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 그는 대학로에서 소극장을 운영했다. 대학시절 밴드부 활동을 하며 음악적 재능이 없다는 걸 알게된 그는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었던 재즈 아티스트를 무대에 올렸다. 하지만 그가 기획한 공연은 매번 참패를 기록했다. 공연의 질이 떨어졌던 것은 아니다. 돈이 되지 않는 기획으로 경제적인 여유를 누리지 못했을 뿐이다.
연간 20만명의 관객이 몰리며 전 세계 유명 재즈 아티스트들이 참가하고 싶은 무대를 만들고 있는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지난해 10회를 맞는 자라섬 축제가 성공을 거두기까지는 인재진 감독의 악전고투가 있었다.
'청춘은 찌글찌글한 축제다'는 그같은 성공의 무대를 만든 '위대한'실패의 기록을 담고 있는 책이다. 인재진 감독은 지난 여정을 돌아보며 찌글찌글한 삶이 우리의 인생을 더 큰 도약으로 이끈다고 말한다.
소극장을 운영할 당시 그의 통장엔 겨우 몇 천원이 남아있었다. 단돈 1만원이 없어서 어머니에게 선물할 생일케이크를 사기 위해 전전긍긍해야 했다. 수도와 전기, 가스가 끊긴 집에서 3개월동안 살아야 했던 적도 있다.
하지만 인재진 감독은 주눅들지 않았다. "없으면 없는 대로 산다"가 그의 지론이었다. 삶은 최고의 라이브이기에 흥미진진하다는 것, 내일이 아닌 오늘을 살아야 한다는 것. 인 감독의 청춘기는 진정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갈 때 비로소 행복과 만족도 따라온다는 낯설지 않은 가르침을 새삼 일깨운다. 마음의숲. 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