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번 읊으면 감동 더해져
시낭송 활용하는 재미도 커
어떤 이들은 말한다. 시에는 치유의 힘이 있다고 말이다. 시를 읽고 쓰는 것만으로도 힘들고 지친 마음을 다독여줄 수 있단다. 평소 시와 친하지 않았다면 선뜻 공감할 수 없을 얘기다.
시의 힘이 궁금하다면 친해질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시낭송도 그중에 하나다. "삶이 힘들 때마다 머릿속에 있는 시어들을 읊조리면 긍정의 마음을 불어넣을 수 있었습니다. 자신에게 힘이 되는 시 한 편이라도 외우고 있으면 도움이 될 거예요." 시낭송가 김향심 씨가 말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시를 선택해 많이 읽어라.' 김씨가 말하는 낭송의 첫 단계다. 낭송은 단순히 글을 읽는 것과는 다르다. 수차례 읽으면서 이해하고, 외워서 목소리를 통해 전달하는 것이다. 필요할 땐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도록 내 것으로 소화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시 한 편을 낭송하기 위해서는 수백 번 읽어봐야 합니다. 천 번 가까이 읽었던 적도 있어요. 한 편을 여러 번 읽다보면 시의 단어 하나하나가 살아 움직이는 게 느껴집니다. 각기 다른 시어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느낌을 잡을 수 있죠."
낭송을 처음 접한다면 시어를 어떻게 표현할지 결정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그래서 자신이 좋아하면서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시를 선택하라고 김씨는 강조했다. 자신이 감동을 받았다면 상대방에게 감동을 주기도 쉽기 때문이다. 별다른 낭송 기술 없이도 행복, 슬픔 등 시에서 느낀 감정을 솔직히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낭송이 된단다.
물론 더 깊이 들어가면 신경 쓸 게 한 둘이 아니다. 발음, 음률, 눈빛, 몸짓 등 듣는 이들에게 시를 더 잘 전달하기 위해 알아야 할 게 많다. 그러나 처음부터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시낭송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부담 없이 즐기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지인들과의 모임에서 시 한 편으로 인사말을 대신하기도 하고, 기분이 우울할 때 혼자 시를 읊으면서 마음을 다잡아 보기도 하고. 시를 활용하면서 낭송의 재미를 느끼는 게 우선"이라고 김씨가 말했다.
시낭송을 자세히 배워보고 싶다면 시낭송단체를 찾는 것도 방법이다. 제주도 내에는 제주시사랑회, 파란나비 두 단체가 있다. 김씨는 파란나비의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가 좋아서 시낭송을 하게 됐고, 시낭송을 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됐습니다. 시를 좋아했던 게 저한테는 큰 행복이었죠."
올 겨울이 가기 전에 시 한 편을 외워보고 싶다. 시의 힘이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