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와 중국을 말하다]제6부 국제보호지역 관리·활용-③화산지형 활용한 국제관광지

[제주와 중국을 말하다]제6부 국제보호지역 관리·활용-③화산지형 활용한 국제관광지
'보전'에 역점 두고 자연경관 적극 활용 눈길
  • 입력 : 2014. 09.01(월) 00:00
  • 강봄 기자 spri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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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이자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우다롄츠는 다양한 화산지형이 잘 보존돼 있어 화산박물관이라 불린다. 우다롄츠의 라오헤이산 정상부 너머로 드넓은 호수가 펼쳐져 있다. 강경민 차장

지질 테마 지오파크호텔 인상적
지질공원 지정후 고용창출 급증

투박하지만 자연 그대로 보여줘

다양한 화산지형이 잘 보존된 우다롄츠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이자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제주도와 비슷한 시기에 형성된 우다롄츠는 화산지형을 활용한 국제관광지이자 중국 내에서도 화산박물관이라 불리고 있는 곳이다.

지질학적으로 우다롄츠에는 14개의 화산과 2개의 용암동굴, 그리고 용암 바위들로 이루어진 드넓은 용암대지가 곳곳에 펼쳐져 있다. 이 용암대지는 석해라고 알려져 있으며 많은 탐방객들이 방문하고 있다. 또한 굳은 용암이 다양한 동물들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용암동물원과 비양도 애기업은 돌과 흡사한 용암굴뚝도 우다롄츠의 명물로 꼽히는 곳들이다.

무엇보다 우다롄츠에서 가장 많은 탐방객이 찾는 곳은 1720~1721년에 분출한 라오헤이산이다. 이곳은 제주의 오름과 매우 흡사한데, 움푹하게 패인 분화구에서 금방이라도 용암이 솟구쳐 나올 것처럼 원형이 잘 보존돼 있다.

또 여름이 되면 흔들리는 배에 몸을 맡겨 산구호(山口湖)의 맑은 물위를 노닐 수 있고, 가을이면 여러 가지의 빛깔로 곱게 치장한 산과 그 고운 빛깔을 그대로 품은 물이 더없이 맑기만 하다. 겨울이면 드넓은 광야가 온통 은빛으로 가득해 눈 속에 묻힌 호수는 마치 수정궁을 방불케 한다. 이 뿐만 아니다. 우다롄츠에서는 무더운 여름철 얼음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겨울에는 푸르고 울창한 수풀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우다롄츠는 예로부터 광천수로 유명한 곳으로 중국인들은 물론 이웃 러시아인들이 많이 찾는 명승지다. 우다롄츠의 물을 마시면 병이 치유된다고 믿어 신령스러운 물의 기운으로 몸을 흠뻑 적셔 건강을 도모하기 위한 이들로 북적인다. 이 곳에서는 물맛과 성분이 서로 다른 4종류의 물이 생산되고 있는데, 세계에서도 뛰어난 품질을 자랑한다. 실제 취수지를 방문한 결과 철분이 많은 광천수가 있고, 이산화탄소가 많은 탄산수도 있었으며 물맛도 각각 달랐다.

우다롄츠의 세계명천에서 한 러시아인 관광객이 탄산가스가 함유된 천연광천수로 샤워를 하고 있다.

우다롄츠에는 지질을 테마로 한 '지오파크호텔'이 들어서 있어 눈길을 끌었다. 현재 세계지질공원에서 찾아보기 독특한 사례로, 비치된 모든 물품에 지질공원 로고가 표기돼 있어 인상적이었다. 또한 1층 로비에는 지질공원 전시관이 갖춰져 있는데 다양한 전시자료들이 마련돼 있어 우다롄츠의 지질공원을 이해하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됐다. 그리고 다양한 규모의 작은 회의장이 있어 소회의를 진행하기에도 적합했다.

세계지질공원 지정 이후 우다롄츠를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덩달아 지역주민 고용 창출도 증가했다. 우다롄츠 풍경명승구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기 전에는 지역주민을 활용한 해설사는 20여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이 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면서 지금은 200여명이 넘는 주민들이 고용돼 근무중으로, 지질공원 지정 이후 지역주민의 고용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수많은 자연경관을 뽐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에는 고급스러운 호텔도, 골프장도, 흔하디 흔한 쇼핑몰조차 없다. 말 그대로 '완전' 시골 마을이다. 사실 '지오파크호텔'도 흔히 일반적인 기준으로 따져볼 때 고급호텔은 아니다. 이 밖에 우다롄츠에는 편리한 탐방시설도 없을 뿐더러 탐방로도 상당수가 제주도처럼 잘 정비돼 있지 않다.

그렇다면 왜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것일까. 바로 자연이 만든 경이로운 화산지형 그 자체를 보고 만끽하기 위함이다. 결국 사람들은 오로지 자연이 만든 경이로움을 보기 위해 수백, 수천 km를 달려 이곳에 오고 있는 것이다. 이 곳을 관리하는 풍경명승구관리위원회도 바람직한 지역발전의 미래의 근간을 '보전'으로 보고 가장 최우선시 하고 있는 것이다.

개발을 통한 세련되고 화려함 만이 제주의 밝은 미래는 아닐 것이다. 제주인처럼 투박하지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또다른 제주의 미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끔 한 우다롄츠 풍경명승구였다.

[인터뷰 /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 전용문 박사]
"자연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제주의 미래"


"자연 원형을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우다롄츠의 모습이 제주의 미래라고 생각합니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의 전용문 박사는 풍경명승구를 후손대대 전해주기 위한 우다롄츠풍경명승구자연보호구관리위원회의 열정과 노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전 박사는 "제주와 우다롄츠 화산지형의 다양성을 비교해 보면 제주도는 370여개의 오름과 160여개의 용암동굴, 수많은 용암대지와 화산지형들이 분포하고 있어 우다롄츠에 비해 더 많은 지질 다양성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박사는 "그러나 우다롄츠에 비해 제주는 지금까지, 그리고 지금 현재도 각종 개발 사업들로 인해 화산지형의 원형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박사는 "탐방객들이 제주를 찾는 이유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보고 감동받고 자신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 위함"이라며 "그럼에도 제주도는 더 많은 편의시설, 더 많은 쇼핑몰, 더 많은 국적불명의 전시관들을 지어 돈벌기에 급급하고 있는 게 아닌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 박사는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제주도가 앞으로 국제적인 화산박물관으로 한층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용암지형을 그대로 잘 보존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면서 "오래 전 경작을 못해 버려지다시피 한 곶자왈이 지금은 제주도 생명의 보물창고가 됐듯, 다양한 제주도의 원형을 잘 보존하는 것이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앞으로 먹고 살 수 있는 터전을 보전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전 박사는 "비록 우다롄츠가 제주도에 비해 화려하지도 편리하지도 않은 불편한 관광지일지 모르지만 탐방객들은 그것이 불편함이 아니라 경이로운 자연을 보기 위한 당연한 과정으로 여길 것"이라며 "세련되고 화려한 관광지가 제주의 미래가 아니라 자연의 원형을 그대로 투박하게 보여주는 것이 바로 제주의 미래"라고 밝혔다.



강봄 정치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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