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시대를 넘어 평화를 꿈꾸다

전쟁의 시대를 넘어 평화를 꿈꾸다
20세기 지성 3인의 '어떻게 전쟁을 끝낼 것인가'
  • 입력 : 2013. 12.27(금) 00:00
  • /표성준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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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세기는 전쟁의 세기였다. 20세기를 맞았을 때 세계는 제국주의 전성시대였으며, 구미 각국은 지구를 분할하는 데 광분해 있었다. 1904년 러일전쟁이 발발하자 대문호 톨스토이는 영국의 '런던타임즈'에 '러일전쟁론'을 기고해 전 세계에 충격을 줬다. 그리고 이듬해 프랑스의 '피가로'지는 특파원을 파견해 톨스토이의 '러일전쟁관'을 취재한 장편기사를 연재했다. 이 두 글에서 톨스토이는 기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 눈은 무섭게 빛나고 커다란 가슴은 안에 있는 열기로 두껍게 파도치며' 전쟁을 끝내는 유일한 방법에 대해 피력했다.

그러나 이 대문호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은 인류는 러일전쟁 발발 10년 후 대죄를 범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것이다. 1차 대전은 보스니아의 사라예보라는 발칸의 한쪽 구석 마을에서 시작됐다. 오스트리아와 세르비아가 이 땅을 두고 다투던 당시 오스트리아 황태자 부부가 사라예보를 방문하자 세르비아 암살단이 그들을 살해해 버린다.

이 사건이 나고 몇주 후 아무 상관 없어보이는 일본과 독일이 지구 반대편에서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눴다. 그 배경에는 복잡한 국제관계가 있었다. 오스트리아는 독일의 지지를 등에 업어 세르비아에 선전포고하고, 세르비아의 뒤에 있던 러시아가 참전을 선포한다. 그러나 독일은 러시아가 아닌 프랑스를 침공한다. 러불동맹으로 러시아의 참전은 곧 프랑스의 참전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독일은 프랑스 국경을 우회해 벨기에로 나아가 국경을 넘는다. 당시 벨기에는 중립국이서어 이를 빌미로 영국이 참전한다. 그러자 일본이 독일 식민지인 중국의 칭다오를 공격한다. 영일동맹으로 영국의 참전은 일본의 참전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전쟁은 순식간에 전 세계로 확대해 간다. 19세기 말 이후 열강들의 동맹·협상 체제가 전쟁을 빠르게 확대시킨 것이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전쟁은 고착상태에 빠진다. 이에 독일은 1915년 4월부터 독가스를 전쟁에 도입해 전선 돌파의 기회로 삼았다. 세계가 경악했을 때 프로이트는 '전쟁과 죽음에 관한 시평'이라는 글을 발표해 전쟁에 대한 환멸을 드러냈다. 이 글에서 프로이트는 '모든 사람들이, 인간 대 인간의 관계에서도 지배자 대 피지배자의 관계에서도 가능한 한 최대로 성실하고 정직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전쟁을 끝내는 개혁의 길을 원활하게 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우리는 21세기를 살지만 지금도 지구상 어느 곳에서는 전쟁으로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책은 전쟁의 세기를 살다 간 20세기 지성 3인에게서 전쟁을 끝내는 방법에 대한 해답을 찾아본다. 톨스토이·아인슈타인·프로이트 지음, 이시언 엮고 옮김. 해례원.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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