 가득한 골목길이 오롯이 자리잡고 있는데 이곳은 길이 좁아 옆집에서 무슨 대화를 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촘촘하게 이어진 오래전 동네길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길이다. 서귀포시 서문로터리 바로 옆 '서문서로'에서 시작되는 '풍경이 있는 오솔길'이 바로 그 길이다. 이현숙기자

걸매생태공원 따라 추억 깃든 동네골목길 한바퀴
골목길 한쪽 생태공원·반대쪽은 아기자기한 벽화

서귀포시 도심에 '추억의 시간여행'을 즐길 수 있는 향수 가득한 골목길이 오롯이 자리잡고 있다. 길이 좁아 옆집에서 무슨 대화를 하는지 알 수 밖에 없는 오래전 동네길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길이다. 서귀포시 서문로터리 바로 옆 '서문서로'에서 시작되는 '풍경이 있는 오솔길'이 바로 그런 길이다.

'풍경이 있는 오솔길'은 삼매봉, 걸매생태공원, 솜반천과 노후 주택가 골목길을 연결한 산책로로 서귀포시의 과거와 현재모습을 담은 사진도 상설전시되고 있다. 또 아기자기한 벽화와 전망대도 조성되어 있다.

이 길은 걸매생태공원 동쪽 언덕에 있는 오솔길로 솜반천을 따라 흐르는 물소리가 들리는 길이다. 벽화들이 줄이어 있고 주민들을 위한 운동기구도 가지런히 설치되어 있다.

좁은 골목길 한쪽은 녹색 생태도시 서귀포시를 상징하는 걸매생태공원과 솜반천을 끼고 있고 한쪽은 벽화와 사진들이 담겨 아기자기함을 준다.

걸매생태공원은 1970년대 중반까지 비닐하우스와 공장 등이 있던 곳이다. 재해취약지가 '풍경이 있는 오솔길'로 재탄생한 셈이다. 찾아가려면 '서문로 38번길 15'를 찾으면 된다. 걸매생태공원은 2003년에 9만570㎡로 조성된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흐르는 친수형 도시공원이다. 칠십리 시공원, 작가의 산책길, 유토피아로, 제주올레코스를 끼고 있다.

한눈에 생태공원이 내려다보이는 전망대는 다리를 건너 비탈길의 계단을 조금 올라가야 한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솜반천, 걸매생태공원도 아기자기한 도심속 숲 이야기를 전해주는듯 하다.

시간이 멈춘듯한 벽화길을 따라 걷다보면 서귀포의 어제와 오늘을 짚어볼 수도 있고 중장년층은 어린시절을 추억할 수 있다. 물흐르는 소리와 사람들이 살아온 모습을 담은 미술작품들이 주변 풍광과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느낌이다.

이 길은 처음에 '벽화마을'로 이름지어졌다가 '풍경이 있는 오솔길'로 바뀌었다. 벽화가 그려진 것은 지난 2007년 서귀포공공미술프로젝트를 통해 이뤄졌다.'서귀포 걸매지역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이곳에서는 아이들의 참여도 작품에 녹아있다. 벽화, 도자 조형물 등 모두 30명 가량의 작가가 참여한 여러 작품에 천지동 아이들의 손때가 묻어있다.

벽에 걸린 액자 안에는 올레길과 올레꾼들 서귀포의 옛 모습들이 조용히 모습을 드러낸다. 좀더 마을을 파고 들어가니 집집마다 빨간색 고무 대야에 싹을 틔운 채소, 돌담사이에 이름모를 꽃들이 피어 있다. 하지만 곳곳에는 색이 바래거나 녹이 슬고 망가진 작품도 눈에 띈다.

마을입구로 들어서니 이번에는 여기저기 강아지의 인사로 고요함이 소란스러움으로 바뀐다. 이 길 한쪽 벽면에는 다양한 옛 풍경이 있다. 성인 남자의 키만큼 큰 무태장어가 잡혔던 시절의 '천지연 무태장어'사진은 참 새롭다.

길 옆으로 있는 걸매생태공원을 한바퀴 돌면 어느새 가을바람이 스쳐감을 느낀다. 걸매생태공원에서는 아장아장 걸음마를 하는 아이와 나들이 나온 부부가 풀밭을 뛰고 있다. 바로 옆에는 노인들의 이야기꽃이 만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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