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路 떠나다]제주시 한경면 수월봉

[길 路 떠나다]제주시 한경면 수월봉
바람의 언덕에 올라서면 빨그레한 해가 뉘엿뉘엿
  • 입력 : 2014. 08.15(금) 00:00
  • 강봄 기자 spri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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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바라만 봐도 고즈넉한 석양 '일품'
오누이 구슬픈 전설 지금은 '녹고물'로
16일부터 '화산학교과서' 수월봉트레일

둘러보다 보니 어느덧 제주에서의 마지막 여정에 다다랐다. 에메랄드 빛 제주바다를 뒤로 하고 떠나야 할 시간이다. 가슴 한 켠 그 무언가 허전함을 지울 수가 없다. 그렇다면 이곳에서의 석양을 마지막으로 여정의 마침표를 찍자. 아름다운 제주의 석양을 보고싶다면 어디로?

▶성산일출봉 '홍조' 못지않은 '낙조'

여기, 아무 말 없이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고즈넉한 저녁하늘이 있다. 붉게 물든 해가 저 멀리 수평선 너머 뉘엿뉘엿 저문다. 석양 주변의 구름들은 빨그레하다. 성산일출봉의 홍조(紅潮) 못지않은 낙조(落照)다. 어둑어둑해질 무렵 이곳을 찾는 이들은 가장 멋진 일몰을 볼 수 있다.

제주도 서쪽 끝자락 한경면 고산리 소재 수월봉. '바람의 언덕'에 위치한 '살아 있는 화산학의 교과서'다.

수월봉 언덕에는 꽤나 독특한 모습의 건물이 서 있는데, 제주도 서쪽 지역의 날씨를 예측하고 기상업무를 담당하는 고산기상대다. 바람이 거센 편이다보니 인근에 신창 풍력발전소가 조성돼 이국적인 제주풍광을 만끽할 수 있다. 또 전망대에서는 차귀도를 비롯해 단산, 죽도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는 슬픈 오누이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병든 어머니를 위해 약초를 캐러 험한 절벽을 오르내리던 누이동생 '수월'이가 그만 떨어져 죽자 오빠인 '녹고'가 몇 날 며칠을 구슬피 울다 그만 바위가 됐다는 슬픈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지금도 수월봉 절벽(지층과 지층 사이)에서는 샘물(약수)이 흘러내리는데 '녹고물(녹고의 눈물)'이라 불리우고 있다.

▶2014 세계지질공원 수월봉 트레일

이곳은 2010년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돼 해마다 '제주도 세계지질공원 수월봉 트레일' 행사가 마련되고 있다.

올해 수월봉 트레일은 엉알길 코스, 당산봉 코스, 차귀도 코스 등 3개 코스에서 열린다. 엉알길 코스(A코스)에서는 화산재 지층과 화산탄, 갱도 진지, 수월봉 정상과 고산기상대, 검은모래 해변 등을 둘러볼 수 있으며 약 2시간 정도 소요된다. 당산봉 코스(B코스)는 거북바위, 생이기정, 당산봉수 등을 만날 수 있다. 이 역시 2시간 정도 걸린다. 차귀도 코스(C코스)는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섬인 차귀도에 배를 타고 들어가 응회구와 여러 개의 분석구로 이뤄진 차귀도의 지질과 장군바위, 등대 등을 만나는 코스다. 배편은 차귀도 선착장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매시 정각에 출발하고, 돌아오는 배편은 차귀도에서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매시 10분에 출발한다. 탐방시간은 1시간 30분.

행사기간 주말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행사 본부~자구내포구~선사유적지~수월봉~해녀의 집~고산우체국(시외버스 정류장)~당산봉~행사 본부를 순환하는 차량이 운행된다.

대중교통 이용 시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2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서외선 일주도로행 버스를 타면 고산1리 정류장까지 1시간이면 닿는다. 정류장에서 내린 후에는 자구내포구 행사장까지 걸어서 20분 정도 걸린다. 서귀포시에서 출발할 경우 서귀포 신시가지터미널(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분 간격으로 버스가 운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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