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양리포트 6부:제주바당 올레길을 가다](19)비양도 꽃동산

[제주해양리포트 6부:제주바당 올레길을 가다](19)비양도 꽃동산
섬 북서방향 600m 지점 연산호 군락지 '꽃동산' 장관
  • 입력 : 2013. 12.30(월)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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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양도 꽃동산 포인트는 섬 북서방향으로 약 600m 지점에 위치해 있다. 유명 관광지인 산방산의 축소형이라 할 만큼 작은 오름 형태를 보이고 있다. 비양도 비양봉 정상(사진 위)은 방목한 흑염소 등으로 인해 훼손이 가속화 되면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사진=해양탐사팀

산방산 축소형 같은 여 주변 감태·해송 등 관찰
미지의 다이빙 포인트… 수중 생태계 보존돼야


제주도 서쪽에 위치한 천년의 섬 비양도. 비양도는 뱃길이 불편해 이곳을 찾는 관광객은 그다지 많지 않다. 관광객들이 협재나 금능해수욕장의 에메랄드 빛 바다를 바라보면서 아름다운 바다의 색에 매료되어 바라보다가 그 바다 너머에 위치한 아름다운 섬풍경에 다시 한번 쳐다보게 되는 곳이 바로 비양도이다.

비양봉 정상에 오르면 한라산이 눈앞으로 다가온다. 제주 서부권인 한경면에서 애월읍까지 파노라마처럼 한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비양봉 정상은 방목한 흑염소로 인해 훼손이 가속화 되고 있다.

비양도는 제주도에서 가장 뒤늦은 조선 초기에 화산폭발로 인해 생긴 섬으로 아직은 때묻지 않은 아름다운 섬으로 보통 천년의 섬이라 일컫기도 하며, 과거에는 죽순이 많이 난다고 해서 '죽도'라고 불리기도 했다.

비양도 연안에는 애기를 업은 것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해 '부아석'이라 이름 붙여진 기암괴석을 비롯해 비양도에서만 서식하는 비양나무 군락 등이 있어서 드라마나 영화의 촬영장소로 이용될 정도로 유명하기도 하다.

비양도는 과거부터 많은 해조류와 수산자원을 보유하고 있어서 주변의 여러 어촌계가 이 섬에서 수산물을 채취하고 있지만, 수중경관은 제주도 남쪽 바다와는 달리 비양도 주변에는 다양한 수산생물이 서식하는 매우 자연적인 수중생태계 외에는 그다지 뛰어난 비경을 지닌 곳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몇 년전 만해도 비양도 주변에서 스쿠버 다이빙은 침몰시기를 알 수 없는 목선으로 된 난파선에 서식하는 생물에 대한 구경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 제주연안에 미치고 있는 기후변화에 의한 수온상승은 비양도 주변의 생물상도 점차 바꾸어 가고 있는 것 같다. 탐사대는 많은 사람들에게 수소문한 결과 비양도에도 일명 '꽃동산'으로 불리는 연산호 군락지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드디어 탐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수심 12~17m 사이에서는 대형 해송(사진 위)과 분홍바다수지맨드라미(사진 아래)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특히 이번 탐사에서는 해송 주변으로 전갱이 무리들이 군무를 펼쳐 장관을 보여줬다.

꽃동산은 비양도 북서방향으로 약 600m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데, 일부 포인트를 아는 다이버가 아니면 위치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많은 스쿠버 다이버들은 독특한 독립여의 형태를 지닌 이 곳을 제주도의 유명한 관광지인 산방산의 축소형이라 할 만큼 30m의 저층으로부터 약 11m의 수심까지 올라와 있는 작은 오름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 수심 약 10m 부근에는 감태군락이 잘 발달돼 있으며, 이 수심을 지나서 12~17m에는 대형 해송과 분홍바다맨드라미 군락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으며, 더욱 깊은 수심으로 갈수록 대형 수지맨드라미류가 관찰되기 시작했다.

특히 꽃동산 자체가 독립여의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어류가 관찰되는데 자리돔, 줄도화돔과 전갱이 무리의 군무는 다양한 색깔의 연산호와 어우러져 이 곳의 아름다운 비경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았다. 가끔은 꽃동산의 아래쪽에서 자바리가 낯선 방문객들을 경계의 눈빛으로 주시하다가 이내 사라지기도 했다.

제주도에서도 비양도 북서쪽의 꽃동산을 아는 스쿠버 다이버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행히 금능에 위치한 스쿠버 다이빙 숍에서 이 곳의 위치를 상세히 파악하고 가끔은 다이버를 이곳으로 안내하기도 한다고 한다.

특히 주로 선박을 이용하여 다이빙을 하는데 선박은 비양도나 옹포에서 빌려서 이용하지만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이용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이와 같이 잘 알려지지 않은 다이빙 포인트이기 때문에 꽃동산의 아름다운 수중생태계가 더욱 잘 보호되고 유지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성환 자문위원은 이날 탐사 후 "이제 제주도는 과거와 달리 서귀포 연안에서만 연산호 군락을 관찰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제주시권에서도 시나브로 증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에 대한 자료를 정리해 제주도만의 또 다른 잠재적인 관광자원이나 수산자원으로서의 활용방안에 대한 체계적 정리가 필요할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고대로·최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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