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73)기장산 아나고 구이

[당찬 맛집을 찾아서](73)기장산 아나고 구이
환절기 지친 몸도 장어 한점에 들썩~
  • 입력 : 2014. 05.02(금) 00:00
  • 최태경 기자 tkchoi@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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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산 아나고 구이'는 물 좋은 제주산 장어에 주인장의 특제양념소스를 입혀 숯불에 지글지글 구은 맛이 일품이다. 최태경기자

제주산 장어, 특제 양념 만나 맛 일품
손맛 제대로 간장게장 밑반찬도 으뜸구이 먹고 나오는 매운탕서비스 '캬~'

보양식하면 떠올리는 음식 중 하나인 장어. 예로부터 온몸이 허해지기 쉬운 환절기 보양식으로 널리 사랑받아왔다.

친구와 술 한잔을 기울이며 생각나는 안주, 원기보충 차원의 건강도 고려해 생각해 낸 안주. 고민하다 안성맞춤인 음식이 바로 장어다.

기장산 아나고 구이 대표 신미자씨.

서귀포시 천지동의 먹거리 골목인 '아랑조을거리'에 위치한 '기장산 아나고 구이'(대표 신미자·57)는 아마도 이런 고민을 충분히 충족시켜줄 만한 곳이다. 주인장의 특제 양념소스와 손맛 제대로 들어간 간장게장과 밑반찬까지 맛도 좋으니 이게 바로 일석삼조가 아닐까.

'아나고'는 일본말로 우리나라말로는 '붕장어'다. 회로 인기가 높고 구이로도 애용되고 있다. '기장산 아나고 구이' 혹시 붕장어가 부산 기장군에서 가져온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제주산이란다. 우스개로 "물건너온 수입산이 아니라 제주산이라 품질하나는 끝내준다"는 주인장의 말에 음식을 맛보기 전부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진다.

밑반찬부터 한상 가득 채운다. 생굴, 미역무침, 완두콩과 새우, 오이무침, 파김치, 물로 씻은 배추김치, 과일 샐러드, 계란, 순두부까지. 특히 주인장이 직접 담가 만든 간장게장은 별미다. 간장게장만 따로 판매할 만큼 맛이 일품이다. 이 모든 밑반찬은 20여년 식당일을 하며 습득한 노하우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저녁식사로도 좋고 술안주로도 좋은 '아나고 구이'. 통통하게 살이 오른 붕장어를 숯불에 올려놓고 지글지글 굽자 구수한 향기를 담은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불판 역시 석쇠라 기름기가 쭉 빠진다. 구이가 살짝 느끼한 감이 없지 않지만 주인장이 내놓은 특제 소스를 찍어 먹으면 고소함과 담백함이 배가 된다. 이 소스에는 양파와 부추, 겨자, 교추, 마늘, 생각이 함께 들어가 있어 건강을 생각한 주인장의 배려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소스는 5일에서 3일에 한번씩 만들어 놓는데 다양한 야채와 채소, 과일 등을 함께 넣고 몇시간을 끓여 만들어요. 상추와 깻잎에다 구이를 올려 놓고 소스가 뿌려진 양파와 부추를 곁들여 먹으면 건강을 먹는 것이나 마찬가지예요."

주인장이 내놓은 또하나의 특제 양념소스는 지글지글 구워지고 있는 붕장어에 바르고 노릇하게 다시 구워내면 기본 고소함과 담백한 맛에 매콤달콤함까지 더해진다.

붕장어는 구이 말고도 회로도 유명한데, 붕장어의 껍질을 벗겨 뼈를 추린 뒤 물기를 닦고 잘게 갈아 세꼬시로 먹어도 일품이고, 일반 회를 뜨는 것처럼 얇게 잘라 초장에 찍어 먹어도 그만이다. 물로 씻은 배추와 함께 싸먹으면 더욱 좋다.

구이를 다먹으면 매운탕이 서비스로 나온다. 붕장어의 머리와 뼈를 넣고 끓이는데, 따로 매운탕을 시키면 붕장어 큰놈 한마리가 들어간다.

메뉴로는 아나고 구이, 회, 샤브샤브, 양념볶음이 대 4만원, 소 3만원이다. 꼼장어 구이와 수육, 양념볶음은 2인기준 3만5000원이다. 아나고 매운탕은 1만원이며, 우럭조림과 우럭매운탕도 있다. 서귀포시 천지동 아랑조을거리 추풍령모텔 사거리에 있으며, 연중 무휴로 오후 4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영업한다. 문의 732-1326.



▶장어의 종류='하모'라고 불리며 붕장어보다 훨씬 포악하게 생긴 갯장어, 일본말 '아나고'로 불리며 회로 인기가 높고 구이로도 많이 먹는 붕장어, 민물장어를 말하며 일본말로는 우나기인 뱀장어, 일명 꼼장어로 부르며 안주의 대명사로 불리어지는 먹장어 등 네 종류가 있다.

붕장어와 갯장어는 양식이 안돼 자연산이며, 꼼장어는 대부분이 수입산이다. 민물장어인 뱀장어는 양식과 자연산이 모두 있지만 음식점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은 대부분 양식이다. 자연산이 워낙 비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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