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한 계절, 상상력을 허하라

로맨틱한 계절, 상상력을 허하라
문무병의 신화집과 시집
김병심의 시집과 산문집
  • 입력 : 2013. 11.22(금) 00:00
  •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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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제주시 중앙로 각 북카페에서 '김병심·문무병의 탐라의 스캔들'이라는 제목으로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제주작가회의 소속 문무병 시인과 제주문인협회 소속 김병심 시인이 펴낸 네 권의 책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소속은 다르지만 행사 제목만큼이나 로맨틱하고, 계절에 안성맞춤인 따뜻한 합동 출판기념회였다.

민속학자이자 시인인 문무병의 제주신화 담론집인 '설문대할망 손가락'은 그가 인터넷 신문에 연재하던 글을 모아 묶은 첫 번째 '제주신화 이야기'다. 제주의 창조신화인 설문대할망 이야기, 농경의 신 자청비-세경본풀이, 제주 무속의 뿌리를 말해주는 무조신화 초공본풀이, 꽃의 미학을 담고 있는 이공본풀이, 삼공본풀이 등 총 5부, 40개의 담론으로 구성돼 있다.

저자는 신화라는 서사 속의 다양한 이야기와, 제주사람들이 꿈꾸던 상상의 세계, 그 판도라 상자 속의 것들을 풀어놓고자 한다. 그렇게 설문대할망에 대한, 제주신화에 대한 거대담론을 시작하는 것이다. 2만원,

문무병의 시집 '11월엔 그냥 젖고 싶어'에는 '낭만'이라는 키워드로 무장한 총 65편의 시가 담겼다. 일련의 전작 시들에서처럼 이 시집에서는 저승과 이승이 신화로 하나가 되고,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이 애절한 노래로 연결된다. 시는 이 세계와 저 세계를 넘나들며 그들 모두를 애무한다. 8000원,

김병심의 네 번째 시집 '신, 탐라순력도'에는 총 4부에 걸쳐 73편의 시가 실려 있다. 시인은 이 시집을 통해 제주섬을 새롭게 순력한다. 그것은 제주역사에 대한 재해석이자 그곳에 담긴 여러 이야기들을 풀어내 상상력으로 다시 빚는 작업이다.

시들을 따라가다 보면 제주섬 곳곳에 노래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동광 육거리 이장묘가, 애기동백이, 이호 밤바다가, 중산간 검은 길이, 베릿내가, 금능의 모래밭이 우리에게 말을 건다. 우리가 미처 듣지 못했던 그 많은 이야기들을 시인은 시의 형태로 전해주고 있다. 8000원,

'돌와와요, 당신이니까'는 시인 김병심이 인터넷 블로그 공간을 환하게 수놓았던 글을 모아 묶은 산문집이다. 이야기에 색을 입히는 다양한 사진들과 함께 45편의 글이 실려 있다. 이야기는 현실과 밀착하여 날것의 숨소리를 내고 있지만 정제된 문장으로 빛난다. 1만5000원. 모두 도서출판 각에서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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