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대형 기획공연과 소극장 연극

[편집국 25시]대형 기획공연과 소극장 연극
  • 입력 : 2013. 12.10(화) 00:00
  • 표성준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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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관에서 선보이는 대형 기획공연에 관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1편당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억대의 초청료가 투입되는 이들 공연은 제주도민들의 문화예술 향유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그러나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기획공연이 늘어나는 만큼 적은 비용으로도 가능한 지역의 자생적인 문화예술활동은 줄어들고 있다.

지난 7일 제주시 중앙로 소재 미예랑소극장에서 극단 이어도 상설공연 시리즈 3편으로 제작된 '의자는 잘못 없다' 6회 공연 중 마지막 공연이 무대에 올랐다. 관객은 30명 남짓에 불과했지만 총 좌석수가 40석뿐이니 적은 인원이 아니다. 작품 제작과 공연에는 극단 대표와 작가, 연출, 출연배우, 스태프까지 합해 19명이 참여했다.

이 연극이 끝난 다음날인 8일부터 제주에서 소극장 연극축제가 열리고 있다. 극단 가람의 '늙은 부부 이야기', 극단 이어도의 '우리 사랑해도 될까요', 극단 세이레극장의 '기막힌 동거'가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어느 블로거가 제주의 밤문화는 술뿐만 아니라 공연문화도 있다고 소개한 소극장 연극의 묘미는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땅을 팔아서 소극장을 운영하는 극단 대표의 예술혼과 낮에는 직장을 다니면서 밤에는 배우로 활동하는 젊은이의 열정이 무대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무대에 자신의 현실을 투영해 눈물을 쏙 뺄 수도 있고 배꼽이 빠지도록 웃어젖힐 수도 있다.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해도 되지만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것이 소극장 연극이다.

1~2회 공연으로 끝나는 1편의 기획 초청공연 사업비는 이번 소극장 연극축제에 참여하는 세 극단이 연중 상설 공연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금액이다. 당장 대형 기획공연으로 관객 몰이하는 것과 장기적인 안목에서 지역 문화예술활동을 육성하는 것 중에서 선택해야 할 시점이 됐다. 지역 예술인들이 만든 '의자는 잘못 없다'에는 700만원이 지원됐다. <표성준 문화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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